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고향에 가지 못한 그들의 이야기
추석, 고향에 가지 못한 그들의 이야기
  • 오현지 기자, 이영선 기자
  • 승인 2015.10.04
  • 호수 14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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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 서울 여행 - 티켓팅은 실패, 여행은 성공, 친구와 함께 - 재외국민 추석 나기 프로젝트
1. 원래 고향이 어디고 어떻게 갈 계획이었나요? 제 고향은 인천이지만 외가가 대전이에요. 항상 명절 때마다 대전에 가서 오랜만에 할아버지, 할머니도 뵙고 친척들도 만나는데 이번엔 대전가는 교통편 예약에 실패해서 못 가게 됐어요. 항상 부모님과 자가용을 타고 대전으로 내려갔었는데 이번 추석에는 부모님께 바쁜 일이 생기시는 바람에 내려가지 못하실 예정이었거든요. 그래서 저 혼자라도 가려고 준비 중이었는데 아쉽게도 실패했어요. 2. 이번 티켓팅의 실패 이유는 무엇인가요? 사실 저는 이번 추석에 우리 학교 총학생회에서 마련한 귀향버스를 타고 내려가려 했어요. 일반 버스를 타고 대전에 가면 교통비가 만 원이 넘는데 학교 귀향버스는 단 돈 1000원이었거든요! 안내문을 보고 ‘아, 이거다! 이걸 꼭 타야겠다’하고 벼르고 있었는데 하필 판매 당일에 과에서 사물함 신청이 있었어요. 사물함을 신청하고 부랴부랴 달려갔는데 사람이 정말 많더라고요. 그 인파를 보고 설마했는데 정말 표가 매진됐더라고요. 싸고 안전하게 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는데 정말 아쉬웠어요. 다음 귀향버스 신청 땐 1등으로 가서 신청할 것이라고 마음먹었답니다. 3. 운전면허를 딸 생각은 없나요? 사실 저는 운전면허가 있어요! 1학년 겨울방학 때 취득했죠. 왜 면허를 따고도 운전대를 잡지 않는 사람들을 두고 ‘장롱면허’라고 하잖아요. 그게 바로 저예요. 운전을 하지 않는다기보다 못한다고 말해야 더 정확할 것 같네요. 차를 끌고 집 앞도 못 나가봤는데 혼자 대전까지 고속도로를 타는 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예요. 만약 혼자 고속도로에 나가면 대전이 아니라 땅 끝까지 직진할 게 분명해요. 나중에 운전이 능숙해지면 그땐 꼭 스스로 운전해서 가보도록 할게요. 4. 외가에 간다면 가장 보고 싶은 사람은? 또 그 사람과 하고 싶었던 활동은? 외가에 가면 일단 할머니랑 송편을 빚고 싶었어요. 제가 입이 조금 짧은 편인데 어렸을 때부터 할머니 표 송편이라면 사족을 못 썼거든요. 같이 앉아 송편을 빚으면서 할머니께 옛날 얘기도 듣고, 못 다한 이야기들도 나누고 싶었는데 아쉬워요. 5. 추석을 보내기 위해 어디서 무엇을 할 계획인가요? 이번 추석에 대체 휴일까지 끼면서 연휴가 정말 길어졌잖아요. 추석 당일엔 가족들과 함께 있겠지만 나머지 날들은 저 혼자 여행을 해볼까 생각 중이예요. 거창하게 해외나 다른 지역으로 가긴 힘드니까 소박하게 서울 여행을 해보려고요. 학기 중엔 공부에, 방학 중엔 아르바이트에 치여 그 가까운 서울도 많이 못 가봤거든요. 그리고 제 취미가 음식 사진 찍긴데 이번 여행 목표가 음식 사진 20장 찍기랍니다! 20장이면 정말 쉴 새 없이 먹어야 할 것 같네요. 6. 본인이 생각하는 '추석'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저는 추석을 ‘재충전’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음식을 장만해야 하고, 심부름을 하는 건 정말 힘든 일이지만 명절을 한 번 지내고 나면 뭔가 충전되는 기분이에요. 가족들이 다 모였을 때 느껴지는 명절만의 따뜻한 분위기 속에 있다 보면 지친 일상을 잊게 되니까요. 또 친척들과 주고받는 덕담이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한답니다. 비록 이번엔 가지 못하지만 다음 명절 땐 꼭 가서 재충전하고 오고 싶어요! 김수현<국문대 한국언어문학과 14> 양 오현지 기자 duddnjs1092@hanyang.ac.kr Q: 추석에 집에 가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제 고향은 인도네시아예요. 아주 어릴 때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인도네시아에서 살았죠. 그래서 부모님 모두 인도네시아에 계세요. 물론 인도네시아로 가서 부모님을 뵙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기는 한데 150만 원 정도인 비행기 표 값도 부담되고 왕복 14시간의 장기 비행도 너무 힘들어서 이번 추석엔 집에 가지 못하게 됐어요. 비행시간은 둘째치더라도 학생 신분인 제게 몇 달치 아르바이트 월급에 달하는 비행기 표 값은 너무 부담이 크죠. Q: 주위에도 비슷한 이유로 가족들과 추석을 보낼 수 없는 친구들이 있나요? A: 물론 많죠. 저처럼 재외국민으로 인도네시아 학교를 나와 한국에 온 사람이 저희 과만 해도 세 명이에요.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까지 합치면 외국이 집인 사람은 10명이 넘어요. 또 다른 과에도 나 홀로 추석을 보낼 것 같은 고등학교 동창인 친구가 많고요. 저랑 가장 친한 중국에서 온 재외국민 동기도 같은 처지라 함께 추석을 보내기로 했죠. 꼭 집이 외국이 아니더라도 젊음을 즐기기 위해 왕십리에 남은 다른 지방 동기와도 함께요. 아무래도 방학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다 보니 가족과의 오붓한 시간보다는 친구와의 불타는 밤을 보낼 계획인 친구들도 많더라고요. Q: 집에서 추석을 보낼 수 있다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A: 우선 그리웠던 부모님을 뵙고 싶어요. 부모님이랑 오랜만에 얘기도 나누고 함께 인도네시아 음식들도 먹으러 다니고 싶어요! 그리고 저희 집 식구라고도 할 수 있는 우리 강아지도 안아 보고 싶어요. 초등학교 1학년 때 분양받아 10년 넘게 키우고 있어서 정이 정말 많이 들었거든요. 아주 조그마한 아기 때부터 키우던 강아지라 거의 제 자식 같아요. Q: 혼자 보내는 추석, 알찬 계획이 있으시다면? A: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주변에도 저처럼 집이 외국이라서 가지 못하는 친구나 동기들이 많아요. 집이 중국이라서 추석에 혼자 남는 동기와 함께 놀이동산을 가기로 약속했어요. 또 혼자라고 우울하게 집에만 있지 않고 평소 수업 때문에 바빠 만나지 못했던 다른 학교 친구들도 만나며 즐겁게 보낼 생각이에요. 그리고 개강하고는 공부에 치여 힘들었으니 하루쯤은 저 스스로에게 주는 보상이라고 생각하며 푹 쉬고 싶어요. Q: 본인이 생각하는 추석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A: 추석 하면 당연히 가족이죠. 가족끼리 모여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맛있는 음식도 먹으며 추억을 만드는 것, 그게 어쩌면 일상적이기도 하지만 추석이면 더 크게 느낄 수 있는 행복인 것 같네요. 강정은 <간호학부 간호학과 15>양 이영선 기자 fatlittlepig@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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