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 예능 프로그램 언어 사용, 규제해야 할까?
설왕설래 - 예능 프로그램 언어 사용, 규제해야 할까?
  • 송유정, 이윤수 기자
  • 승인 2014.10.04
  • 호수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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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자유가 필요하다
예능 프로그램은 재미를 위한 것이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의 주를 이루고 있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라는 틀 안에서 언어는 정제되기 힘들다. 자연스러운 상황을 통해 웃음을 유발하기 때문에 출연자들의 언어 사용을 통제할 수 없는 까닭이다.

방송은 사회를 반영한다. 그 수단인 언어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 사회의 트렌드는 ‘직설적인 솔직함’이다. 방송 언어 역시 이에 맞게 진화해 가고 있다. 실제로 시청자들이 웃는 부분은 출연자들이 일상생활처럼 편안한 모습을 보여줄 때다. 그렇기 때문에 단어의 선택이 조금 더 직설적으로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한 예능프로그램이 경고 조치를 받았던 말을 살펴보면 ‘원펀치 파이브 강냉이’ 등 일상생활에서도 자주 쓰이는 말들이다. 이 프로그램이 15세 이상 연령에서 시청 가능한 프로그램임을 감안하면 그다지 문제가 될 만한 사안이 아니다.

어떤 프로그램에서는 고성을 지르는 행위가 경고를 받기도 하고, 어떤 프로그램에서는 욕설이 난무하는데도 경고를 받지 않는 등 방송 언어에 대한 규제의 기준조차 모호하다. 규제는 좀 더 명확하고 합리적일 때 사람들이 인정할 수 있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방송에 있어 언어 순화는 강제성을 띌 때 보다 제작자와 시청자가 자체적으로 순화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만약 규제기관의 간섭으로 인해 프로그램의 내용 자체가 바뀌게 된다면 이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다. 방송사에서 규제를 충실히 지켜서 나오는 정제된 예능 프로그램만을 생산한다면 시청자들은 웃으려고 보는 예능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경우가 생길 것이다.
송유정 기자
 
언어파괴범 예능프로그램
예능방송에서 선정적이고, 노골적인 언어사용은 당연히 규제돼야 한다. 시청자들의 웃음과 재미를 위해 과거와 달리 예능프로그램에서 직접적인 언어표현이 많아졌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모습들이 지나치게 많아졌다는 점이다. 특히 방송언어는 다른 매체와 달리 국민들이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에 그 파급효과가 크다.
 
이러한 언어사용의 문제점은 가족이 다 같이 즐겨보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빈번히 발견된다. 출연진들의 지나친 비속어나 은어 사용은 유년기 아이들, 청소년에게 교육적으로나 정서적으로 큰 문제다. 실제 방송에서 “이 새끼야” 와 같은 비속어가 그대로 나가는가 하면, “허리를 돌려줘야 섹시 댄스의 완성”, “머리 커 제왕절개” 등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언어사용이 잦았다. 최근 들어 비방과 욕설을 하는 방송이 트렌드가 되는 등, 방송허용범위가 과거의 풍자범위를 넘어 시청자들의 귀를 위협하고 있다. 또한 시청자와 함께하는 토크쇼에 방송인이, 출연자로 참여한 시청자에게 “개 사료 드세요?” 라는 적절치 않은 표현으로 시청자들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와 같은 문제는 최근 불거진 것이 아니다. 지난 2013년 방송통신위원회는 지상파 3사의 주말 예능 프로그램들이 부적절한 자막을 사용한다며 순화를 요청했지만, 올해 제재율은 작년의 제재율의 50%밖에 되지 않았다. 아무리 공영방송이라 할지라도 방송사는 수익창출을 위한 이익집단이다. 때문에 규제가 미비하다면 시청률을 위한 자극적인 방송용어가 경쟁적으로 사용될 것이다.
이윤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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