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사회와 세월호
대학 사회와 세월호
  • 심건후 기자, 송유정 기자
  • 승인 2014.09.27
  • 호수 14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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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을 기억하는 방법, 그리고 갈등

대학 사회에서의 세월호 사건
최근 대학 사회에서 축제 일부로 세월호 희생자들의 추모 행사가 마련됐다. 홍익대는 축제 기간에 세월호 사건 희생 학생들을 추모하는 만화전을 열었다. 최창훈<홍익대 총학생회장> 군은 만화전에 의도에 대해 “세월호 사고로 인한 사회적 갈등이 해소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화여대 총학생회도 같은 기간 열리는 축제의 주제 중 하나로 ‘기억’을 선정했다. ‘기억’은 세월호 참사와 그와 관련한 사안을 기억하자는 취지다. 교내에 설치한 ‘기억 존’에서는 학생들에게 추모 리본과 종이배를 주고, 세월호 사고 날짜인 ‘20140416’을 바코드화한 기억 타투를 해주기도 했다.

서강대 총학생회는 오늘부터 열리는 축제에 지난 6월부터 공모한 ‘세월호 리포트’ 등을 전시할 예정이다. 리포트는 세월호 사고와 각자의 전공을 연계해 작성하도록 했다. 총학생회는 교수협의회의 도움을 받아 수상작을 선정하고 이를 책으로도 발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렇듯 대학 사회는 세월호 사건을 기억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다수의 학생들은 세월호 사건이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변질되는 것을 막되 그 사건으로 인해 희생된 아이들은 잊어서는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성균관대에서는 세월호 사건 간담회에 대한 논쟁이 일었다. 일부 대학생들이 세월호 간담회를 주최할 장소를 요구했지만, 학교 측은 서울의 인문사회캠퍼스와 수원의 자연과학캠퍼스 두 곳 모두 강의실 대관을 허가하지 않았다. “정치적이거나 종교적인 활동은 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성균관대 세월호 유가족 국민간담회 기획단’ 학생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대학은 강의만을 하는 공간이 아니라 교육을 하는 공간이다”며 “강의실 사용에 대한 학교 측의 입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정책적 차원의 접근
교육부가 공개한 2016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에는 세월호 관련 특별전형 현황이 있다. 내용을 살펴보면 7개 대학교가 수시모집에서 단원고 수험생들에게 입학 기회를 제공한다. 사회배려대상자 전형의 지원 자격에 현 단원고 2학년 학생을 추가하는 형식이다.

2016학년도 수시 전형에서 각 대학은 입학생으로 △경희대 100명 △경기대 56명 △상명대 서울 캠퍼스 35명 △상명대 천안 캠퍼스 35명 △안양대 24명을 세월호 관련 특별전형에 배정했다. 선문대와 협성대도 사회배려대상자 전형으로 각각 49명과 15명을 선발한다. 우리 학교 ERICA캠퍼스 역시 사회기여 및 배려대상자 전형으로 100명을 받아들인다.

이들 대학은 사회배려대상자 전형에서 지원 자격 대상자에 세월호 참사 당시 2학년 재학 중인 학생을 포함시킨 것일 뿐, 379명 모두를 단원고 학생만 뽑는다는 뜻은 아니라고 밝혔다.

ERICA캠퍼스 축제 속의 세월호
한편 ERICA캠퍼스 총학생회는 축제 때 진행 예정이었던 ‘세월호 추모제’ 행사를 취소했다. 그 이유에 대해 ERICA캠퍼스 부총학생회장 장민우<경상대 경영학부 10> 군은 “축제의 본래 의미를 훼손시킬 수도 있다는 학생들의 의견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모든 학생의 의견을 만족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기 때문에 최대한 다수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총학 측에서는 추모제를 전면 취소하는 대신 ‘호수공원 종이배 띄우기’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는 축제 마지막 날 작은 메시지를 담은 종이배에 전구를 달아 호수공원에 띄우는 것으로 총학 내부에서 의견 조율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다.



실제로 이번 추모제 행사를 축소하기까지는 많은 의견 충돌이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A는 “세월호 사건이 예민한 사안이기 때문에 추모제를 반대하는 의견을 내기는 쉽지 않은 데도 불구하고 반대하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세월호 사건과 관련 없는 타 학교 축제에서 추모제 행사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안산에 소재한 ERICA캠퍼스가 추모제를 진행하지 않는 것은 책임감 없는 행동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이에 장 군은 “어떤 행사를 진행함에 있어서 잡음이 많다면 진행하지 않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사진 김은영 기자 young5412@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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