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은 수시 경쟁률 감소
말 많은 수시 경쟁률 감소
  • 심건후 기자
  • 승인 2014.09.27
  • 호수 14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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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캠퍼스 입학처 "우려할 일 아냐"

올해부터 우리 학교 서울캠퍼스는 수시 전형 절차를 간소화해 진행한다. 특히 수시 전형에서 가장 많은 학생을 선발하는 ‘학생부 종합’ 전형의 경우 선발과정에서 학생부 기록만을 기준으로 학생을 평가한다. 지난해 공개된 수시 전형 간소화에 대한 결과로 우리 학교는 ‘2014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 사업’에서 ‘최우수 대학’으로 선정됐다.

정부 지원 사업에서 선전을 보인 것과는 달리 올해 서울캠퍼스 수시 전형 경쟁률은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에 일부 수험가에서는 이번 수시제도 변경이 ‘무리수’였다고 평가했지만, 학교 측에서는 수시 전형 경쟁률의 감소가 전혀 우려할 일이 아니라고 밝혔다.
 

수시 전형 변경과 경쟁률의 감소
지난해 우리 학교 서울캠퍼스는 수시 전형을 대폭 변경했다. 변경의 주 내용은 지난해 △브레인한양 △일반우수자 △학업우수자 전형 등에서 유지하던 수능의 최저학력 기준을 없앤 것이다. 변경된 수시 전형에 따르면 우리 학교 서울캠퍼스 수시 전형에 응시하는 학생들은 수능 이전에 합격 여부를 알 수 있다. 서울 소재 상위권 대학 중 수능 이전에 수시 전형 합격 여부를 알 수 있는 학교는 우리 학교가 유일하다. 이에 대입 수험가에서는 올해 우리 학교 수시 전형의 경쟁률이 높을 것이라는 예측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예측은 빗나갔다. 지난 15일 우리 학교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올해 우리 학교 서울캠퍼스의 수시 모집 경쟁률은 24.51:1(2259명/5만5378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31.75:1(2283명/7만2490명)의 경쟁률에 비해 7%포인트 이상 하락한 수치다. 수험생의 수로 계산했을 때는 1만 7천 명가량이 감소했다. 이는 올해 수능에 응시자의 수가 전년도보다 1만 명가량 줄어든 것을 고려하더라도 큰 폭의 하락세다.


반면 우리 학교를 제외한 서울 소재 상위권 대학의 수시 전형 경쟁률은 증가했다. △서강대 △성균관대 △중앙대 등의 대학에서 수시 전형의 경쟁률이 모두 지난해보다 증가했다. 특히 중앙대는 작년보다 9%포인트 이상 경쟁률이 증가했다.

수시 지원 결과가 나오자 대입 수험가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만기<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수험생 부담을 줄이기 위해 수능반영률을 크게 떨어뜨린 것이 결과적으로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고 임성호<하늘교육> 대표는 “입시 전략 측면에서 무리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9월 18일자 파이낸셜 뉴스 「성균관대-중앙대 2014 대입 수시모집서 대기업 ‘후광효과’로 대박」발췌).

학내에서도 부정적인 여론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서울캠퍼스 커뮤니티 사이트 ‘위한’에서는 수시 경쟁률이 발표된 직후 전년도보다 경쟁률이 낮아진 것에 대해 ‘망했다’고 표현한 글이 일부 올라왔다. 한 게시판 사용자는 이번 수시 지원 결과에 대해 “올해 ‘수시장사’가 망했다”며 “돈도 못 벌고 수준도 떨어질 것”이라고 표현했다. 이처럼 대입 수험가와 언론사, 그리고 학생들 사이에서는 입시 전형 경쟁률의 높고 낮은 정도를 입시제도의 성패와 연결 짓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

다른 학교는 오를 때 우리 학교는 왜?
수시 경쟁률이 전년도보다 떨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일각에서는 우리 학교의 선호도가 떨어진 것을 원인으로 보고 있지만, 김용근<김용근 입시전략연구소> 소장은 이런 주장을 일축했다. 김 소장은 “일각에서 한양대의 선호도나 위상이 떨어진 것이 아니냐는 말을 하지만 이는 잘못된 분석”이라며 “수시 전형에서 의구심을 해소하지 못했기 때문에 전년도보다 지원율이 낮아진 것일 뿐이다”고 말했다.

▲ 수시 원서접수기간이 지난 24일, 수원의 모 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야간자율학습을 하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이다. 이 고등학교의 익명을 요구한 학생 A는 "한양대학교 수능최저등급이 없어지면서 경쟁률이 높을 것이라는 예상에 성적이 높은 친구들은 많이 지원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 소장에 의하면 수시 경쟁률이 떨어진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 이유는 일반계 고등학교 학생의 수시 지원 기피다. 이번 수시제도의 변경이 결국 특수목적고등학교(이하 특목고)에 유리한 쪽으로 작용하지 않겠느냐는 의구심이 한양대 지원을 주저하게 했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실제로 올해 수시전형과 관련해 상담했을 때 한양대 지원을 주저하는 학생이 많았다”며 “일반계 고등학교 구성원 사이에서 이번 입시제도 변경이 특목고 학생을 선발하기 위한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고 덧붙였다.

김 소장이 제시한 다른 이유는 최상위권 학생의 수시 지원 기피다. 최상위권 학생들 사이에서 이른바 ‘수시 납치’ 현상을 피하고자 수시 전형에 지원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서울캠퍼스의 경우 수능이 시작되기 전인 다음 달 31일에 당락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수시 전형에서 합격한 학생은 수능에서 만점을 맞더라도 정시 전형에서 다른 학교에 지원할 수 없다. 이에 김 소장은 “최상위권 학생은 수시 납치 현상에 대한 우려 때문에 ‘SKY’대학과 성대, 서강대, 중앙대에 지원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밝혔다. 현재 수시 전형의 경우 최대 6개 대학까지만 지원이 가능하다. 이에 한양대를 피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러한 설명을 바탕으로 김 소장은 우리 학교의 수시 경쟁률을 높이기 위해선 일반계 고등학교 학생 사이의 의구심을 해소하고 수시 납치에 대비한 전형 요소를 한 차례 두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쟁률로 입시 전형 판단하는 것, 우스운 일”
국중대<입학처 입학총괄팀> 팀장은 수시 전형 경쟁률 감소에 일희일비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라며, 오히려 입시 제도의 변경 이후 수시 전형 경쟁률이 감소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국 팀장은 “만약 이번 수시 전형에서 경쟁률이 높았다면 일부 언론에서 소위 ‘벽돌 값’을 벌기 위해 제도를 바꾼 것이 아니냐고 공격받았을 것”이라며 “오히려 지난해 수시제도를 변경하면서 올해 지원율이 떨어지길 바랐다”고 덧붙였다. 이어 국 팀장은 앞서 제시한 일반계 고등학교 학생의 지원 기피와 ‘수시 납치’로 인한 최상위권 학생의 지원 기피에 대해서도 지나친 우려라고 말했다.

일반계 고등학교 학생의 지원 기피에 대해 국 팀장은 “수시 전형에서 선발하는 인원이 가장 많은 ‘학생부 교과’의 경우 1단계에서 내신 성적으로 3배수를 뽑는다”며 “오히려 특목고에 불리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최상위권 학생의 수시 지원 기피에 대해서는 지난 5년간 입시 유형에 따른 재학생의 성취도 결과를 토대로 봤을 때 우려할 일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국 팀장에 따르면 “수능에서 한 문제 더 맞는다고 다른 학생에 비해 GPA(Grade Point Average)가 더 높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국 팀장은 입시 유형에 따른 재학생의 성취도 결과를 봤을 때 오히려 수능성적이 조금 낮더라도 고등학교 교과과정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학생이 대학생활에서 좋은 성취를 거뒀다고 덧붙였다.

올해 수시 전형 경쟁률이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학교 측은 변경된 수시 전형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국 팀장은 “수시 전형의 성패를 경쟁률과 전형료 수입으로만 판단하는 일부 언론의 작태는 우스운 일”이라며 “수시 전형의 성패는 얼마나 좋은 인재를 선발했느냐에 따라 갈리는 것이며, 우리 학교는 성장 가능성이 많은 학생을 선발하는 데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이윤수 기자 dldbstn12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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