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는 눈에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음
공포는 눈에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음
  • 이윤수 기자, 한민선 기자
  • 승인 2014.10.04
  • 호수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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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잔혹사

공포는 눈에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음

공포라고 하면 브라운관이나 스크린을 통해서 볼 수 있는 귀신이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진정한 공포는 그저 공포영화에서 볼 수 있는 귀신이 아니라 우리 생활 가까이에서 만나는 끔찍한 순간이다. 특히 대학생들은 매일 대학 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상황 속에서 현실을 부정하고 싶은 무서운 상황들을 마주하고 있다.
매일 아침 겪는 등교시간,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수업시간, 그리고 다른 무수한 상황 속에서 벌어지는 공포영화보다 더 무서운 소름 돋는 대학생활을 설정해봤다. 당신이 이러한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면? 6장의 사진으로 체험하는 ‘캠퍼스 잔혹사’

늦.잠.잤.음.
새내기 한돌이는 처음으로 선배들과 조별과제 발표를 하게 됐다. 짓궃은 선배들도 아니어서 조별과제를 준비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말 하는 것도 자신이 있어서 발표자를 자청했다. 하지만 발표 전날 전공 교수님과의 회식자리가 화근이 되었다. 교수님과 얘기 하면서 받아 마셨던 술이 주량을 넘긴 것이다. 발표가 있는 수업시간은 9시 일어나보니 11시 부재중 전화 12통, 카카오톡 메시지 312건.

강.제.휴.학.
대망의 수강신청 날. 한순이는 아침 일찍 일어나 수강신청을 준비했다. 아침도 거르고 정각까지 초를 세며, 오전 11시 정각과 동시에 마우스를 눌렀으나 뭔가 이상하다. 피튀기는 수강신청이라기에는 인터넷이 너무 빠르다. 등 뒤에 흐르는 땀을 애써 무시하며 친한 친구에게 다급하게 전화를 했다. “무슨 소리야, 수강신청 저번 주였잖아.” 한순이는 강제휴학위기에 놓였다.

C.C.금.지
과 동기들 앞에서도 애정행각을 서슴지 않았던 과CC 한순이와 한돌이는 여름방학 때 크게 싸워 헤어졌다. 개강 후 서로를 피해 다니던 둘은 우연히 교양 수업에서 마주쳤다. 같은 교양을 신청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미 그 사실을 알았을 땐 수강정정이 끝난 뒤였다. 그렇게 둘은 서로를 등지며 수업을 들었다.

셔.틀.놓.침.
평소 남다른 학구열로 매 학기 과 탑을 놓쳐본 적 없는 한돌이는 오전 9시에 시작하는 3학점 전공수업 시험을 위해 집을 떠났다. 하지만 어제 어머니가 시험 잘 보라고 챙겨주신 간장게장 탓일까. 자꾸만 배가 아파온다. 그렇게 겨우 도착한 ‘한대앞’역인데 결국 일이 터졌다. 셔틀버스냐 화장실이냐 고민하던 그는 화장실을 선택했다. 일을 본 뒤 달려간 셔틀버스 정류장, 하지만 그곳에 남은 것은 매캐한 매연뿐이었다. 결국 그는 버스와 함께 ‘과탑’의 자리를 보냈다.

혼.자.팀.플.
한순이는 팀프로젝트가 많아 모두 만류하는 강의를 들으러 갔다. 하지만 취업계를 낸 선배, 말도 통하지 않는 외국인 유학생, 매일 아픈 새내기와 같은 조가 됐다. 선배는 회사에 가고, 유학생은 알 수 없는 표정만 지어대고, 새내기는 아프다는 카톡만 보낸다. 분명히 조별과제였던 발표는 개인 과제로 변해버렸다. 언제부터인지도 모르겠지만 한순이는 혼자 팀플을 하고 있다.


잔.액.부.족.
학기 초부터 한순이를 마음에 들어 했던 한돌이는 적극적인 구애 끝에 한순이와 썸(?)을 타게 됐다. 드디어 기다리던 첫 데이트, 한돌이는 부푼 마음을 안고 한순이와 만났다.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말도 잘 통하고 예뻤다. 이야기가 끝난 뒤 남자다운 모습을 한순이에게 보여주기 위해 자신 있게 계산대로 다가가 카드를 내밀었다. 하지만 돌아온 종업원의 한 마디, “잔액…부족이라고 뜨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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