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인 듯 혼자 아닌 혼자 같은 연애!
혼자 인 듯 혼자 아닌 혼자 같은 연애!
  • 오현지 수습기자
  • 승인 2015.03.28
  • 호수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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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대개 친구가 남자친구를 군대로 떠나보낸다고 한다던가, 장거리 연애를 한다고 하면 안타까워하며 “그래서 계속 만날거야?”라는 질문을 하곤 한다. 서로 원할 때마다 얼굴을 보고 이야기 할 수도, 맛있는 밥 한 끼를 먹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이래서 우리는 ‘곰신’(군대 간 남자친구를 기다리는 여자를 지칭하는 ‘고무신’이라는 단어를 줄여 이르는 말)과 장거리 연애는 부처가 되는 연애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편견에 달달한 연애 이야기로 도전하는 여학생들이 있다! 이름하여 “누가 혼자래? 우리도 연애하고 있거든?” 얼굴도 볼 수 없고 손도 잡을 수 없지만, 마음으로 예쁜 사랑을 이어가는 곰신과 장거리 연애의 주인공을 만나보자.

안녕하세요. 장거리 연애를 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저는 한국에, 남자친구는 미국에 있어요. 우리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짝꿍으로 처음 만났습니다. 남자친구가 5학년 때 미국으로 유학을 갔기 때문에 그 후로 자주 만나지는 못했지만 가끔 방학 때 한국에 들어오면 같이 놀기도 하는 그런 편한 사이였어요. 그렇게 마냥 친구였던 그 아이에게 고백을 받았어요. 올해 방학에 한국에 왔을 때 고백을 하더라고요. 고민을 많이 했어요. 남자친구는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기 때문에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야 하니까요. 장거리 연애는 쉬운 게 아닌데 심지어 미국과 한국이라니.. 완전 지구 반대편이잖아요! 그래도 남자친구의 끈질긴 애정공세 끝에 우리는 사귀게 됐습니다. 그런데 걱정했던 것보다 장거리 연애가 많이 힘들지는 않더라고요. 미국과 한국의 시차 덕분이에요. 제가 활동하는 낮에는 남자친구가 자고, 남자친구가 활동하는 낮에는 제가 자서 각자 할일에 매진하면서 연애에도 집중할 수 있어요. 하지만 힘든 점이 하나도 없는 건 아니예요. 가장 힘든 게 바로 연락 문제예요. 주된 연락 수단이 카카오톡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오해가 생기기 쉽고 그만큼 서로 풀어주기도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도 남자친구 성격이 워낙 착해서 싸울 일은 거의 없답니다. 그리고 남자친구가 밤에 자기 전에, 아침에 일어났을 때 긴 장문의 카톡을 보내놓아요. 아침에 일어났을 때 그 카톡을 읽으면 피로도 풀리고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어요! 이런 애틋함이 장거리 연애의 장점인 것 같아요.
드디어 5월 16일에 남자친구가 한국에 들어와요. 그래서 요즘엔 방학동안 하고 싶은 일, 먹고 싶은 것들을 적어보는 중인데 벌써부터 설레요!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말처럼 저희도 그렇게 될까봐 많이 걱정 했는데 그건 정말 서로 노력하기 나름인 것 같아요. 장거리 연애가 힘들긴 하지만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 만큼 그렇게 슬픈 연애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하루하루 줄어드는 D-Day에 행복함을 느끼는 연애, 예쁘지 않나요?
최수린<국문대 프랑스언어문화학과 13> 양

안녕하세요. 저는 남자친구가 군대간지 얼마 되지 않은 초보 곰신이에요. 우리는 이제야 100일을 조금 넘긴 풋풋한 캠퍼스 커플이랍니다. 남자친구는 작년 내내 굉장히 친했던 선배인데 2학기가 끝날 무렵이 돼서야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사귀게 됐어요. 하지만 우리에겐 사귀고 나서 함께 있을 수 있던 시간이 딱 열흘이었어요. 10일 뒤에 남자친구가 입대했거든요. 사실 얼마 사귀지 못하고 떨어지는 거라 걱정이 많이 될 수밖에 없었어요. 하지만 끝을 생각하고 만나는 커플은 없잖아요? 그리고 남자친구가 입대를 하고 처음 훈련소에 들어간 5주는 정말 힘들더라고요. 받는 것보다 보내는 편지가 더 많고, 오지 않는 전화만 붙잡고… 기다림이 모여 지치기도 했죠. 하지만 서로를 배려하면서 잘 견뎌냈어요. 다행히 자대배치를 받고 나서부터는 생각보다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어요. 남자친구가 제가 외롭지 않게 거의 매일 전화나 페이스북 메시지를 해주고 있거든요!
그리고 5월에 드디어 첫 휴가를 나와요! 매일 전화로 휴가 나오면 뭐할지, 어디 갈지, 뭐 먹을지 그런 얘기밖에 안하지만 그런 시간마저 설레요. 그리고 저는 남자친구가 군대에 가고나서 제 스스로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해요. 제 남자친구는 공부도 굉장히 잘하고 사교성도 뛰어난데 저는 아직 철도 안 들었고 공부도 잘 못하거든요. 그래서 남자친구가 전화할 때마다 “공부해라”, “책 읽어라”라는 잔소리를 해요. 처음엔 그러한 엄마같은 잔소리에 스트레스를 받긴 했지만 지금은 그 만큼 남자친구가 절 많이 생각해주고 있다는 생각에 그에 부응하려 노력을 많이 해요. 주위에서 제가 정말 철이 많이 들었다고 깜짝 놀랄 정도랍니다. 이게 다 남자친구 덕분이에요.
언젠가 군대 간 남자친구를 기다린다고 생각하지 말고 연애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라는 글귀를 봤어요. 주위에선 어떻게 2년을 기다리냐며 걱정 섞인 말을 하지만 저희는 서로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정말 행복하고 예쁜 연애를 하는 중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이승민<경상대 보험계리학과 14>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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