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수도권 교통비 인상해야 되는 것인가?
[설왕설래]수도권 교통비 인상해야 되는 것인가?
  • 이근녕 기자, 한민선 기자
  • 승인 2015.05.09
  • 호수 1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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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으로 바라볼 상황

서울시가 교통비 인상과 관련해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이유는 대중교통 적자가 커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에만 지하철 적자가 4,200억 원, 시내버스 적자는 2,500억 원에 이르는 등 심각하다. 적자를 감소시키기 위해서 요금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며 더 이상 인상 시기를 늦출 수 없으므로 현실적으로 바라보고 해결해야 한다.

서울시에서 가장 최근 대중교통 요금을 인상한 때는 2012년 2월이며 당시 지하철과 시내버스 요금은 각각 150원씩 비교적 작은 폭으로 인상됐었다. 지난 교통비 인상 시기를 통해 몇 년 전부터 교통비 인상은 예고된 사안이다. 이제는 지체하지 않고 해결을 할 시점이다.

서울연구원 보고서와 서울시의 예산 자료를 종합하면, 서울시의 교통예산은 2009년 4조3000억 원까지 올랐으나 2010년 3조8000억 원으로 3조 원대에 접어들었다. 2011년 3조2000억 원, 2012년 3조3000억 원으로 늘어났다가 2014년 3조8000억 원, 올해 3조7000억 원으로 다시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교통예산은 큰 적자를 가진 상황에서 특별한 변화없이 거의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교통비 인상으로 서민들의 부담이 가중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모든 이들의 입맛에 맞는 정책을 세우기는 불가능하고 대중교통에 근무하는 직원들과 기사들의 처우도 고려해야 한다. 앞서 언급한 대중교통 회사의 적자에 따른 과도한 업무로 졸음운전, 저혈당 쇼크 등 버스 기사들의 고충이 늘고 있다. 그들의 처우 개선과 고객들의 안전 등을 고려했을 때 대중 교통비는 인상돼야 한다.
이근녕 기자 dlrmssud@hanyang.ac.kr
 
정부의 성급한 판단
르바이트 전문포털 알바천국이 대학생을 대상으로 ‘새학기 대학생 생활비와 소비현황’을 조사한 결과, 가장 피부로 와 닿는 물가 상승 항목은 식비 다음으로 교통요금이 차지했다. 이처럼 대중교통 요금 인상은 대학생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가 부담스러워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정부는 대중교통 적자로 인한 재정난을 해결하고자 요금 인상을 강행하고 있다. 재정난을 해결할 방법으로 대중교통 요금 인상이 유일한 방안일까.

재정난을 해결하기 위해 대중교통 요금 인상이 선행돼야할 필요는 없다. 무조건적으로 요금을 올리는 것보다는 재정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른 방안을 찾아보는 것이 먼저다. 예를 들어 대중교통에서 만연한 부정승차를 뿌리 뽑는 것으로 적자를 해결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1호선부터 8호선에서 부정승차 부가금으로 지난해에만 11억 원을 걷었지만 적발되지 않은 부정승차로 인한 피해는 이 액수를 훨씬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에 이런 부정승차를 해결할 수 있다면 예산확충이 가능하다. 이 방안 외에도 과도한 세금 지원에 따른 버스회사의 방만한 경영 개선 등의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강행하는 것은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은 것이다. 먼저 다른 해결방안을 모색해야한다. 해결방안이 없을 시 그 다음으로 혼잡한 출퇴근 시간대에만 요금을 많이 받는 방안, 단독 탑승과 환승 구분 없이 같은 거리에 동일 요금을 부과하는 완전거리비례요금제 도입 등 부분적인 인상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 여러 방향의 고민 없이 결정한 무조건적인 대중교통 요금 인상은 정부의 성급한 판단이다.
한민선 기자 vvhan092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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