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고마워요, 한대신문
[취재일기]고마워요, 한대신문
  • 최정윤 기자
  • 승인 2015.06.07
  • 호수 1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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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자는 1425호를 마지막으로 한대신문을 떠난다. 따라서 이번 취재는 그만큼 뜻 깊었고 그래서 더욱 좋은 기사를 쓰고 싶었다. 하지만 만족스러운 기사는 나오지 않았다. 시간에 쫓겨서 다시 한 번 알아보지 못했고, 더 좋은 문장을 독자들에게 내놓지 못했다. 1년 반이라는 길고도 짧은 시간동안 완벽하게 마음에 들었던 기사는 손꼽힐 정도로 적다. 아이템의 문제였을 수도, 취재에 임하는 태도였을 수도 있다. 하지만 본 기자는 신문사에서의 생활을 후회하지 않는다. 그리고 필자 자신을 자책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본 기자를 한 단계 성장시켜주는 시간이었고 그 누구보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보람찬 대학생활을 보낼 수 있었다.
되돌아보면 이렇게 아름답게 기억될 수 있는 시간들이지만 냄새나고 쥐가 나오는 신문사에서 이틀을 꼬박 밤새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기자 생활을 하면서는 신문사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꼬리처럼 붙는 단어는 단연 ‘발암’이었다. 한대신문 기자들은 주말이 없는 대학생들이었다. ‘불금’을 즐겨본 적은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 우리는 금요일 일곱 시에 모여 밤을 새 마감을 하고, 새벽 다섯 시쯤이 돼서야 휴게실에 펼쳐진 이불속으로 꼬물꼬물 들어간다. 오전 10시가 되면 부스스한 머리와 기름지고 눈곱 낀 얼굴로 다시 컴퓨터 앞에 앉는다. 조판 작업을 하기 위함이다. 하루 종일 신문을 만들고 다음 호를 위한 기획회의를 하다 보면 오후 여덟시가 되고 해방감을 느끼며 터덜터덜 집으로 향한다. 우리는 항상 외치곤 했다. “진짜 암 걸릴 것 같다”라고.
이렇게 힘든 나날이었지만 한대신문 기자들이 신문사를 그만두지 않는 이유가 있다. 나의 경우, 동기들 때문이다. 항상 다른 부서보다 써야하는 기사가 많고 학교와 학생 간의 입장을 조율해 사실만을 전달해야하는 대학보도부는 가장 힘든 부서라고 본다. 따라서 유정 기자, 근녕 기자, 현지 기자는 그 누구보다 힘들었을 것 같다. 하지만 그 누구도 불평 한 번 없이 본 기자를 잘 따라줬고 특히 동기였던 유정 기자는 큰 힘이 됐다. 유정 기자 덕분에 신문사에서 최선을 다해 대학보도부 차장으로서 소임을 다할 수 있었다.
본 기자의 발을 한대신문에 묶어둔 또 다른 것은 꿈이었다. 기자가 되겠다는 꿈을 가지고 입학하자마자 한대신문에 들어왔다. 하지만 기자가 되겠다는 꿈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음에도 불구하고, 기사에 쓸 아이템을 기획하는 과정이 재밌고 기획해 놓은 대로 취재를 해나가며 종이에 하나씩 글자를 채워나가는 과정이 신났다. 그리고 명함을 내밀며 “한대신문 대학보도부 기자 최정윤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자랑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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