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어플리케이션을 만들다
내 인생의 어플리케이션을 만들다
  • 이윤수 기자
  • 승인 2014.09.28
  • 호수 14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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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환 군에게 꿈에 대한 열정을 배우다

최근 우리 학교 ERICA 캠퍼스 학생들 사이에서 ‘셔틀콕’이라는 어플리케이션(이하 어플)이 이슈가 됐다. 셔틀콕이란 ERICA캠퍼스 셔틀버스 정류장을 지칭하는 말인데 셔틀콕 어플은 셔틀버스 도착까지 남은 시간을 알려주는 기능을 가지고 있어 호평을 받고 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 어플을 만든 사람이 전문 어플 개발자가 아닌 우리학교 새내기 나윤환<공학대 컴퓨터공학 14>군이라는 것이다. 나 군은 셔틀콕 어플뿐 아니라, 맥도널드의 홈서비스 인 '맥딜리버리 어플'을 만들어 이미 교외에서도 어플 개발자로 유명한 학생이다. 20살의 대학생이 들려주는 어플과의 사랑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한다.


대학생 개발자 나윤환



한대신문(이하 한):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나윤환(이하 나): 안녕하세요. 저는 한양대학교 컴퓨터공학과에 재학 중인 14학번 새내기 나윤환이라고 합니다

처음 본 나 군의 모습은 호리호리한 체형에 키가 180cm가 넘고, 큰 뿔테 안경을 쓴 전형적인 공대 학생이
었다. 만나자마자 요즘 ERICA캠퍼스 통학 학생들의 필수 어플인 ‘셔틀콕’에 대해서 묻고 싶었다.

한:
최근에 개발한 셔틀콕 어플은 어떤 어플인가요?
나: 기존 한양대 공식 어플에서 셔틀버스 시간표를 제공 하고 있지만 기종에 따라 결함이 발생하는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버스정류장에 있는 전자 버스 시간표에서 착안하여 개발했습니다. 버스 시간표를 데이터 베이스화 시켜 개인 휴대폰 시간과 대조하여 다음 차가 언제 도착하는지 알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 만들고 나서 실제 어플을 사용하는 학생들을 본 적이 있나요?
나: 제 주위 분들은 어플을 애용하고 있다고 많이 들었습니다. 한 번은 실제로 셔틀콕에서 모르는 분이 제 어플을 사용하는 모습을 봤는데 정말 뿌듯하고 만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 군은 셔틀콕 어플뿐만 아니라 맥딜리버리 어플을  개발한 바 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개발한 그의 맥딜
리버리 어플은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다운로드 수 40만을 넘길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한:
평소에 햄버거를 즐겨 드시나 봅니다? 맥딜리버리 어플을 만드신 걸 보면.
나: 하하하 아닙니다. 맥도날드가 세계적인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만 맥딜리버리 어플이 없었습니다. 이에 불편함을 느꼈고, 분명히 나 말고도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이 많을 거라고 생각해서 만들게 됐습니다.
한: 이 어플을 이용해 맥딜리버리를 사용하는 사람도 많을 것 같은데, 맥도날드에서 기프티콘이라도 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나: 대가를 바라고 만든 어플이 아니라 괜찮습니다. 사실 그런 선물은 오히려 제가 더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어플을 만들고 나서 엔스토어, 티스토어 등 여러 마켓에서 제 어플을 등록하고 싶다는 연락이 와서 기프티콘 보다 더 값진 새로운 경험을 얻은 것 같습니다.

나 군의 사랑받는 어플에서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바로 불편함을 해결하자는 취지였다. 그가 만든 어플로 인해 다수가 편리해진 셈이다.

한:
셔틀콕, 맥딜리버리 어플의 공통점은 공익을 위한 작품인 것 같습니다. 이런 어플들을 상업화시켜서 돈을 벌 수도 있는데 무료로 만드는 이유가 있나요?
나: 제 목표가 많은 사람들이 쓰는 어플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일상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불편함을 찾아보고, 그런 불편함을 어플로 해결하고자 관련 공부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전문가가 아니라서 어플 제작은 단순히 제가 배우고 있는 학업의 응용 혹은 복습이라고 생각합니다. 평소에도 돈에 얽매이는 삶을 살고 싶지 않았고, 단순히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만들기 때문에 상업성은 배제한답니다.

OTL을 도움닫기 자세로!

나 군은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으로 컴퓨터 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초등학교 때 12살의 어린 나이로 정보처리기능사 3급 자격증을 따놓을 만큼 그는 컴퓨터에 대한 습득력이 빨랐다. 컴퓨터가 익숙했던 그는 자연스레 컴퓨터 프로그래머의 꿈을 가졌다. 그러던 어느 날,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최고의 직업인줄 알고 있던 어린 그에게 한 가지 충격적인 일이 있었다.

한: 어떻게 어플이라는 분야에 도전하게 됐나요?
나: 중학교 2학년 때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모습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네이버 화면을 컴퓨터 화면 말고 다른 화면에서 볼 수 있다는 걸 생각해본 적이 없었죠. 그동안 배웠던 게 컴퓨터에 관한 학문적인 내용이었는데 보다 실용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에 관심이 갔어요. 제가 하고 싶은 프로그래밍을 찾아서 공부를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그에게도 큰 시련이 있었다. 열심히 공부를 해서 컴퓨터 특성화고등학교에 도전을 했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컴퓨터 하나만을 바라본 어린 그에게 진학 실패는 큰 좌절감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우연히 본 기사를 통해 좌절을 오히려 새로운 기회로 바꾸는 계기로 삼았다.

▲ 셔틀콕 어플 프로그래밍 작업을 하고 있는 나윤환군의 모습
한:
컴퓨터 특성화 고등학교에 떨어지고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을 하면서 많이 힘들었을 텐데 어떻게 극복했나요?
나: 우연한 기회에 기사를 하나 봤습니다. 이규혁<공대 컴퓨터공학부 12> 씨의 대학 합격 기사였습니다. 내신은 6등급이지만, 하고 싶은 소프트웨어 공부를 계속해나가서 한양대학교에 합격했다는 내용이었는데 정말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입시 공부는 제게 잘 맞지 않아서 진로 문제로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그 기사를 읽고 무작정 안드로이드 어플을 만드는 책을 사서 독학을 시작했습니다.
한: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많았을 것 같은데요?
: 물론 학교에서는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도 많았고, 어플을 독학한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묵묵히 공부를 한 결과 어플을 만들 수 있는 실력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만든 모교 어플과, 맥딜리버리 어플이 나오면서 부정적으로 바라보던 시선도 저를 인정해주는 시선으로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10년 뒤 그는 어떤 사람이 돼 있을까?

HUE의 공통질문으로 ‘당신이 20살로 돌아가면 무엇을 하겠습니까?’가 있다. 하지만 나군은 지금이 20살이기 때문에 그에게 10년 뒤인 미래로 간다면 무엇을 하겠습니까? 라는 질문을 했다.

한:
본인이 생각하는 10년 뒤 자신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요?
나: 멋진 창업가가 되어있을 것 같습니다. 궁극적인 목표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카카오톡처럼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어플을 제작해서 일을 해보고 제가 계획한 프로젝트를 달성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이 아닌 사회에 유용하고 보탬이 될 만한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제 꿈은 고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도 계속 진행 중입니다. 많은 어려움이 뒤따르겠지만 묵묵히 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도전하겠습니다.

아직 20살 밖에 되지 않은 학생이라곤 믿기 힘들정도로 본인의 꿈과 도전에 있어서 거침이 없었다. 그는 인터뷰가 끝난 뒤에도 ‘프로그래밍 바로 창업 모임’에 참여하러 떠났다. 이제 막 대학에 입학한 1학년이지만 앞서 말한 10년 뒤의 꿈을 이루기 위해 오늘도 순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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