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었는데 왜 움직여?
죽었는데 왜 움직여?
  • 장예림 기자
  • 승인 2014.10.04
  • 호수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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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나도 좀비가 되어보자

좀비는 과거부터 여러 공포 콘텐츠의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주로 영화나 소설에만 국한되어 있던 좀비는 최근 음악, 게임 등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넓혔다. 논문 「21세기 왜 다시 좀비 영화인가」에서는 ‘현대화된 사회에 대한 시각이 점점 부정적으로 변하고, 현대화된 세계의 종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것이다’며 좀비가 다시 주목받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좀비를 접할 기회가 늘어나면서 좀비가 등장하는 문화를 선호하는 사람도 증가했다. 정지영<언정대 신문방송학과 13> 양은 “좀비는 현실에 있을 것 같지만 없다. 또 귀신같은 존재는 실체가 없지만, 좀비는 인간이라는 실체가 있다”며 선호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좀비가 변하다

▲ 영화「월드워Z」속 거대한 장벽을 넘어서기 위해 좀비들이 좀비탑을 형성해가고 있는 장면이다. 이미지 출처: 구글 이미지
좀비는 되살아난 시체를 일컫는 말이다. 주술사의 통제 아래 의지가 없는 무기력한 존재가 좀비의 원래 의미다. 하지만 대중문화 속에 나타나는 좀비는 이 의미에서 벗어나 있다. 대중문화 속에서 나타나는 좀비는 △비종교적인 발생 △명확한 발생 근원의 부재 △강한 힘과 능력을 특징으로 가진다.
미디어 속 좀비의 모습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변화하고 있다. 과거 좀비는 혐오스러운 외모와 느린 속도로 집단으로 움직이며 서서히 생존자들을 조여 오는 공포의 이미지를 지녔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좀비는 공포 영화보다는 바이러스로 인해 생성된 존재로서 인류의 종말론적 상황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 사랑에 빠진 좀비와 인간 소녀가 펼치는 색다른 로맨스를 담은 영화 「웜 바디스」의 장면 중 하나이다. 이미지 출처: 구글 이미지
2002년 영국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대니 보일 감독의 「28일 후」에서는 좀비는 기존의 느린 속도에서 빠른 속도로 변화했다. 또한 「월드워Z」, 「레지던트 이블」에 등장하는 좀비는 ‘재빠른 육식동물 같은 좀비’로서의 모습을 가장 잘 보여준다.
이 외에 새로운 이미지의 좀비도 등장했다. 「웜 바디스」에 등장하는 좀비는 사고력을 가졌으며 사회적 관계를 맺기도 한다. 기존 좀비 캐릭터는 인간에게 위협을 주는 공포의 대상으로 그려졌던 것과 달리 「웜 바디스」의 주인공은 실체만 좀비일 뿐, 감성적이며 음악을 좋아하는 인간적인 캐릭터로 그려졌다.

좀비를 실감하다
최근에는 좀비를 소재로 한 행사가 등장해 사람들이 좀비를 직접 체험해보는 기회도 생겼다. 대표적으로 한양대와 연세대 학생들이 만든 조인트 벤처 ‘커무브(COMOVE)’가 주관한 ‘좀비런’이 있다. 행사는 기획부터 홍보, 현장 운영까지 대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준비했다.
그간 수많은 스포츠 브랜드에서 주최한 마라톤 대회와 달리 ‘좀비런’은 좀비와 러너의 추격전을 더한 레이스 게임이다. 좀비 분장을 받은 사람들은 러너들을 습격하고 러너들은 좀비들을 피하며 미션을 수행하는 행사다. 오는 11월에 ‘좀비런’이 다시 열릴 예정이다.
놀이공원에서도 좀비 소재는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에버랜드는 지난달 27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호러클럽 with 워킹데드’라는 행사를 개최한다. 행사에서는 ‘마담좀비 분장살롱’에서 좀비 분장을 하고, ‘좀비사관학교’에 입학하는 단계를 밟는다. ‘좀비사관학교’에서는 좀비 분장을 한 채, 좀비처럼 행동을 하고 다닌다. 또한 호러를 테마로 한 뮤직 파티 ‘호러클럽’, 좀비들이 사파리를 장악하는 ‘호러사파리’를 비롯해 좀비 분장을 한 채 T익스프레스를 타는 ‘좀비T라이드’ 등이 있다.

▲ 작년 5월 15일 연세대학교에서 진행되었던 ‘좀비런’행사의 모습이다. 좀비와 사람이 치열한 레이스를 벌이고 있다. 이미지 출처: 좀비런 페이스북
좀비를 사업 소재로 활용한 경우도 있다. 홍대 앞에 위치한 술집 ‘노는 좀비’는 곳곳에 좀비와 좀비 관련 아이템들로 인테리어를 했다. 좀비스테이크, 피범벅 좀비치킨, 좀비주 등 음식 이름을 좀비가 연상되는 단어로 표현했다. 또한 직원들이 직접 좀비 분장을 하고 돌아다니는 좀비 활동 시간도 있다.
부산 해운대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공포체험관 ‘호텔 다크둠’이 있다. 3D 판타지와 호러를 접목한 ‘3D 좀비 호러존’과 헐리웃 스타일의 좀비 특수 분장, 특수효과로 구성된 ‘리얼 좀비 호러존’과 ‘좀비 퍼레이드’ 등으로 구성돼 있다. 또한 지난 7월 27일 ‘호텔 다크둠’은 해운대 해안에서 영화 「좀비스쿨」과 협업을 통해 영화배우들과 함께 좀비워크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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