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백, 패기, 용기, 끈기로 꿈을 이룬다
기백, 패기, 용기, 끈기로 꿈을 이룬다
  • 한대신문
  • 승인 2006.05.07
  • 호수 12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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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정 기 인 <경상대·경영학부> 명예교수
지금까지 부모는 자식을 먹이고 학비를 대주며 자기 생각을 실현하는 사람이고, 자식은 공부만 잘하면 되는 단순한 임무를 가지고 있었다. 그렇게 자란 자식들은 그런대로 성공하고 행복했다. 그러나 세상이 바뀌면서 그런 역할들은 장애가 되고 있다.

지금은 불확실성시대다. 국가, 사회, 학교, 언론, 기업, 병원, 식당, 가정 등 사람이 모여서 뭐 좀 한다는 곳은 모두가 어렵고 힘들다. 젊은이들은 대학을 나왔거나 않거나 상관없이 직장이 없거나 직장이 있다 해도 언제 떠나야할지 불안하다. 국민의 69.4%가 ‘희망을 갖고 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고, 20대의 80%가 ‘취업걱정’과 직장인의 51%가 ‘직장생활불안’에 떨며, 국민의 66.8%가 ‘학교교육이 장래에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차세대 주인공인 20대들은 47%가 ‘이민가고 싶다’고 생각한다(조선일보와 한국갤럽 공동의식조사, 2004.8.9.).    

물론 이런 생각을 하는 20대들이 결국은 나라를 지키고 지금보다 더 발전시킬 것이라 믿지만 현재 그들이 가지고 있는 패배적 사고가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패배적 사고는 두려움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전진을 가로막게 된다. “기가 질린다” 또는 “기가 꺾인다”는 말은 두려움에 떨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두려움을 물리치는 데는 강한 기(氣)의 힘이 필요하다. 氣는 ‘끼’의 한자어이다(이희승, 국어사전). 끼가 있는 사람은 과거에는 비하돼 불렸지만 지금은 고정관념에 굴복하지 않는 혁신적 사람으로 존중받는다.

두려움이 사회를 점령하고 있는 것은 이제까지의 모범생식 사고가 변화된 사회현실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데서 생기는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지금의 불확실성 사회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사람이 청년들인 것이다. 나는 내가 가르친 학생들이 과거와는 달리 배운 지식과 성실성만으로 사회에서 성공하지 못함을 보게 된다. 그렇게 성실하던 졸업생들의 상당수가 나이가 40이 다되어가는데도 결혼을 못하고 있다. 이들이 장가를 가려면 전셋집과 결혼비용에 최소 1억원은 있어야 한다. 직장의 불안만 없다면 은행 대출이라도 받겠지만 이태백, 삼팔선, 사오정이 유행인 세상에서 이것도 어렵다.

부모들은 공무원, 판검사, 변호사, 교수, 의사 등의 직업을 선호한다. 부모들이 어떤 직업을 원하던 간에 자식들만은 변화된 세상을 인식하고 어떤 ‘목표의식’을 가지고 있는가의 여부가 중요하다. 목표의식을 가지는 아이에게는 기백(氣魄), 패기(覇氣), 용기(勇氣), 끈기(根氣)가 생기게 된다. 이 주장은 내가 해병대 군복무 경험과 30여 년간 기(氣)를 수련한 체험에서 나온 것이다. 나는 해병대에서 배운 불굴의 투혼과 기수련에서 얻은 기의 힘으로 베트남 전장에서 얻은 고엽제 후유증과 사투를 벌여 죽음을 이겨내고 건강을 되찾음은 물론 상상도 못하던 교수까지 되는 기적을 경험하였다. 남과 똑같이 해서는 남 이상으로 될 수가 없다. 남 이상이 되려면 무조건 공부만 해서는 안 되고 공부를 하되 뚜렷한 목표를 세우고 반드시 달성하겠다는 집념과 실천력이 남보다 뛰어나야 한다. 성공한 사람들은 공부를 잘했다기보다 내 앞을 지나는 기회를 만날 때 놓치지 않고 붙들고 늘어지는 집념과 행동에서 뛰어났을 뿐이다. 역사적으로 세상을 이끈 사람들은 의외로 고아출신이 많았다. 대학을 나왔건 안나왔건 상관없이 기백, 패기, 용기, 끈기로 성공한 것이다. 정보화 사회에서 대학은 단순히 지식을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동등하게 기(氣)를 펴고 성공의 자질을 연마하는 도장이다.

지금은 대기업이나 일류기업들이 대량고용이란 게 없어졌다. 정보화와 함께 경제는 성장하는데도 고기능사무용구가 발달돼 고용성장은 멈춘 채 소수의 일등기능노동자만이 직장을 갖게 된 때문이다. 현대전에서도 대량 보병부대보다 특수부대로 전략개념이 바뀌었다. 수많은 병사보다 적진에 고립된 상태에서도 혼자서 작전하는 능력을 가진 람보와 같은 전사(warrior)가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일류대학을 졸업했다 해도 일등프로가 되지 않으면 직장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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