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함 속의 개성
평범함 속의 개성
  • 정진영 기자
  • 승인 2015.03.21
  • 호수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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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계로 놈코어룩 마스터하기!

지난해 패션트렌드로 ‘놈코어’(Norm Core)가 크게 유행했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에서 놈코어와 관련한 해시태그(hashtag, #로 표현)만 8520개가 나온다(#놈코어 6246개, #놈코어룩 2274개). MBN뉴스 등 다양한 언론에 따르면, 놈코어의 열풍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거세게 불 예정이다. 하지만 한양대학교는 그 흐름을 비켜간 것으로 보인다. 기자가 놈코어룩에 대해 몇몇 학생에게 질문한 결과 놈코어의 개념을 정확히 알고 있는 학생은 드물었기 때문이다. 과연 놈코어룩은 무엇일까? 세 단계를 통해 놈코어룩을 마스터해보자.
정진영 기자 jjy319@hanyang.ac.kr
사진 도움: 이혜지 기자 hyeji19@hanyang.ac.kr
도움: 성범수<아레나옴므플러스> 패션팀장
         이연희<생과대 의류학과> 교수
이미지 출처: 네이버 블로그(http://blog.naver.com/)peony_0511)

Step1. 놈코어 파악하기
놈코어는 Normal과 Hardcore의 합성어로, 평범함을 추구하는 패션 트렌드다. 따라서 ‘놈코어룩’은 누구나 옷장에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것 같은 노멀한 옷들을 활용해 세련되고 패셔너블하게 입는 것을 말한다. 성범수<아레나옴므플러스> 패션팀장은 놈코어란 ‘범상치 않은 평범함’이라 며 “평범함 속에서 미묘한 차이로 자신을 달라보이게 하는 고난도의 옷 입기 방식”이라 정의했다.

놈코어라는 용어는 SF소설가 윌리엄 깁슨이 2005년 발표한 소설 ‘Pattern Recognition’에서 평범함의 극단인 스타일로 등장했다. 소설 속의 한 단어였던 놈코어는 2013년 10월에 트렌드 예측 회사 ‘K-Hole’에서 ‘트렌디한 것을 따르지 않는 트렌드’라고 정의하면서 언급되기 시작했다. 이어 지난해 2월 ‘뉴욕 매거진’을 시작으로 여러 매체에서 놈코어를 다뤘고, 결국 패션용어로 자리 잡게 되었다.

전문가들은 놈코어가 유행하는 원인으로 ‘지나친 개성표현으로 인한 피로감’을 꼽았다. 성 패션팀장은 “남들보다 좀 더 튀고 싶었는데, 이젠 다들 그렇게 입으면서 차이가 없어졌다. 결국 평범함에서 작은 차이를 찾는 데 집중하게 되었고, 그 평범함이 자신을 더 멋지게 만들어준다는 걸 깨닫게 된 것”이라고 말하며 새로운 것을 향한 과욕이 불러일으킨 반대급부 현상으로 분석했다. 이런 현상이 런웨이에도 영향을 미쳐 놈코어가 지난해 패션트렌드로 선정됐다. 그러나 성 패션팀장과 이연희<생과대 의류학과> 교수 모두 놈코어의 유행이 대단한 의미를 가진다기보단 돌고 도는 유행의 일부라는 공통적인 의견을 보였다.

놈코어가 유행의 일부분이라면 과거에도 놈코어와 비슷한 트렌드가 있지 않았을까? 놈코어는 과거 ‘보보스(Bobos, 부르주아(Boureois)와 보헤미안(Bohemians)의 합성어)’가 추구한 삶의 모습과 비슷한 트렌드가 재현된 것으로 보인다. 노멀과 하드코어라는 대비적인 두 단어가 조합된 놈코어는 경제적으로 부유한 부르주아들이 보헤미안처럼 자유로운 삶을 추구한 보보스를 연상시킨다. 한편 제리 사인펠트1)와 올리비아 뉴튼 존2) 두 사람의 스타일이 놈코어룩의 시작점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Step2. 놈코어 미리보기
놈코어룩이 무엇인지 우리 학교 학생들을 통해 보기 위해 기자들이 직접 나서서 서울캠퍼스에서 3명, ERICA캠퍼스에서 1명을 선정했다. 그 후, 성 패션팀장과 이 교수에게 학생들의 패션 분석을 부탁했다. 전문가로부터 나름대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학생들을 소개한다.

이힘찬<경상대 경제학부 11> 군.
성 패션팀장 : 블루종3)과 팬츠의 핏 등 아주 좋은 감각을 지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컬러에 대한 부분이 좀 마음에 걸린다. 양말의 컬러에 신경을 쓴 거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흰 양말을 추천하고 싶다. 스포츠 브랜드의 로고가 없는 아주 깨끗한, 흰 양말로 대체 하면 더 좋을 것 같다.
이 교수 : 양말색이 포인트다. 운동화랑 양말이랑 나름 신경 썼다. 새롭게 신고자 노력한 것이 보이며, 자기 멋을 아는 학생인 것 같다. 선글라스와 같은 악세사리를 매치했어도 포인트가 됐을 것 같다.

위청원<경영대 경영학부 12> 양.
성 패션팀장 : 케이블 니트4)와 화이트 스니커즈는 이번 시즌 트렌드 아이템이다. 만족스런 모습이지만, 니트의 길이감이 조금 아쉽다. 살짝 와이드한 느낌의 팬츠를 입었을 때는 니트가 살짝 작은 느낌이 좋다. 니트가 조금 낙낙한 느낌이고, 밑단을 안쪽으로 접어 넣었는데, 조금 더 달라붙는 느낌으로 마무리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이 교수 : 본인 자체가 스타일리시해서 뭘 입어도 스타일리시하다. 어떻게 입어도 예쁘다. 하지만 놈코어라고 하기에는 평범한 패션이다. 너무 노멀하기만 하다. 가방이 하드코어의 요소로 작용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태헌<공대 기계공학부 11> 군.
성 패션팀장 : 잘 입었다. 디테일적 요소들만 조금 더 다듬으면 좋겠다. 바지단을 높게 한번만 접어 올리거나 살짝 얇게 접는 게 더 좋을 듯 싶다. 너무 각 잡아 올린 듯 해 감각적으로 보이진 않는다. 그리고 머플러는 집 옷장에 가지런히 벗어두고 올 것을 권한다.
이 교수 : 이 패션이 오히려 여성이었으면 더 멋스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여성이 저렇게 입고 하이힐을 매치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마음에 든다. 아주 스타일리시하다.

배진희<사회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14> 양.
성 패션팀장 : 가장 마음에 든다. 신발만 바꿔라. 어떤 신발로 바꿔야하는 지는 본인 스스로 잘 알고 있을 듯 싶다.
이 교수 : 아주 기본적으로 심플하게 입었다. 가방을 뭘 들었는지에 따라 느낌이 조금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 전체적으로 괜찮다.

Step3. 놈코어 적용하기
작년의 놈코어룩은 지극히 평범한 패션, 즉 매우 베이직했다. 하지만 올해에는 트러커 재킷5)과 같은 데님의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활동성을 강조한 아이템인 조거 팬츠6)나 스웨트 셔츠7)를 이용한 표현도 확장될 것이다. 한편, 색감의 변화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에는 베이직한 무채색 계열의 뉴트럴(neutral)톤이 지배적이었지만, 올해는 트렌드 컬러로 선정된 마르살라8)나 파스텔톤의 컬러가 유행할 것으로 짐작된다.

성 패션팀장은 놈코어룩을 완성하는 패션 아이템에 대해 “자신의 옷장에서 가장 흔하게 찾을 수 있는 아이템, 예를 들면 옥스포드 셔츠9)나 데님 그리고 스니커즈가 주요할 것”이라며 “특히 스니커즈는 놈코어룩을 완성해내는 가장 기본적인 아이템인 것 같다”고 누구나 가지고 있을 법한 기본적인 아이템으로 놈코어룩을 완성할 것을 추천했다. 또한 “기본적이고 클래식한 군더더기 없는 옷들을 여러 번 입은 후, 그 안에서 핏을 자유자재로 변형해보라. 그렇게 변화를 가미하면 달라 보일 것이고, 각자가 목표로 하는 놈코어룩에 가까워질 것이다”라고 팁을 전수했다. 그는 놈코어룩에 도전해보고 싶은 학생들에게 “옷을 많이 입어봐야 한다. 그러나 트렌드를 따르기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걸 입어라. 그럴 때 가장 편안하고, 멋스럽게 느껴질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반면 이 교수는 악세사리를 이용한 ‘하드코어’의 표현을 강조했다. 가방, 선글라스, 모자 등을 이용한 디테일의 표현을 통해 놈코어 패션을 완성하라는 것이다. 덧붙여 “옷을 입을 때 제일 중요한 건 핏인 것 같다. 자기 몸에 맞게, 컬러도 잘 맞춰서 입길 바란다”고 조언하며 패션에 관심을 갖고 많이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각주]
1) 제리 사인펠트: 1954년생, 미국 코미디언이자 영화배우.
2) 올리비아 뉴튼 존: 1948년생, 영국 가수이자 영화배우.
3) 블루종: 허리 부분을 볼록하게 한 블라우스나 엉덩이까지 오는 점퍼형의 상의.
4) 케이블니트: 피셔맨 스웨터 등에서 볼 수 있는 새끼줄 모양의 니트.
5) 트러커재킷: 양쪽 가슴 상단에 덮개가 달린 두 개의 주머니가 있고, 주머니에서 웨이스트밴드까지 V자 형태로 이어지는 재봉 장식이 들어간 재킷.
6) 조거팬츠: ‘조깅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조거(Jogger)’와 ‘팬츠(Pants)’의 합성어.
7) 스웨트셔츠: 땀을 발산하기 쉽게 만든 셔츠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트레이너’라 부른다.
8) 마르살라: 빨간색보다는 채도가 낮고, 버건디보다는 차분한 느낌을 주는 색.
9) 옥스퍼드셔츠: 옥스퍼드(면직물)를 이용해 만든 셔츠. 편안함을 강조하는 셔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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