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사법시험반을 가다
한양대 사법시험반을 가다
  • 오현지 기자
  • 승인 2015.05.09
  • 호수 1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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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3년을 기준으로 법조계에서 활동하는 한양대학교 동문은 총 1,114명으로 집계됐다. 또한 한양대학교는 2014년 제 56회 사법시험에서 22명의 합격자를 내며 서울대, 연세대에 이어 합격자 수 부문에서 전국 3위에 올랐다. 한양대학교가 법조인 배출의 산실이라 불리는 이유다. 그리고 이런 결과 뒤에는 사법시험반(이하 사시반)이 있다.
한양대학교 사시반은 1965년 행정고시반과 통합돼 출범됐으며 그 이후에 개별적인 전문성을 위해 분리돼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모집은 매년 2월과 7월에 있는 입반시험과 입문학생의 경우 담당 교수와의 면접을 통해 이뤄지며 사법시험 1차 합격생의 경우 바로 입반할 수 있다. 법학과를 제외한 타과생과 졸업생 또한 입반이 가능하다. 그러나 2017년을 끝으로 사법시험 폐지가 예정돼 있기 때문에 사실상 신규 입반이 거의 없는 상태다. 이에 고두혁<사법시험반> 수석조교는 "사법 시험은 최소한 년 단위의 공부가 필요하기 때문에 올해 3월에 받은 입문반 학생이 거의 마지막일거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고 조교는 “지금 있는 인원으로 최고의 결과를 끌어내는 것이 현재 사시반의 목표”라고 덧붙였다.
사시반 반원들은 각자에게 주어진 학습실에서 공부를 하다 시간이 되면 강의를 듣고 다시 학습실로 돌아가는 ‘공부로 시작하고 공부로 끝나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리고 반원들은 하루에 세 번씩 무작위로 학습실을 체크하고 매월 평가 시험을 보는 등 사시반의 철저한 관리 아래 시험을 준비하게 된다. 주기적인 학습실 체크 후 주간 통계를 내 그 기준에 미달되거나 평가 시험에서 저조한 성적을 낼 시에는 벌점이 부과되며 누적될 시 퇴반된다. 또한 학생 선호도 조사를 통해 신림동 유명 학원 강사의 강의를 계약해 동영상이나 실강으로 들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반원들에게 주어지는 혜택으로는 △생활관비 면제 △식비보조 장학금 △1차 합격 시 1번의 등록금 면제 △최종 합격 시 나머지 학기 등록금 면제 등이 있다. 김경규<정책대 정책학과 11> 군은 “독학을 할 수도 있었지만 여러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시반에 들어오길 잘한 것 같다”라고 말하며 사시반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고등고시 중 가장 어려운 시험으로 꼽히는 사법시험의 특성상 전공 공부와 시험 준비를 병행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사시반 반원 100명 중 20명만이 재학생이고 나머지는 휴학생이거나 졸업생이다. 고 조교는 “사법시험을 위해 3~4년을 휴학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또한 입반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휴학을 하는 경우도 있다. 김 군은 "처음 본 입반 시험에서 떨어지고 학교를 휴학한 뒤 입반 시험 공부에 매진했다"라고 말했다.
한양대학교 사시반이 타 대학과 차별화되는 점으로는 학교의 전폭적인 지원과 순환별 모의고사를 꼽을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013년 고시반 지원 예산을 명시한 9개 대학 중 한양대학교가 약 18억 원으로 1위에 올랐다. 이에 고 조교는 “학교의 관심하에 안정적인 지원을 받아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순환별 모의고사는 2차 시험을 준비하는 반원들이 보게 되는 시험으로 실제 시험과 같은 유형으로 출제되며 교내 교수와의 1대1 첨삭, 교외 교수의 강평 및 채점을 받을 수 있다.  고 조교는 "교수님을 모셔 치르는 교수 평가 시험은 우리가 유일한 것"이라며 한양대학교 사시반만의 특별함을 전했다.
사시반 반원들은 2017년 사법시험 폐지를 앞두고 얼마 남지 않은 시험을 위해 지금도 열심히 공부 중이다. 고 조교는 “인프라적 차원에서 모든 것이 완벽해도 결국엔 본인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라며 “폐지 이후의 불안한 미래에 대해 생각하지 말고 현재에 집중하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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