희망’ 잃어가는 한국 청년 정치에 호흡기가 필요하다
희망’ 잃어가는 한국 청년 정치에 호흡기가 필요하다
  • 이영재 기자
  • 승인 2015.10.05
  • 호수 14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당신의 무미건조함과 냉소는 누구의 잘못인가

“과반을 간신히 넘기는 투표율, 청년 정치 무관심의 시효”
2014년 11월 치러진 한양대학교 총학생회 선거 투표율은 서울캠퍼스 제43대 총학생회 선거는 총 유권자 1만 4천 125명 중 투표자 7천 253명으로 51.35%의 투표율을 보였고 ERICA캠퍼스 제33대 총학은 총 유권자 8천 651명 중 투표자 4477명으로 51.75%의 투표율을 보였다.
학교를 대표하는 총학생회장을 뽑는 투표에서 투표권을 가진 한양대학교 학생들의 참여는 간신히 과반을 넘을 정도로 저조하다.  대학생의 정치 무관심은 비단 한양대학교 학생들에게 국한되는 것이 아닌 대한민국 20대 청년 모두에게 해당되는 문제다.  청년 유권자 다수가 민주주의 대표적 권리인 선거권의 행사를 포기한 것은 자신들을 위한 정책을 포기한 것과도 같다.
현재 20대의 투표율은 노년층과 약 2배 정도의 차이를 보이는 동시에 전체 투표율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신두철<사회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간접민주주의 하에서 투표권 행사는 가장 기본적인 정치참여 행태”라며 “투표참여율은 정치참여의 적극성 여부를 가늠하는 하나의 척도로 사용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젊은 세대들이 왜 정치와 가까워지지 못할까. 그 이유를 △사회 구조의 변화 △미디어 환경의 변화 △정치에 대한 냉소적인 태도 △20대를 대표하는 정당과 정치인의 부재 총 4가지로 나눠 분석해봤다. 


“불확실한 미래에 정치는 뒷전…미디어 환경의 변화, 뉴스 소비 변화 불러와”
우선 정치에 대한 민주화 세대와 청년 세대 간의 관점 차이는 사회 구조의 변화에서 기인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과거와는 달리 경제성장기를 지나 경제안정기에 접어들었고 이에 경제발전의 동력은 점차 소진되고 있으며 이와 발맞춰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의 청년들은 너무나 바쁘게 살고 있다. 그들은 학업, 취업, 스펙 등 당장 ‘나’의 생존을 위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에 급급해 하고 있으며, 도태되지 않으려면 남들보다 어떻게든 한 발 더 나가야 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청년들은 정치적 관심을 표출할 기회와 여유를 잃고 있다. 대한민국의 청년들은 20대가 되기 직전까지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오로지 공부에만 집중하기를 강요받는다. 그렇게 대학생이 된 이후에는 ‘취준생’이라는 이름으로 수 십 장의 자소서를 쓰고 어학 점수에 매달린다. 이런 상황 속에서 청년들은 정치적 관심을 표출할 기회와 여유를 잃고 있다. 박수빈<경상대 경영학과 12> 양은 “고학년이 되면 정치보다는 ‘기업’에 관심이 쏠리기 마련”이라며 “취업을 위해 이런저런 스펙을 쌓고 어학점수와 자소서에 몰두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에 신 교수는 “성인이 되기 전 정치에 대한 기본적인 학습이 필요한데 우리나라 학생들은 어렸을 때부터 경주마처럼 달리는 교육, 주입식 교육만을 받아왔다”라며 “어렸을 때부터 정치에 대한 기본교육과 민주시민 교육을 시켜 정치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이끌어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두 번째로 미디어 환경의 변화가 청년의 정치 무관심을 야기한다고 볼 수 있다. 박성복<언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인터넷이라는 매체가 만들어지기 전에 사람들은 항상 일정한 패턴으로 우리가 보기 싫던 보고 싶던 정치, 경제. 사회 순으로 신문을 봤다”라며 “미디어 환경의 변화로 선택의 자유가 늘면서 정치면에 대한 관심이 줄었다”라고 말했다. 과거 1면 기사의 대부분은 정치 뉴스였고, 자연히 사람들은 정치에 관심을 가졌다. 그러나 인터넷, 스마트폰과 같은 미디어 매체가 등장하면서 뉴스의 소비 행태는 완전히 바뀌었다. 선택의 자유가 있다 보니 정치 경제면을 선택하지 않아도 훨씬 더 많은 뉴스를 접할 수 있다. 신문이 여러 주제의 뉴스를 골고루 담아냈다면 포털 사이트는 방대한 양의 뉴스를 카테고리 별로 분류하여 원하는 뉴스만 선택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더욱 자유로운 뉴스의 취사선택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자들은 더 많은 조회 수를 위해 자극적인 제목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선정적이고 비도덕적인 기사들을 과도하게 취재, 보도하는 경향인 옐로 저널리즘(Yellow Journalism)이 범람하고 있는 것이다. 요즘엔 매체가 이윤을 창출하는 기업이 됨으로써 옐로 저널리즘이 판을 치고 이에 익숙해진 독자들은 정치면보다 더 자극적인 다른 카테고리의 기사로 몰린다. 박 교수는 “독자들은 다소 복잡해 보이는 정치 뉴스보다는 흥미롭고 쉬운 연예 뉴스를 택한다”라며 “사람이 몰리는 연예 뉴스는 포털 사이트의 메인 뉴스가 되고 정치적 사안은 뒤로 밀려나는 악순환의 반복”이라고 전했다. 박정석<경상대 경제학부 15> 군은 “기사의 취사선택은 독자의 권리이며 당연한 일”이라며 “미디어의 변화를 탓하기보다 정치에 대한 개인의 인식 변화가 우선시 돼야한다”라고 말했다.


“신뢰가지 않는 정치인들의 행보…청년층을 대변하는 정치인의 부재”

청년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지 않는 세 번째 이유는 정치와 정치인을 바라보는 냉소적인 태도다. 정치는 사람들 사이의 갈등을 조정하고 사회질서를 바로 잡는 것이다. 그래서 시민이 뽑은 대표자가 다양한 시민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토론을 통해 합의점을 찾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시민들을 대신해서 타협점을 찾아나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정치인들의 모습을 보게 된다. 즉 우리가 생각하는 정치와는 다른 장면을 마주하며 실망하게 되는 것이다. 어떤 정치인이든 당이든 선거철에는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겠다고 한다. 하지만 당선이 되고 나면 이행하겠다고 내세웠던 공약들은 지키지 않고, 지역사람들과 소통하지 않는다. 그래서 ‘내가 관심 가져도 바뀔 것 같지 않아’, ‘어느 국회의원이나 똑같아’ 같은 반응들이 생겨난다. 정태완<국문대 문화콘텐츠학과 10> 군은 “정치인들에게 신뢰가 가지 않아 일부러 정치 소식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라며 “내가 관심을 가지고 참여를 해봤자 정치인들이 바뀌지 않는 이상 소용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20대를 대표하는 정당과 정치인의 부재다. 장년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청년층의 선거인수와 투표자수 비율은 득표를 목적으로 하는 정치인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이에 높은 투표율을 기록하는 장년층을 위한 공약과 정책은 쏟아지는 반면 20대를 위한 정책은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이상문<언정대 광고홍보학과 12> 군은 “현재 주류인 5~60대 정치인들은 다들 시늉만 하고 진정으로 청년을 대변하지 않는다”라며 “청년을 위해 일하는 정치인이 있는지, 이런 의문에 떳떳한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청년에 관련된 문제가 방치되고 ‘청년 프렌들리’한 정책이 나오지 못하는 것은 그들의 문제에 공감하고 입장을 대변할 세력이 정당, 의회 영역에 없기 때문이다. 그 이유로 사회 전반에서 세대교체가 지체되는 것을 들 수 있다. 기성세대는 젊은층의 패기와 모험심을 치기나 무모함 쯤으로 평가절하하고 견제한다. 신 교수는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으려는 경향은 점점 강해진다”라며 “그들의 권위적이고, 위계적인 마인드로 혁신은 힘들다”라고 전했다. 청년층의 목소리를 대변할 정당과 정치인의 부재는 청년들의 정치무관심을 고착화시키고 있다.


“기성세대의 노하우를 공유할 정치 교육과 제도, 청년들 스스로의 노력 필요”
청년들이 정치에 마음을 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신 교수는 “청년들의 정치참여를 보장해주는 제도를 마련하고 이론적인 정치 교육을 넘어 실질적이고, 기성세대의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는 정치 교육이 필요하다”라며 제도적으로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전했다. 개인의 노력 또한 필요하다. SNS를 통해서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어볼 수 있는 장을 마련해보는 것도 좋고, 정치 참여의 기본적인 것 중 하나인 투표에 참여하고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것도 좋다. 박 교수는 “젊은이들이 자문자답하면서 고민을 많이 해보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이영재기자 edtack123@hanyang.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