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보는 한국은 어떠니?
너희가 보는 한국은 어떠니?
  • 장예림 기자, 오현지 수습기자, 이예빈 수습기자
  • 승인 2014.11.29
  • 호수 14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외국인 유학생이 말하는 이야기

지난 달 9일 국내입시업체 이투스청솔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외국인 유학생 수(8만4891명)는 10년 전인 2004년(1만6832명)비교하면 5배 이상 대폭 늘어났다. 이 연구결과처럼 우리는 길 어디서나 외국인들이 걸어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우리학교는 어떤가? 옆을 보면 외국인 유학생이 우리와 함께 강의를 듣고 있고 있다. 또한 앞을 보면 이야기하며 지나가는 유학생을 볼 수 있다. 가끔 이런 유학생이 왜·어디서 왔는지, 한국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그래서 한대신문에서 여러분을 대신하여 인도네시아, 불가리아, 중국, 브라질에서 온 유학생에게 물어봤다. 너희가 보는 한국은 어떠니?

“한국 연인은 집착이 심해요!”

안녕하세요. 저는 고등학교를 인도네시아에서 졸업하고 바로 한국 대학으로 들어왔어요. 2년째 살고 있죠. 제가 느끼는 한국! 짧게나마 이야기해드릴게요.
일단 제가 느끼기에 한국은 대중교통도 잘 돼 있고, 정말 안전해요. 제가 안산에서 살거든요. 친구들이 안산 위험하다고 조심하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에요. 소매치기가 대박이죠. 휴대폰을 5초만 책상에 놓아도 휴대폰이 사라져요. 그래서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소지품을 아무데나 두는 모습이 신기했어요. 책상에 올려놓고 화장실 갔다 오고 그러잖아요. 정말 입이 딱 벌어졌어요. 그런데 저번 방학 때 고향으로 갔는데, 휴대폰을 책상 위에 올려놓는 습관이 생긴 거예요. 그래서 고향에서 휴대폰을 놓고 화장실을 갔거든요? 그런데 화장실 다녀온 사이 휴대폰이 없어진 거예요. 진짜 펑펑 울었어요.
보통 인도네시아에서 왔다고 하면 다들 ‘보수적이지 않아?’라고 물어요. 그렇죠? 하지만 다 보수적인 것은 아니에요. 사람마다 다르죠. 물론 무슬림 국가라 대체적으로 보수적이긴 하죠. 한국은 걸 그룹이 엄청 많은데, 우리나라에는 걸 그룹이 3개 정도 밖에 없어요. 또 한국 걸 그룹은 섹시한 컨셉이 많은 것 같은데 우리나라는 거의 귀여운 컨셉을 하죠.
아! 제가 제일 놀랐던 거! 바로 ‘남자친구 군대 기다리기’에요. 의외죠? 한국은 남자들이 군대를 반드시 가야 해서 연인일 경우 여자가 남자를 기다린다고 들었어요. 설마 진짜 그럴까 의심했거든요? 근데 제 동기 중에도 남자친구가 군대갔다면서 남자친구를 기다리는 친구가 있더라고요. 보는 제가 더 힘들었죠.
제가 보기에는 한국이 집착이 심한 것 같아요. 여기서는 연인 사이에 매일 연락해야 되잖아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일주일 동안 연락 안 해도 상관없어요. 일주일에 한 번 만나서 그때 이야기보따리를 풀죠. 팬덤 문화도 그래요. 한국은 팬끼리 돈을 모으는데, 저희는 그 모습을 이해 못해요. 문화의 차이죠.
한국 친구들이랑 유학생들은 문화가 달라서 친해지기에 많이 힘들어요. 언어도 다르죠. 하지만 누구나 친해지는 건 좋아해요. 먼저 다가와서 말도 걸어주고, 같이 놀기도 했으면 좋겠어요!
신비 앙그리아니<언정대 광고홍보학부 12> 양

중국 유학생은 다 부자?, “그건 오해에요!”

안녕하세요? 저는 중국에서 온 유학진이라고 합니다. 교환학생이 아니라 정식으로 한양대학교의 시험을 거쳐 입학한 학생이에요. 그래서 한양대학교 졸업장을 받아요. 유학생 친구들이 제 글을 읽고 한국에서의 학교생활에 많은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는 중국 학생들은 항상 ‘중국 학생들은 엄청난 부자’라는 오해의 말을 들어요. 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아요. 돈 많은 친구의 비율이 높긴 하지만, 우선 저는 아니에요. 오히려 저는 빠듯하다고 보는 게 맞아요. 학비는 부모님이 내주시지만, 생활비는 제가 아르바이트로 벌고 있거든요. 부자인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의 비율은 60대 40 정도라고 보면 돼요.
그 다음으로 유학생들이 많이 듣는 말이 “팀플 참여도가 낮다”는 건데요. 저는 이런 편견의 가장 큰 원인은 유학생 본인에게 있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본인의 생각이 완벽해도, 한국어로 표현을 못하면 한국 학생들은 그 생각을 알 수가 없잖아요. 하지만 유학생들은 한국말이 어려우니까 아예 입을 닫아버리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모습이 한국 학생들에게는 팀플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비춰질 수 있는 거죠. 따라서 본인의 생각을 잘 전달할 수 있도록 유학생 스스로가 한국어를 배우기 위한 노력을 한다면 이런 편견은 줄어들 것이에요.
아, 저는 외국인으로서 교양 수업을 추천할까싶어요. ‘창의와 소통’이라는 교양을 외국인 유학생들이 들어봤으면 좋겟어요. 왜 추천하냐면요, 교양 팀플 주제가 다양한 관점이 모여야 하는 것이었거든요? 그래서 외국인 친구들의 관점이 큰 도움이 될 수 있었죠. 수업도 이해하기 쉽고 내용도 재밌었어요.
마지막으로 유학생 여러분께 한국어를 열심히 배우고, 한국 학생들에게 먼저 다가가라는 말을 꼭 해주고 싶어요. 유학생이 한국어로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다는 건 큰 장점이 될 수 있어요. 단체 문화를 좋아하는 한국이니만큼 먼저 다가가 친밀감을 표현한다면 분명 한국 학생들이 기뻐해 줄 거라고 확신해요. 가벼운 인사라도 좋으니 먼저 친해지려는 노력을 해봐요!
유학진<사회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13> 양

“한국의 술문화 최고에요!”

저는 한국에 온지 일 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제가 한국에서 느끼고 경험한 것들을 얘기해 주고 싶어요.
제가 한국에 와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뭔 줄 아세요? 바로 ‘한국 음식은 입에 맞냐’는 질문이었어요. 사실 저도 한국에 오기 전엔 많이 걱정했어요. 하지만 학교 앞 음식들을 먹어보고 나니 그 걱정이 싹 사라졌어요. 학교 앞에 음식들이 다양해서 골라먹는 재미도 있고 맛도 좋아요. 특히 가장 좋아하는 건 알촌의 비빔밥이에요. 또 한양식당도 자주 가고 좋아해요.
그리고 한국 친구들과 잘 지내는지 궁금해 하더라고요. 솔직히 처음에는 힘들었어요. 그들이 저에 대해 많은 부분을 알아갈 수 있는 시간도 부족했고, 저 또한 친구들을 알아갈 기회가 없었어요.  하지만 2학기가 되니 점점 친구들이 많이 생기더라고요. 그 친구들 덕분에 정말 재밌는 학교생활을 하고 있답니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한국 학생들이 영어권 국가에서 온 유학생들은 영어 전용 수업에서 좋은 성적을 받는다고 불만을 표시하기도 해요. 제가 한국 학생이라도 그런 생각이 들 것 같아요. 하지만 성적은 유학생과 한국 학생들에게 각각 다른 방식으로 적용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그러니 그런 오해를 풀어줬으면 좋겠어요.
제가 한국에 와서 푹 빠진 게 있는데 뭔지 맞춰보실래요? 바로 한국의 술 문화예요. 한국은 술을 마실 때 1차, 2차, 3차까지 자리를 계속 옮겨가면서 마시잖아요. 그게 너무 신기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이런 문화에 완전히 적응했죠. 그리고 한국의 술자리를 좋아하는 다른 이유는 셀 수 없이 많은 술 게임 때문이에요. 술만 마시는 게 아니라 게임을 하며 마시니 더 즐거워요.
그리고 제가 우리 학교에서 제일 좋아하고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은 바로 복지관이에요. 복지관에는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맛있는 음식들이 많아서 좋아요. 또 친구들과 공부도 하고 얘기도 할 수 있는 공간이 많아서 자주 가요. 
마지막으로 한국 학생들과 유학생들은 살아온 문화가 다르니 공부방식이나 생활 방식 또한 다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한다면 분명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해요.
마리나<디자인대 시각패키지디자인학과 14> 양

“동거, 우리나라에서는 흔한데…”

안녕하세요? 저는 불가리아에서 왔어요. 저는 스코틀랜드의 대학에 다니다가 교환학생 자격으로 올여름부터 1년간 한양대학교에 다니게 됐어요. 지금 한국에 온 지 약 3개월 정도 됐는데, 그동안 느꼈던 점들을 모두 알려드릴게요!
제가 한국으로 교환학생을 오게 된 계기는 간단해요.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싶었어요. 스코틀랜드에서 제 전공이 저널리즘이었던 만큼, 직접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고 새로운 사람과 어울리고 싶었어요. 저는 20년 동안 유럽에서 살았기 때문에, 아시아인을 만나기 쉽지 않았거든요. 아시아는 저에겐 동경의 대상이었고, 그 중 한국이 가장 매력적이었기 때문에 오게 됐어요.
제가 오고 싶어서 온 곳이라 한국 생활에 대한 어려움은 딱히 없어요. 원래도 다른 나라 대학에 진학했기 때문에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건 익숙해요. 그리고 남자친구와 함께 한국에 왔기 때문에 스코틀랜드에서 혼자 지낼 때보단 훨씬 덜 외로워요.
아, 남자친구와는 현재 동거 중이에요. 한국 친구들은 내가 동거를 하고 있다고 말해주면 모두들 놀랐어요. 그러면서 ‘외국인들은 성적으로 개방돼 있다던데, 진짜였네’라고 하더라고요. 나중에야 한국은 동거에 대한 인식이 안 좋다는 걸 알았어요. 처음엔 사랑하는 사람끼리 함께 사는 것에 대해 왜 안 좋게 보는지 이해가 안됐지만, 지금은 이해가 돼요. 우리나라에서는 개방적인 문화가 당연한거지만, 여기선 그게 아닌 거잖아요. 문화적으로 서로 개입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요.
심지어 한국 친구 중에 ‘백인들은 백인우월주의에 빠져 동양인과는 거리를 두지 않냐’는 질문을 하는 친구도 있었어요. 하지만 저는 이런 선입견에 동의하지 않아요. 제가 느끼기엔 오히려 한국 친구들이 자기들끼리 뭉치는 경향이 있어요. 본인들 외에 다른 사람에게는 쉽게 마음을 열지 않고 거리를 두는 것처럼 보이더라고요.
아무리 교환학생이라도, 많은 한국 친구를 사귀고 싶은 건 똑같아요. 그러니 말이 안 통한다고 피하지 말고 한국 친구들이 열린 마음으로 먼저 우리들에게 다가와 줬으면 좋겠어요. 한국 학생들이 먼저 말을 걸었을 때 거부할 외국인 학생은 한 명도 없을 거라고 전 확신하니까요!
미렐라 펜체바<사회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환학생> 양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