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대법관 양창수 교수 취임 특강
전 대법관 양창수 교수 취임 특강
  • 최정윤 기자
  • 승인 2014.10.04
  • 호수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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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제도의 문제점에 돌직구 날려

지난 1일 제2법학관 모의 법정에서 전 대법관인 양창수<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취임 특강이 열렸다. 주제는 ‘이 시대의 법의 가능성과 법 공부’였으며 이날 강의에서 양 교수는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로스쿨) 제도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양 교수는 2007년에 한국을 대표하는 ‘국가석학’ 15명 중 하나로 선정됐다. 2008년부턴 대법원 대법관으로 임명돼 올해 9월 7일에 임기를 마쳤다.

양 교수는 로스쿨에 대해 두 가지 문제를 지적했다. 첫째는 로스쿨 학생 간 격차다. 양 교수는 “학생들 사이에서 ‘법’, ‘비법’, ‘생비법’으로 일종의 계급이 존재한다”는 우스갯소리로 문제를 꼬집었다. ‘법’은 법학과를 전공해 법학 수업을 지속적으로 들은 학생을, ‘비법’은 법학 강의는 들었지만 법학과가 아닌 학생을, 그리고 ‘생비법’은 강의도 듣지 않고 법학과도 아닌 학생을 일컫는다. 이어 양 교수는 “어떻게 4년간 법학을 전공한 학생과 법에 문외한 학생을 두고 같은 교육을 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최근 로스쿨 입학생 중 부유층 자녀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점 역시 지적했다. 양 교수는 “이중 몇몇은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변호사 자격을 따는 추세”라고 비판했다. 또 이런 문제점으로 인해 변호사 전반의 능력이 하락하는 것을 우려했다. 양 교수는 “법에 대한 기초 원칙은 모른 채 변호사 시험만 합격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전했다.

이날 강의에서 자신을 ‘생비법’이라고 소개한 한 학생이 “학생의 입장에서 로스쿨의 문제를 해결할 다른 방법은 없느냐”고 묻자 양 교수는 “‘법’은 하나의 덩어리가 아니라 일정한 단계로 구성돼있다”며 “이를 연관 지어 공부해야한다”고 답변했다.

강연을 들은 김종현<법학전문대학원 2학년> 군은 “현 로스쿨 제도의 잘못된 점을 잘 짚었지만 학생들이 할 수 있는 건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사실이어서 아쉬운 감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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