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곳에서 이동권이 보장되는 날을 기원하며
모든 곳에서 이동권이 보장되는 날을 기원하며
  • 최정윤 기자, 고광열 수습기자, 성기훈 기자
  • 승인 2015.05.16
  • 호수 14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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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근권은 장애인이 장애로 인해 사회에 참여하는데 제약을 받는 요소를 제거함으로써 장애인의 온전한 사회참여와 평등이 보장되는 것을 말한다. 접근권의 하위 개념인 이동권(Rights of Mobility)이란 좁은 의미로는,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그 수단 및 동선(動線)을 확보함에 있어 제약을 받지 않고 자유로울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넓은 의미로 이동권은, 교육·의료·복지·직업 등의 사회생활을 행하기 위해 필요한 외출 행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받는 것이다. 움직임이 불편한 사람들이 최소한의 노력과 노동으로 건물이나 교통수단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시설물을 개선해 향상시킨 권리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접근권이 하나의 목표라면, 이동권은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일종의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한양대학교의 이동권은 어느 정도 확보돼 있고, 시설물 개선의 향상은 얼마나 이뤄졌을까? 신경주<생과대 실내디자인건축학과> 교수는 한양대학교 건물 중, ‘이동권’이 가장 잘 확보된 건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우리 학교에는 확신이 가는 곳이 없다”라고 대답했다. 특히 HIT관에 대해 “쓸데없는 장애물(Barrier)이 많다”라고 우려했다. 신 교수에 따르면 HIT 건물은 바닥 타일이 잘 관리되지 않아 부분적으로 깨진 곳이 있으며, 경사로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비가 오는 날엔 물구덩이를 지나게 된다. 또한 좁게 있는 경사로에 나무가 위치해, 시선을 차단하고 이동 경로에 방해가 된다.
신 교수는 “대학 내에서 장애학생들의 ‘이동’의 편리함을 위해선 경사로와 엘리베이터가 설치돼야 하며 강의실 안에는 휠체어가 통과 가능한 이동 통로 폭이 확보돼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한양대학교 구성원들의 인식이 조금씩 변화되고 있지만 앞으로 개선돼야 할 점들이 있다고 강주섭<장애학생지원센터> 센터장은 표명한다. 강 센터장은 “앞으로 구성원들의 인식 변화를 위해 장애학생지원센터가 장애학생들과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양대학교를 넘어, 대한민국 사회에서 ‘이동권’이 확보되기 위해 필요한 노력을 묻는 질문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라는 틀을 규정지어서는 안 된다는 답을 내놓았다.
이어 장애학생지원센터에서 장애학생의 이동의 편리함을 증진하기 위한 계획을 묻자 “장애학생인권위원회에서 요청하는 교내 여러 이동로에 대한 불편함을 본부에 적극 개진해 이동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라며 “현재 교내 여러 건물의 신·증축 공사가 이뤄지고 있으므로 한계는 있지만 지속적으로 학생들의 의견을 듣고 불편한 이동로를 찾아낼 것”이라고 답했다.
작년 완공된 연구동과 올해 신축되는 미래자동차공학관은 보행 안전 및 편의 증진에 관한 법률에 의해 장애 학생을 위한 △장애인 승강기 버튼 △장애인 전용 주차창 △장애인 점자블록 △장애인 화장실이 모두 설치됐다. 이 외에도 기숙사 내의 장애학생 전용 방에 샤워실을 설치하고 백남학술관에 장애학생 자동 출입문을 개편하는 등 학교는 점차 시설을 개선시키고 있다.
하지만 신축 건물이 장애학생을 한껏 맞이할 때, 본래 있던 곳들은 장애학생들을 외면하고 있다. 한마당에서 사회대까지 나 있는 88계단에 설치된 장애인 리프트기는 멈춰선 지 오래다. 이유진<인문대 국어국문학과 13> 양은 “경사가 너무 가팔라 리프트를 이용하는 것은 위협적”이라며 “설치돼야하기 때문에 설치 돼 있지만, 사용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라고 전했다. 상징성과 더불어 실효성이 함께 발휘될 날을 기대하며 모든 곳에서 이동권이 보장될 미래를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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