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사랑을 싣고~
신문은 사랑을 싣고~
  • 장예림 정기자, 정진영 수습기자
  • 승인 2014.11.08
  • 호수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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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을 읽는 라디오, HD radio

영화 『건축학개론』의 포스터를 보면,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는 문구가 있습니다. 물론 우리가 수지나 이제훈은 아니라서 누군가의 첫사랑이었을지는 미지수지만, 첫사랑의 추억은 누구에게나 존재하겠죠. 이번 섹션면의 주제가 ‘추억’인 만큼,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첫사랑의 이야기를 다뤄볼까 합니다. 첫사랑의 이야기는 신청곡과 함께 페이스북을 통해 제보 받았습니다. 물론 한양인들만을 대상으로 했죠. 이번 기사의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아날로그 감성의 대표주자인 ‘라디오’ 형식을 적용했다는 점인데요. 이에 따라 기자는 DJ가 되고 기사는 대본이 됩니다. 독자 여러분은 라디오 방송을 신문에서 볼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죠. 게다가 기사에 첨부된 QR코드를 사용하면 학우들의 신청곡도 바로 들을 수 있어 실제 라디오를 듣는 듯한 생생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한양인들의 풋풋했던 첫사랑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첫 곡(첫사랑이죠-아이유, 나윤권)
DJ : 안녕하세요. 여기는 한대신문을 더 생생하게 들려주는 HD radio, 저는 라디오 읽어주는 여자 DJ 짱입니다. 첫 곡으로 아이유, 나윤권의 ‘첫사랑이죠’를 듣고 오셨습니다. 저는 항상 이 노래를 들으면 첫사랑의 풋풋했던 설렘이 생각나요. 여러분들도 아시죠? 손만 잡아도 떨리던 그 순간 말이에요. 굳이 사귀지는 않았어도 한 번 쯤은 경험했을 첫사랑! 여러분의 첫사랑은 어떤 이야기를 갖고 있나요? 오늘 HD radio는 한양대학교 학우들의 가슴 먹먹한 첫사랑 사연들로 이뤄집니다. 얼른 만나볼까요?

첫 번째 사연은 사회대 사회학과에서 보내주셨네요. 김세훈님의 이야기입니다.

<안녕하세요, 제 첫사랑은 중학교 1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친구였어요. 같은 동아리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친해졌죠. 친해지다보니 매일 연락을 하게 됐고 그 사실을 엄마에게 들켰어요. 엄마와 자주 부딪치다가 결국 저는 결정했죠. 가족이 아닌 그 아이를 선택했어요. 저는 모든 마음을 다 줬지만 그 아이는 제가 부담스러웠나 봐요. 그 아이의 친한 친구에게서 “불편하다”는 대답을 들었어요. 제가 불편하대요.

그 후 그 아이와 여차하다가 어렵게 연락이 됐어요. 그런데 그 아이가 “확실한 너의 마음이 궁금해”라고 묻더라고요. 저는 “나 너 안 좋아해. 내가 미쳤냐? 왜 내가 널 좋아한다고 생각하냐?”고 마음에도 없는 말을 뱉고 말았어요. 정말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했어요. 세상을 다 잃은 기분, 처음 느껴 봤어요. 힘든 날들을 보냈어요. 저는 그렇게 그 아이랑 영원히 끝난 줄 알았어요. 다시는 못 볼 줄 알았죠. 그런데 정말 우연처럼 힘들게 연락이 닿았고 결국 서로 좋은 친구하자고 결론을 내렸어요. 지금은 정말 서로에게 좋은 친구에요.>

DJ : 어휴, 왜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셨어요. 그런데 정말 당황하고 부끄러우면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게 되죠. 또 괜히 마음을 숨기고 싶은 자존심 때문에 그러는 것 같아요. 왜 그런 말 있잖아요. 좋아하면 더 괴롭힌다는 말. 괜히 투정부리는 거죠.  김세훈님이 신청해주신 ‘태연의 들리나요’를 듣고 마지막 사연으로 가겠습니다.

두 번째 곡(들리나요-태연)
DJ : 다음은 공학대 전자시스템공학과에서 온 최진영님의 사연입니다.

<안녕하세요, 저의 처음이자 마지막 연애상대였던 그녀를 만난 건 2012년 7월이었어요. 교회에서 처음 봤죠. 집이 가까워서 교회를 갈 땐 저희 부모님이 그 아이를 매주 차에 태워줬어요. 그러다보니 친해졌고 감정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만나게 됐죠. 너무 좋았어요. 정말 처음으로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느꼈죠. 같이 여행도 다니고 축제도 가보고 음악을 하던 친구였기에 저한테 피아노도 가르쳐주고 듀엣곡도 치고, 진짜 행복했어요.

그런데 그 해 제 생일 날, 뷔페에서 저녁을 다 먹어갈 때쯤 그녀가 계속 폰을 보더라고요. 궁금했어요. ‘누구랑 연락하길래 계속 폰만 볼까?’ 그래서 화장실을 간 사이 폰을 봤어요. 남자이름이더라구요. 하지만 좋은 분위기를 깨기 싫어서 집으로 가는 길에 사실 폰을 봤다고 누구냐고 물었어요. 그냥 아는 애라고 하더라고요. 사실 그 남자가 누군지 알았어요. 중학교 때 그녀와 오래 만났던 첫사랑이었죠. 하지만 모르는 척 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그녀가 사실 첫사랑한테 마음이 다시 갔다고 말하더라고요. 슬펐어요. 그냥 눈물만 나왔어요. 헤어졌죠. 하지만 미련이 남아서 로즈데이에 장미를 접어서 그녀를 찾아갔어요. 그런데 그 애의 눈을 보니 이미 저한테 마음이 떠났더라고요. 또 제가 중간에서 혼자 발악하는 것 같이 느껴졌어요. 그렇게 완전히 헤어졌어요.>

DJ : 간단히 말하면 여자가 바람을 피워서 헤어진 거네요? 이야~ 이런 이야기가 정말 존재하는구나. 아 왜~ 인터넷에서 보면 바람 피워서 헤어진 이야기가 정말 많잖아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제 주변에는 없더라구요. 저만 그런가요? 여러분, 하지만 사연이 여기서 끝나지 않아요. 최진영님이 여자분께 할 말이 있다고 하네요. 더 들어볼까요?

<첫사랑은 끝이 났지만 추억은 안 끝나더라고요. 아마 이게 사연으로 나가면 제 전 여친이 볼 수도 있어요. 캠퍼스는 다르지만 같은 학교라서.
잘 지내? 있잖아. 나라는 사람을 만났다는 사실은 잊지 않아줬으면 좋겠어. 사실 헤어지고 너 욕도 많이 했어. 그런데 그럴수록 내가 더 비참해지고 좋은 추억들이 기억 안 나게 되더라. 이젠 아냐. 나에게 상처를 많이 준 너지만 그래도 내 첫사랑이었다는 건 변하지 않으니깐 행복하길 바랄게.>

DJ : “헤어지는 순간 미웠지만 사랑했으니까 이젠 행복을 빌어준다”라…정말 멋진 마무리인 것 같아요. 어떤 사람은 “평생 불행하길”이라는 생각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그래도 행복하길”이라는 생각을 하죠. 여러분의 결말은 어떻게 되길 바라나요? 노래 듣고 올게요. 이지수의 Flying petals.

세 번째 곡(Flying petals-이지수)
DJ : 오늘 두 개의 첫사랑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마음을 안도하게 하는 사연도, 또 마음을 아프게 하는 슬픈 사연도 있었어요. 여러분의 첫사랑은 어땠나요? 결국 첫사랑은 좋았던 나빴던 하나의 추억으로 우리 기억에 남게 되는 것 같아요. 세월이 흐른 뒤에는 웃으면서 이야기 할 수 있는 추억거리가 되겠죠. 왠지 마음이 아련해지는 아침입니다. 여러분, 오늘은 과거의 순간을 추억해보는 것도 어떨까요? 다음에도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한양인들을 위한 단 하나의 라디오, HD radio.

마지막 곡(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듯이-김나영, MJ)
장소 제공: 홍대 몽마르뜨언덕위은하수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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