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플 대표 이동호 씨를 만나다
폰플 대표 이동호 씨를 만나다
  • 김은영 기자
  • 승인 2014.11.10
  • 호수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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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호 씨는 창업 프로그램을 통해 ‘폰플’ 앱을 개발한 청년 창업가다. 폰플은 사용자가 일정 광고를 보면 앱 회사로부터 적립금을 받는 리워드 앱(reward app)이다. 요즘은 앱 개발 말고도 앱 마케팅 등 아무도 가지 않던 길에 첫 발자국을 떼고 있다. 오늘도 알찬 하루를 지향하는 그는 얼핏 보면 소박한 일상인으로 보이지만, 평범하지 않은 길을 걷고 있다.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그의 행적을 따라가 보자. 


“평범한 문과생의 앱 제작기”
한대신문(이하 한): 폰플은 어떻게 만들게 됐나요?
이동호 대표(이하 이): 대학 시절 창업동아리를 했는데요. 당시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바뀌는 시기였는데 이전보다 핸드폰 요금이 두 배로 올라서 이슈가 많이 됐죠. 그때 들었던 생각이 휴대전화 요금을 줄여주는 앱을 만들면 대박이 날 거라고 생각했죠. 개발에 대한 지식 없이 만들려 했다가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1년 반이 걸려 앱을 완성했어요. 처음에 만든 건 잘 안됐고, 폰플은 두 번째 작품이에요.
그래서 폰플을 통해 광고를 보면, 적립금을 주고 모인 금액으로 휴대전화 요금을 대신 내주는 시스템을 만들었어요. 당시엔 획기적이었죠. 한 달 만에 약 50만 명 정도가 다운을 받기도 했어요.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는데 갑자기 슈퍼스타가 된 거에요.

한: 당시 폰플로 돈을 많이 벌었을 것 같아요. 지금도 폰플을 운영하고 있나요?
이: 아쉽지만 지금은 운영이 거의 미비한 상태예요. 앱을 계속 관리하려 했지만, 이게 광고도 따와야 하는 등의 문제가 있었어요. 우리가 해결을 못한 거죠. 점점 앱이 죽어가기 시작했죠.

한: 어쩌다 이야기가 비극적으로 흘러갔는데요. 그 이후엔 어떻게 됐나요?
이: 그 이후엔 거의 내리막길이었어요. 폰플 이후 약 2년 동안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하고 흘러갔죠. 한껏 희망에 부풀어 있다가 너무 갑작스럽게 떨어진 거죠. 그땐 팀원들이 많이 나가기도 했어요.
그래도 새로운 길에 도전을 하다 보면 남들이 모르는 걸 알게 돼요. 저희 같은 경우에는 앱을 만들어 출시해본 경험이 있잖아요. 폰플을 홍보하기 위해 스마트폰 앱을 마케팅하는 방법을 공부한 적 있거든요. 스마트폰 마케팅은 아무도 발을 디딘 적이 없는 분야라 직접 저희가 알아내야 했죠. 폰플 앱의 마케팅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마케팅 노하우가 쌓였어요.
그리고 둘러보니깐 전보다 앱을 개발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그에 따라 마케팅을 원하는 사람들도 점점 생겨난 상태였어요. 그래서 앱 마케팅 쪽으로 방향을 바꿨어요. 지금은 많은 고객이 생겼고 회사도 성장했죠. 그래도 마케팅 분야에서 전문 회사가 되는 것도 좋지만 원래 만들고 싶었던 앱이 있었어요. 요즘엔 다시 앱 개발 쪽으로 집중하고 있는 상태예요.

“창업에서 찾은 가능성”

한: 창업 분야에 관심을 두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 고등학생 때부터 창업에 굉장히 관심이 많았어요. 대학교 와서는 이곳저곳에서 경험을 해보다가 3학년쯤 창업 쪽에 완전히 오게 된 거죠. 잘한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는 인생을 굉장히 재밌게 살고 싶었어요. 독특하고 다르게 산다는 말이 아니라, 인생을 자유롭게 살면서도 충만하게 산다는 느낌을 가지려 했어요.

한: 충만하게 산다는 게 무슨 뜻인가요?
이: 그러니까 이런 느낌 있잖아요. 밤에 잠들기 전에 ‘아 오늘 하루도 잘 살았다’고 느낄 정도의 삶이요. 그런 삶을 살고 싶어요. 뭔가 원대한 목표가 있다기보다 오늘 하루를 재밌고 알차게 살고 싶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창업이 적합해 보였어요. 내가 생각했던 부분들을 실제 할 수 있는 조건이 나온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요. 새로운 업무 시스템을 만들 수도 있는 거고, 또는 좋은 제품을 만들 수도 있잖아요.

한: 대학생들도 창업에 많이 도전하는데요. 대표님도 그랬고요. 대학생들이 창업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이: 성공할 가능성이 낮다고 봐요. 위험하다기보다는 새로운 것을 만들기에 충분하지 않은 조건으로 시작할 가능성이 매우 많다고 생각해요. 학생의 경우에는 일단 돈이 없잖아요. 개발은커녕 자기의 생활도 책임을 못 지고 있는 상황도 많아요. 실제로 봤을 때 성공을 많이 하는 경우는 30대 초반에 일하다 나오셔서 인생을 걸고 해보는 분들인 경우가 많더라고요.

한: 그럼 학생 창업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걸까요?
이: 아니요, 학생 창업은 성공률은 낮아도 해볼 만 하다고 봐요. 설령 실패한다 하더라도 제 생각에는 얻는 게 아주 많다고 생각해요. 창업에 전념하느라 남들보다 일 년 늦게 졸업할 수 있겠지만, 그때 쌓았던 노하우나 네트워크가 굉장히 도움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기업에서도 기업가 의식 같은 걸 굉장히 인정해주는 분위기고요.
또 창업은 새로운 일을 개척하는 거잖아요. 남들이 안 가본 길을 가는 것은 굉장히 블루오션이에요. 아무도 안 가본 길이라 헤맬 수도 있지만, 거기에 간다는 것 자체가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고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될 가능성이 높은 거죠.

“성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다”
한: 그럼 창업을 하며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었어요?
이: 제겐 두 가지가 있었어요. 첫 번째는 같이 일하던 사람들이 나갈 때요. 뭐 굉장히 보편적이고 당연한 일 인 거죠. 두 번째는 일이 진척이 안 된다는 느낌이 들 때에요. 예를 들어 저흰 새로운 일을 해보자고 창업을 한 건데 결과물이 안 나오면 인내와 고통의 시간이 필요하죠.

한: 그런 시기는 어떻게 견뎠나요?
이: 이 시기가 위기라고 인식하고, 어딘가 해결책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방법은 분명 있어요. 전 위기라는 게 인생에서 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창업하든 취직을 하든 무슨 일을 하든지 위기는 존재하며, 또 해결할 돌파구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최소한 위기가 일어날 가능성을 줄이는 게 좋겠죠. 그래서 위기관리능력이 중요해요. 상대적으로 덜 위험한 길을 찾는 거죠. 그리고 위기관리보다 더 중요한 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거라고 생각해요. 어떤 방향을 가든 위험은 있으니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그 과정에서 최대한 위기를 관리하는 게 중요해요. 창업할 때도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자신이 성공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를 되도록 많이 만들어내야 한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자신이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가장 먼저 뛰어들어 깊이 있는 경험을 했어요. 그러면 성공할 이유가 늘어나는 거죠. 그런 이유를 계속 만들어 나가는 거예요.

한: 20대를 보낼 때 무엇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세요?
이: 자신의 인생을 찾는 게 중요한 거 같아요. 모든 일에는 어차피 위험이 따르니까 이왕 할 바에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조금이라도 위험이 적은 길을 택할 수도 있지만. 위험을 최소화시키는 방법은 자신의 열정을 최대한 쏟아 부을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한: 자기가 진짜 무엇에 몰두하고 싶은지 찾는 게 사실 어려운 일 아닌가요?
이: 저 같은 경우는 소소한 데서 그 지점을 찾았어요. 가끔 너무 큰 것을 바라봤는데 실상은 그게 존재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어요. 차라리 지금 주위에 재밌고 즐거운 것들에 몰입하는 게 하고 싶은 걸 찾을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해요.

한: 인생에서 하고 싶은 것이 자신과 가까운 곳에 있을 수도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이: 네, 굉장히 가까운 곳에 있을 수도 있죠. 거창한 것보다 가까이 있는 사소한 부분들에서 찾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도움·사진 오현지 수습기자   duddnjs1092@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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