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특별법이 특별한 이유…
세월호 특별법이 특별한 이유…
  • 서동호
  • 승인 2014.09.29
  • 호수 14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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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밤새 안녕히 주무셨어요?” 라는 인사말이 실감이 간다. 이 인사말의 유래는 우리나라가 외세의 침략을 하도 많이 받아 하루 지나면 모두 죽거나 다쳐서 생겼다고 하는데 지금이 딱 그 형국이다. 어린 시절 이 유래를 들으면서 이제는 박물관의 유물로 남을 인사말이라 생각해서 가급적 사용하지 않았는데 요즘에는 다시 사용해야 할 판이다.

수학여행 떠난다며 밝았던 얼굴들이 차가운 바닷물에 퉁퉁 불어 그 형체도 분간할 수 없는 시신이 되어 돌아왔다. 그리고 그 고통은 살아남은 부모들에게 돌아가 자식들을 가슴에 묻은 채 비탄에 빠져 살아가게 한다. 그런데 더 비극적인 것은 이 사회 속에 그러한 고통이 누군가에게로 다시 돌아갈지 아무도 모르는 채 지뢰처럼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극의 원인이 과거처럼 외세의 침략 때문은 아니다. 그렇다고 죽은 사람이 잘못해서 일어난 사고는 더더욱 아니었다. 이 땅에서 같이 호흡하며 살아가고 있는 국가 관리 세력의 비리로 일어난 일이었다. 세월호 사고가 나기 전, 필자는 국기에 대한 맹세에 나오는 말처럼 대한민국은 자유롭고 정의로운 국가로 알고 있었다. 적어도 군부독재가 끝난 이후로 경제 대국의 힘을 가진 선진국답게 모든 국가적 체계가 잘 짜여 있을 것이라 믿으며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세월호 사고가 난 이후에 이를 처리하는 과정을 보면서 대한민국은 부조리한 국가였다는 것을 다시금 실감하게 되었다. 어리숙한 사고 대처 방법, 언론의 비리, 희생자 가족에 대한 대우 등 모든 것이 엉망이었다. 게다가 사고의 원인을 보니 처음부터 끝까지 비리와 부정부패 투성이었다. 마치 역사 교과서에 나오던 국가 붕괴 직전의 말기 현상처럼 말이다.

세월호 특별법은 대한민국을 이러한 부정부패와 비리 그리고 부조리한 모습을 완전하게 없애고 새롭게 태어나자고 주장하는 법이다. 그리고 이를 보다 강력한 힘으로 완성하기 위해서 수사권 및 기소권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사고가 난 지 160일이 지난 이 시점에도 아무런 결론을 얻지 못하고 원점에 머물러 있다. 게다가 일부 몰지각한 단체에서 비이성적인 행동을 취해 특별법의 본질을 오염시키기까지 하고 있다.

만일 위정자나 일부 보수단체에 있는 여러분의 자녀들이 이런 사고를 당했다면 과연 지금처럼 무책임한 당리당략과 비도덕적인 행동으로 일관할 수 있을까? 아마도 광화문에서 단식하고 있는 부모 옆에서 함께 단식하고 있을 것이다.

세월호 특별법은 우리나라 국민들을 불행한 사고로부터 벗어나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게 하려고 제정하려는 법이다. 정권의 당리당략도 사람의 생명보다 더 값질 수는 없다. 그리고 세월호 특별법은 바로 그 생명을 살리려고 만들려는 법이다. 그래서 세월호 특별법이 특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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