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다르게 힐링하기
色다르게 힐링하기
  • 이혜지 기자
  • 승인 2015.02.27
  • 호수 14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컬러링북, 어른을 위한 색칠놀이의 등장

 

 

 

 

 

 

 

 

위의 두 이미지는 「비밀의 정원」과 「파리 시크릿」이라는 책의 표지다. 교보문고의 집계에 따르면 「비밀의 정원」은 지난해 5주 연속으로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파리 시크릿」 또한 베스트셀러 10위에 진입했다. 이 두 책의 공통점은 읽는 책이 아닌 그리는 책으로 소위 어른용 색칠 공부 책, ‘컬러링북’이라 불린다.
컬러링북은 정교하게 그려진 밑그림에 독자가 원하는 색을 칠해 그림을 완성하는 그림책으로 자신만의 작품집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신선하게 다가왔다. 또한, 컬러링북은 심리 속에 잠재된 부정적인 에너지를 긍정의 에너지로 바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아트테라피의 한 범주에 속해 있다. 이러한 컬러링북은 색연필같은 색칠 도구만 있으면 누구나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그렇다면 컬러링북이 이렇게 큰 인기를 얻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박정우<퍼블리싱컴퍼니 클 마케팅팀> 팀장은 컬러링북의 인기 요인으로 △새로운 스트레스 해소법의 등장 △아날로그적 감성 추구 △SNS의 영향을 꼽았다.
먼저 컬러링북은 새로운 스트레스 해소법으로써 인기를 끌고 있다. 박 팀장은 “최근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이 전자 매체를 활용하거나 활동적인 스포츠 등에 제한돼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컬러링북의 복잡한 패턴을 색칠하다 보면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기 위해 몰입하기 때문에 감정이 차분해지고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안티 스트레스’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스트레스 해소법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박 팀장은 “아날로그적 감성을 추구하는 사회 현상 또한 컬러링북 인기의 주요 원인이다”라고 밝혔다. 이는 생활 방식이 디지털화되면서 사람들이 오히려 아날로그적인 것에서 마음의 안정을 찾고싶어하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뿐만 아니라 SNS의 이용이 컬러링북의 인기에 영향을 미쳤다. 박 팀장은 “SNS 사용자가 자신의 계정에 컬러링북 사진을 올리면 팔로워들이 관심을 두고 찾아보게 된다”며 “책 발간 직후 3천여 건에 이르던 ‘컬러링북’ 관련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수가 현재 3만 건을 돌파했다”고 이를 설명했다.

내게 맞는 컬러링북은?
컬러링북 열풍 속에서 수십 권의 컬러링북이 출시됨에 따라 소비자들의 선택 폭은 더욱 넓어졌다. 초보자가 쉽게 도전할 수 있는 것부터 섬세한 작업이 필요한 단계까지 본인의 취향과 수준에 따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본지에서는 컬러링북이 다루는 소재에 따라 크게 다섯 가지로 분류했다.
첫 번째는 ‘패턴 컬러링북’이다. 특히 가장 인기를 얻고 있는 ‘패턴 컬러링북’은 꽃, 나무 등 자연 속 생물을 주제로 한 자연 컬러링북이다. '자연 컬러링북'은 일상에서 지나치기 쉬운 자연의 모습을 담았기 때문에 나만의 자연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컬러링북의 유래라 불리는 만다라 문양 컬러링북도 ‘패턴 컬러링북’의 한 종류다.
두 번째는 ‘여행 컬러링북’이다. ‘여행 컬러링북’은 유럽, 일본 등 대표적인 관광지들을 그림으로 재현했다. 따라서 각 나라를 상징하는 건물들과 먹을거리 등을 나만의 개성을 담아 칠하면 해당 나라를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세 번째는 ‘명화 컬러링북’이다. 이 컬러링북의 한 면에는 유명 명화가 그대로 실려 있고, 다른 면에는 명화의 빈 도안이 있다. 한 면에 있는 명화를 참고해 다른 면의 빈 도안에 색을 칠하는 것이다. 이 ‘명화 컬러링북’은 기존 명화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할 수 있게 구성했다. 그렇기 때문에 명화 감상과 색칠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그 다음으로 ‘동화 컬러링북’이 있다. ‘동화 컬러링북’은 내용적 측면에서 기존 동화와 다르지 않지만 동화 속 삽화를 자신이 원하는 대로 칠할 수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삽화를 칠하는 동시에 원작 텍스트를 읽을 수 있다는 특징을 갖는다.
마지막으로 ‘스토리텔링 컬러링북’이 있다. 기존의 컬러링북들은 단순히 주어진 그림을 색칠했던 반면 이 컬러링북은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주인공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이어진다. 때문에 책 한 권의 채색을 마쳤을 땐 한 편의 스토리를 읽은 듯한 기분이 든다.

보조적 치료와 독립적 치료, 그 사이
「비밀의 정원」을 펴낸 퍼블리싱컴퍼니 클은 “컬러링북은 한 순간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며 눈에 보이는 성과가 있어 효과적이다”라고 말한다. 과연 어떠한 면에서 효과적이라 말하는 것일까? 컬러링북의 효과는 △과학적 측면 △미술 치료적 측면에서 설명 가능하다. 
우선 컬러링북은 과학적 측면에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가 우울증으로 의욕이 저하 됐을 때 컬러링북이 행동활성화 역할로 작용한다. 이러한 역할을 하는 컬러링북은 환자의 몸을 의도적으로 많이 움직이게 해 환자의 의욕을 되살릴 수 있다. 이는 컬러링북이 환자의 주의를 특정 대상으로 돌리는 효과가 있기에 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대호<의대 의학과 정신건강의학교실> 교수는 “컬러링북은 정신과 치료에서 운동요법, 작업치료와 같은 맥락에서 보조적인 치료로써 활용가능하다”며 “이러한 이유로 컬러링북을 일부 환자들에게 권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덧붙여서 “아직까지는 컬러링북을 독립적인 치료법으로 사용하기에 미흡한 점이 존재하는 것이 기정 사실”이라며 보조적 치료로 활용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컬러링북은 미술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 지난 2월 서울경제신문이 한국미술치료연구소 김미향 부소장과 진행한 인터뷰에 따르면 “컬러링북은 정신적인 안정감을 주고 우울감을 없애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한다. 사람은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우울해지면 자신의 생각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색칠을 함으로써 집중력이 발휘되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에 함몰되는 걸 막을 수 있다. 신체 일부를 지속적으로 움직이면 정신에도 파장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부소장은 “정신적인 치료를 위해 무턱대고 컬러링북을 시작한다면 오히려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우울증세가 6개월 이상 지속돼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겐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특히 정신분열증 환자가 컬러링북을 하면 되레 강박증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지 출처: 교보문고(http://www.kyobobook.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