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ICA 총학생회 선거, '진흙탕 싸움'
ERICA 총학생회 선거, '진흙탕 싸움'
  • 김은영 기자, 금혜지 기자
  • 승인 2014.11.22
  • 호수 14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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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총학생회 선거는 양 캠퍼스 모두 단선으로 진행된다. 서울캠퍼스의 경우 애초에 단일 선본만이 등록했지만, ERICA캠퍼스는 경선으로 시작했으나 한 선본의 자격 정지로 인해 단선이 됐다. 이 과정에서 여러 가지 의혹과 공방이 오갔고, 현재 ERICA 캠퍼스 총학생회 SNS와 학내 게시판은 각자의 입장을 표명하는 글들로 어지럽다. 논란의 중심에는 현 총학생회장이자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나현덕<경상대 경영학부 08> 군과 선본 자격을 박탈당한 ‘소통’ 선본의 변철민<공학대 건축학부 06>, 최현식<과기대 분자생명과학과 08> 군이 있다. 전 소통 선본 후보들은 본지에 나 군의 중립성 문제를 처음으로 제기했다. 본지는 속보를 통해 이를 전달한 후(한대신문 페이스북 페이지 참고) 나 군의 인터뷰도 속보로 전달한 바 있다. 해당 내용과 이후 취재에서 추가적으로 발생한 의문과 해명에 대해 정리했다.

<집행부 시절 갈등과 선거사무소 출입 관련>
나현덕 군과 변철민 군은 HY-FIVE 총학에서 각각 총학생회장, 대외협력국장으로 함께 일한 적이 있다. 현재 △나현덕의 변철민 출마 제지 △총학생회 특정 정당 선거사무소 출입에 대해 양 측의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지난 5월경 나 군은 변 군에게 차기 총학생회장출마를 제안했고, 변 군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당시 나 군은 변 군이 총학생회 업무를 9월까지 충실히 할 경우, 출마에 도움을 주기로 약속했다.

나 군은 "변 군이 8월 말경에 스스로 총학을 임의 사퇴했다. 그리고 9월 중순에 총학 임기를 완전히 마무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며 다시 총학생회에 들어왔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변 군은 "사퇴가 아니라 나 군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 때문에 회의에 불참한 것 뿐"이라며 "그 와중에도 맡은 일이나 대외협력국에서 진행중이던 일들은 계속했으며 부총학생회장과는 늘 업무적,개인적으로 소통했다"고 밝혔다.

이후 10월 중순경 입후보를 위한 사퇴기간이 임박해서 변 군은 사퇴 및 출마 의지를 밝혔다. 나 군은 “당연히 회장의 양심과 권한으로서 사퇴를 받아 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소통 선본은 당시 나 군의 사적인 발언 등을 이유로 중선관위원장의 중립성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최근 총학 집행부 일부 위원이 대자보를 게시하면서 나 군의 독단과 양진영 선거사무소 출입에 대한 문제가 불거졌다. 나 군은 지난 3월 안산시장 예비후보였던 새누리당 양진영 후보 선거사무실에 변 군을 연결시켜 주었고, 변 군은 대외협력차장과 함께 약 3주간 선거 사무소에 출근했다.

대자보에는 “당시 잘못된 행동인 줄 알면서도 학교를 위한 선택이라는 명분으로 정당화시켜 우리를 선거 캠프로 내몰았다. 또한 교내에서 안산 시장 후보 릴레이 간담회를 개최했으나 모 후보의 간담회 이후 흐지부지됐다”라고 쓰여있다.

이에 나 군은 “총학 차원에서 (사무소에) 인력을 보낸 것이 아니라 선배의 사적인 부탁으로 보내게 된 것”이라며 “당시 가장 가까웠던 변 군을 사무실에 소개해줬고, 강제로 보낸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선거 사무소와 컨택한 것은 광역 버스 사업, 시비 지원 등 학교에 도움을 받는 것이 목적이었고, 후보 단계에서 만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 판단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변 군은 "본인의 책임을 덜기 위한 변명일 뿐"이라며 "회장의 지시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따랐던 것"이라고 주장하며 엇갈린 입장을 비췄다.

▲ 학생복지관 앞에 있는 게시판에 다양한 입장이 담긴 대자보가 걸려있다.
<‘소통’ 선본 3회 경고 누적, 후보 자격 탈락으로 이어져>
변철민 군은 최현식 군과 '소통' 선본으로 후보에 출마했었다. 선거 일정 중 선거시행회칙에 따라 '소통' 선본은 경고가 총 3회 누적됐고, 후보 자격이 박탈됐다.

지난 6일 ‘소통’ 선본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선관위)에서 경고 1회를 받았다. 이유는 변 후보의 △신청 서류 일부 미비·누락 △일부 오해의 소지가 있는 약력 사항이다. 입후보자 신청 서류에 변 후보의 사진과 사인이 없었으며, 군 생활을 사회복무를 했는데 ‘2007 군입대(50사단)으로 표기해 오해의 소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난 11일 약력 위조로 중선관위에서 두 번째 경고가 내려졌다. 변 군의 약력에 ‘한대신문 69기 수습기자’라고 쓰인 내용이 허위로 판명됐기 때문이다. 변 군은 지난해 본지 69기 수습기자에 합격했으나 약 2주 후 기자 생활을 그만뒀다. 본지는 의무 기간인 3학기 이상 활동하지 않을 경우 기자로서의 경력을 인정하지 않으며, 이는 면접 당시에 합의된 사항이다. 선거시행세칙에서 후보 선본이 경고 2회를 받으면 후보직을 박탈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소통’ 선본은 후보직에서 사퇴했다.

이후 중선관위는 ‘소통’ 선본에 세 번째 경고 조치를 내렸다. 중선관위 위원장과 2013 총학생회장, 'V3' 선본 이상근 후보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가 원인이었다. 변 군은 세 명이 서로 긴밀한 관계를 맺고 도우려한다고 주장했지만, 중선관위는 허위 사실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소통 선본은 세 차례의 경고를 받았고 사과문을 올린 상태다.

위 사실에 대해 중선관위에서 공식 입장표명을 했다. 세 차례의 경고를 내린 진행과정에 대해 “중선관위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덧붙여 “현재의 나현덕 위원장과 변철민 전 후보를 둘러싼 사태들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결정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못하였으며, 서류 미비와 약력 허위 기재는 현재의 사태들과 관련 없는 선거시행세칙 위반사항이다”라고 밝혔다. 

<선거시행세칙 수정>
나 군은 선거 일정 시작 전 지난달 21일,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서 선거시행세칙을 일부 수정할 것을 발의했고 이는 통과됐다. 세칙 변경 이전에는 ‘학생회에 소속된 직, 간선 간부는 입후보할 시 선거 공고 기간 내에 사퇴해야 한다’였으나 수정 이후 ‘학생회장의 승인을 받아 사퇴해야 한다’로 바뀌었다.

후보가 총학생회 소속일 경우, 차기 학생회 후보 등록 시 공고 기간 내에 자진 사퇴를 해야 한다. 바뀐 세칙에 의하면 소속 학생회장의 승인을 받아야 사퇴를 할 수 있으며, 이는 곧 학생회장의 승인을 받아야 총학생회 후보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전 '소통' 선본 부후보 최현식 군은 “나 군이 HY-FIVE 총학생회의 대외협력국장 직을 맡고 있던 변 군의 출마를 막기 위해 사퇴와 관련된 세칙을 개정한 것”이라며 “세칙 제정 시 본인의 권력을 남용해 압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최 군은 선거시행세칙을 수정할 당시 중운위 회의 녹취록을 증거로 제출했다. 회의 중 나 군이 선거시행세칙을 수정할 것을 강력히 주장하는 내용이다 “직을 유지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선거를 할 수 없잖느냐 독단이다”라는 말에 나 군은 “독단이 맞다. 회장의 권한도 맞다”고 답했다.

위 발언에 대해 나 군은 “변 군은 총학생회 대외협력국장이었고, 남은 임기 내 마무리해야 할 업무가 있었다”며 “당연히 회장의 양심과 권한으로서 사퇴를 받아 줄 수 없었고,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선거시행세칙에서 관례로 되어 있던 부분을 세칙화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전에 총학생회 집행부 위원이 사퇴를 하려면 총학생회장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게 관습이었다는 주장이다.

 또한 의결 과정에 대해 “세칙 수정은 의견 수립 과정을 거쳤다. 회의는 내 주장이 맞다고 관철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나는 내 주장이 맞다고 관철하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합의를 통해 선거세칙을 수정했다”고 전했다.

중앙운영위원회 의결 당시, 수정 조항이 총학생회장이 의도적으로 승인을 해주지 않는 등의 악용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 중선관위는 단서조항을 붙인 바 있다. 단서조항 내용은 ‘소속 학생회장의 불승인 시 해당 학생회에 소속된 자는 중선관위에 사퇴 최종 승인 심사를 요청할 수 있다. 이 때, 소속 학생회장과 해당 학생회에 소속된 자만 중선관위 심사에 참석하여 의견을 개진할 수 있으며, 중선관위 2/3 이상 출석, 2/3 이상 찬성으로 사퇴를 결정한다’이다.

나현덕
“독단이 아닌 권한행사다.
세칙은 관례를 규칙화 시키고
중운위의 의결을 거친 것”

‘소통’ 선본
“나 위원장이 출마를 못하게
하려 했다. 세칙개정은
회장 독단으로 한 일”

<SNS, 대자보를 통한 입장정리>
‘소통’ 선본은 자격 박탈 이후 추가적으로 허위사실 유포로 상대 선본의 고발을 받았다. 이후 변철민, 최현식 전 후보는 SNS를 통해 사과문을 게시했다. 해당 사과문에서 이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변 군의) 출마와 당선을 막겠다”, “이 씨한테 의리 지켜야 한다”, “정계로 진출하겠다” 등 나현덕 총학생회장의 발언을 내세우며 "유언비어를 퍼트려서 죄송한 것이 아니라 경고를 받아서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나 회장은 해당 발언들을 한 것은 인정하지만 출마를 가로막은 것은 사실이 아니며, 정치 활동이 꿈은 맞지만 정계 진출을 위해 총학생회를 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나 군은 “변 군에게 지킬 의리가 남아 있지 않다”라며 “허위사실유포 및 나와 이상근 후보에 대한 비방은 중선관위에서 만장일치로 인정됐고, 변 군의 후보자 사퇴는 본인들의 실수와 잘못들로 인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후 집행위원장, 사무국장을 비롯한 일부 HY-FIVE 총학 집행부 위원들의 대자보가 게재되면서 파장은 더욱 커졌다. 해당 대자보는 나 회장의 독재, 안산시장 특정정당 모 예비후보 선거사무소에 집행부원들을 출근시킨 것을 고발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이들은 “집행부 위원들이 각자 옳다고 믿는 총학생회의 역할과는 무관하게 나현덕 씨의 주장대로 총학생회 사업들이 진행됐다”라며 “경대협(경기도대학생협의회)의장, 전총모(전국총학생회모임)의장 등의 활동이 진정 우리학교 학우를 위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규탄했다.

나 회장은 해당 대자보에 대해 SNS로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본인의 독단적인 업무 스타일이 집행부들과 크고 작은 업무적 마찰을 빚었다. 위원들과 학우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선거사무소 출근에 대해서도 “비록 개인적으로 한 일이라고는 하나 총학생회장의 직분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정말 경솔하고 그릇된 판단과 행동”이었다고 사과했다. 다만 경대협, 전총모 활동은 총학 사업 향상에 큰 이바지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추가적으로 “변철민군을 강력히 규탄한다”라며 ‘변철민 학우에 대한’ 공개 공청회를 요청했다.

이후 최현식 전 후보는 SNS를 통해 “우리가 저지른 실수와 잘못들에 대해 변명하고 싶지 않다. 다만 이런 선거가 과연 옳은 선거인가하는 의문이 든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끝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금요일 “각 단대와 공개기구를 대표하는 장으로서 스스로의 양심과 정치적 중립을 유지했다”라며 “1차 중선관위의 결정을 번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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