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핸드메이드 시장의 개척자
모바일 핸드메이드 시장의 개척자
  • 한민선 기자
  • 승인 2015.03.28
  • 호수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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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적 동기와 수공예 작가들에 대한 관심의 교차점에서 IDus.me를 꿈꾸다

김동환 백패커 대표(이하 김 대표)는 배낭여행자라는 뜻의 백패커 회사를 2012년 11월 설립했다. 2013년에는 백패커라는 이름처럼 회사 동료들과 45일간의 배낭여행을 떠났다. 끊임없이 밤을 새우고 아이디어를 구상하면서 많은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만들었고, 그렇게 만든 많은 앱 중 하나인 ‘굿슬립’은 2013, 2014년 2년 연속으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 됐다. 김 대표는 이러한 유료 앱 판매를 통해 모은 자본을 기반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은 핸드메이드 장터 IDus.me (아이디어스 닷 미)를 만들어 핸드메이드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김 대표의 열정과 애정이 담긴 IDus.me는 2014년 대한민국 모바일 앱 어워드 대상을 수상했다. 수많은 앱 개발 회사들 사이에서 초기 자본 100만 원으로 지금의 위치까지 온 김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김 대표는 한양대학교 ERICA캠퍼스 정보사회학과 재학 시절 올 F를 받았다. 총장실 점거도 했고, 데모도 쉴 새 없이 했다. 그때 김 대표와 같이 데모를 했던 사람들은 단지 사회적 약자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인정을 못 받았다. 농민, 노동자 집회에서 만난 그 분들은 김 대표에게 다 부모님 같은 훌륭하신 분들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들은 능력과 관계없이 사회적으로 핍박받았다. 그분들을 보면서 김 대표는 ‘실력은 있는데 인정을 못 받는 분들이 잘됐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했다. 이러한 다짐은 김 대표의 내적 동기가 되었다. 김 대표의 애플리케이션 ‘IDus.me’도 이런 생각의 연장선에서 출발한 것이다. 대학 시절 마음에 품었던 내적 동기와 핸드메이드 시장에 대한 관심, 그 교차점이 지금의 백패커를 만들었다. 그리고 백패커에서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 ‘IDus.me’를 만들 수 있었다.

 

한대신문(이하 한) : 수공예시장을 공략한 앱 IDus.me을 왜 만들게 되었나.

김 대표(이하 김) : 대한민국의 공예 역사는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오래 됐다. 그러나 사람들은 오랜 공예 역사를 무시하고 손으로 만든 것에 대한 가치를 몰라준다. 일반 대중이 수공예 제품을 접했을 때 ‘이게 뭔데 이렇게 비싸?’라는 생각부터 먼저 한다. 이러한 인식 때문에 공예를 전공한 대학생들은 먹고살기가 힘들다. 외국 유학을 다녀온 학생도 홍대 한구석에 갑판을 깐다. 공예를 전공하고 작품 활동에 전념하고 싶지만 돈이 없어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주말에만 작품 활동을 하는 작가들도 많다. 공예 작가들의 판로는 굉장히 열악하고 그런 부분들을 개선해보고 싶었다. 또한 손재주가 좋은 사람들이 저평가되고 있는 사회에서 훌륭한 제품을 많이 알리고 싶었다. 최저가 공산품은 어디서나 살 수 있지만, 유니크하고 개성적인 제품을 살 수 있는 서비스는 거의 없다. 그래서 구매자와 작가인 판매자를 연결시켜주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한 : 앱 IDus.me를 만들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 또, 이를 극복하고 성장할 수 있게 한 요인은 무엇인가.

 김 : 수공예시장 자체가 크지 않은 시장이다. 우리가 처음 한 게 아니라 이전에 수십 개 업체가 사업 모델을 가지고 똑같은 시장에 진출했지만 잘 안됐다. 시장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바꾸는 것이 힘들었다. 그래도 우리가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모바일로 시작했기 때문인 것 같다. 그 전에는 모두 웹사이트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했다. 하지만 수공예 작가들은 컴퓨터 앞에 앉아서 답변을 달고 일일이 확인할 시간이 없다. 모바일을 통하면 작가들이 편하다. 진입 장벽도 낮았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

 

한 : 지금 수공예시장과 앱 IDus.me는 어떤 상황인가.

김 : 앱 IDus.me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수공예 제품 시장은 앞으로 더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굉장히 초기 시장이고 대중화되지 않았다. 매년 공예 졸업자들은 2만여 명이지만 우리 작가들은 500여 명 뿐이다. 아직 훨씬 적은 작가들이 판매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훌륭한 예비 작가들이 많기 때문에 수공예 시장과 함께 앱도 훨씬 클 것이라 생각한다. 이번 달의 경우 1억 5천 번의 거래가 있었다. 출시한 후 8개월 동안 점점 커가는 단계고, 거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금까지 많은 앱을 만들었던 터라 기자는 김 대표에게 새로운 앱을 만들 계획을 물었다. 그러나 예상 외로 김 대표는 단호하게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설립한 백패커는 앱 IDus.me를 만들기 위해 설립한 회사였다. 지금까지 많은 앱을 만든 이유도 오직 앱 IDus.me을 위해서였다. 수공예 시장을 노리고 창업을 시작했지만 김 대표는 돈이 없었다. 원하는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람도 필요했고, 사무실도 필요했다. 앱 IDus.me를 만들기 위한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자본을 위해 유료 앱을 많이 만들었다. 그렇게 유료 앱을 통해 얻어낸 자본은 회사가 오래 버틸 수 있는 자생력을 키웠고 비로소 김 대표가 꿈꿨던 앱 IDus.me를 만들 수 있었다. 그렇다면 앱 IDus.me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까지 어떤 노력이 있었을까

 

한 : 회사 이름 백패커에 대해 알고 싶다. 김 : 배낭여행자라는 뜻이다. 처음에 워낙 가진 것 없이 시작해서 사무실도 없이 카페 가서 일했다. 그렇게 일하다보니 딱히 사무실이 필요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노트북 하나만 있으면 아무 데나 돌아다니면서 일해도 되겠다고 느꼈다. 그때 나중에 회사가 생기면 배낭여행 하면서 일하자고 생각했다. 한 : 그래서 배낭여행을 갔는가.

김 : 처음에는 실현하지 못하다가 6개월 정도 뒤에 매출이 나와 실행에 옮겼다. 2013년에 팀원 모두가 베트남,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등을 45일 동안 여행하며 일했다. 사무실이 홍대에 있든 강남에 있든 큰 의미가 없는 것처럼 한국에 있으나 동남아에 있으나 환경만 바뀌는 것이지 해야 할 일은 똑같았다. 그래서 큰 의미 부여는 하지 않았다. 똑같은 일을 하는데 지역만 바뀐 거다. 놀러간 것도 아니었고 일하러 간 것이었다. 두뇌 과학적으로 낯선 환경에 노출되면 익숙하지 않아 뇌가 굉장히 많은 활동을 한다. 배낭여행 하면서 환경이 계속 바뀌자 끊임없이 생각을 했다. 창의력에 도움이 된 것 같다.

 

한 : 앱 IDus.me를 만들기 전에 만들었던 대표적인 앱을 소개해달라.

김 : 지금까지 제일 잘 팔리는 앱 중에 하나인 ‘굿슬립’과 영어 단어 공부를 도와주는 ‘푸시 단어장’이 대표적이다. ‘굿슬립’은 잠을 못자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었다. 수면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짧은 시간에 숙면을 취하고 싶은 욕구를 충족시키기는 것이다. ‘푸시 단어장’의 경우 바빠서 영어 공부를 할 시간이 없는 사람들에게 영어 단어 암기를 도와주는 앱이다. 하루에 10분 정도 자투리 시간을 활용할 수 있게 만들어 인기가 좋았다.

 

한 : 대표적인 두 개의 앱을 제외하고도 많은 앱을 만들었다. 그렇지만 24개의 많은 앱을 만들면서도 높은 퀼리티를 유지했다.

김 : 정말 절박했다. 당장 매출을 내야하는 입장에서 생존을 위해 만들었다. 기업을 운영하려면 매출이 나와야 했기 때문에 팔리면 바로 매출이 나오는 유료 앱을 많이 만들었다. 무료 앱이 아닌 유료 앱이기 때문에 대충 만들면 절대 안된다. 소비자가 바보가 아니기 때문이다. 똑똑한 소비자 층이기 때문에 1000원짜리 앱을 사는데도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한다. 대충 만들면 절대 팔리지 않기 때문에 퀄리티도 굉장히 신경을 썼다. 좋은 퀄리티는 구성원의 역량이 컸다.

 

한 : 말한 대로 우리나라의 경우 유료 앱 구매에 대해 열려있지는 않은 편이다.

김 : 우리 회사가 유료 앱을 많이 만들고 가장 많이 다운로드 된 유료 앱도 만들었지만 한국시장이 크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대한민국은 소프트웨어는 공짜라는 인식이 굉장히 강하다. 소프트웨어를 만들려면 밤새서 일한다. 그것을 몰라주는 인식은 아쉽지만, 사람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것을 만들면 지갑을 연다.

 김 대표에게 대학생 입장에서 질문을 던졌다.

 

한 : 스타트업(창업)을 꿈꾸는 대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 김 : 하고 싶은 게 있다면 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창업하고 싶다면 해라. 근데 주의할 것은 대한민국이 실패에 대한 관용도가 낮다는 것이다. 한 번 실패하면 회복하기 힘들다. 또한 돈을 주의해야 한다. 학생이 아니더라도 대출은 절대 하면 안 된다. 대출을 하고 그 돈으로 실패를 하면 다시 일어나기 힘든 사회적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자기가 매출을 만들려고 노력해야 한다. 한 : 20살로 돌아간다면 무엇을 할 것 같나.

김 : 대학생의 가장 좋은 점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 같은 경우는 학생 운동을 하면서 잡혀도 가봤다. 귀를 뚫고 장발로 통기타도 쳤다. 댄스 동아리 활동과 암벽 등반, 스쿠버다이빙 등 취미 활동도 열심히 했다. 그런 특권과 자유를 다시 한 번 누리고 싶다. 다양한 경험을 하면 내가 뭘 좋아하는지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민선 기자 vvhan0920@hanyang.ac.kr 사진 성기훈 기자 misha0807@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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