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천극장 폐쇄 언제까지 이어지나
노천극장 폐쇄 언제까지 이어지나
  • 심건후 기자
  • 승인 2014.09.20
  • 호수 14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발 여부 불확실, 학내 여론 수렴도 못 해

학생 사회 일각에서 서울캠퍼스 노천극장 폐쇄가 장기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미래 자동차 연구센터의 신축공사가 끝나더라도, 지난 1월 우리 학교가 CJ E&M, KDB 인프라와 체결한 업무협력 협약(이하 MOU)으로 노천극장이 개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 측에 의하면 노천극장은 내년 4월 30일까지 폐쇄될 예정이다(본지 1406호 1면).

미래 자동차 연구센터 신축공사 이전에 노천극장은 크게 △무대공연 공간 △학생총회 공간 △휴식 공간의 기능을 했다. 그러나 폐쇄된 노천극장은 현재 세 가지 역할 중 무엇도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 19일 시작해 오는 23일까지 진행 중인 애한제에서도 노천극장은 굳게 닫혀있을 예정이다.

노천극장 폐쇄로 무엇이 불편한가
노천극장은 축제 기간에 △동아리 연합회 행사 △응원제를 포함한 전야제 △한양가요제의 무대로 활용됐다. 노천극장이 폐쇄된 후 첫 축제인 이번 애한제는 대운동장에서 무대 공연을 진행한다. 서울캠퍼스 부총학생회장 신하섭<인문대 국어국문학과 10> 군은 “축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무대공연은 모두 대운동장에서 진행된다.”며 “우리 학교의 명물이라고 할 수 있는 노천극장에서 축제를 진행하지 못해 아쉽다.”고 밝혔다.

▲ 미래 자동차 연구 센터 공사로 인해 노천극장에 공사 장비들이 놓여있다. 현재 안전상의 문제로 학생들의 출입이 불가능한 상태다. 따라서 이번 축제에서는 학생들이 노천극장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노천극장의 폐쇄로 인해 학생 휴식 공간이 사라진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과방과 동아리방 등 학생자치공간을 제외하면 현재 서울캠퍼스 내에서 학생이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은 경영대 앞 행원파크와, 건물 앞에 설치된 벤치가 전부다. 특히 벤치의 경우 개수가 많지 않고 몇몇 단과대 앞에만 설치돼있다. 교내 휴식 공간에 대해 유솔리<사회대 사회학과 11> 양은 “노천극장이 열려있을 때는 빈 강의 시간에 친구들과 노천극장에서 쉬곤 했다.”며 “지금은 마땅히 쉴 곳이 없어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는 편이다.”고 말했다.

이어 신 군은 학생의 의견을 모을 수 있는 구심점이 사라진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모든 학생의 의견을 모을 수 있는 학생총회의 공간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학생총회는 재학생의 10% 이상이 참여해야 성사된다. 신 군은 “학내 민주주의 실현의 공간으로 학생의 의견을 모을 수 있는 곳은 사실상 노천극장이 유일했다.”며 “한마당에서 학생총회를 시도한 적이 있었지만, 한마당은 장소가 협소한 데다 통행로로 쓰이기 때문에 학생총회를 열기에 제약이 크다.”고 덧붙였다.

노천극장 개방 여부 불투명해
내년 4월 30일 이후, 노천극장이 개방될 것인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미래 자동차 연구센터 신축공사 이후 CJ E&M, KDB 인프라와 체결한 MOU에 의해 곧바로 노천극장이 개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획처에서 MOU와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기로 했지만, 아직까지 발표된 내용은 없다. 이 같은 사실과 관련해 김연산<기획처 전략기획팀> 팀장은 “9월 중 발표되기로 한 MOU 계획이 미뤄졌다.”며 “MOU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10월 중으로 나올 것 같다.”고 밝혔다.

현재 노천극장 개발에 대한 입장은 학생 사이에서도 분분한 상태다. 지난 학기 총학 측에서는 ‘노천을 지키자’는 문구를 내걸며 사실상 노천극장 개발에 반대하는 서포터즈 운동을 진행한 바 있다. 또, 지난 학기 전학대회에서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장 김창식<공대 기계공학부 08> 군은 “개발에 대해 학생들의 다양한 입장이 있을 수 있지만, 총학 측의 입장에 동의하는 의견이 많다고 생각하고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전학대회에서는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일부 대의원이 반대의견을 표했다. 한 경영대 대의원은 “경영대의 경우 노천극장 개발에 찬성하는 입장이 다수인데, 마치 전체 학생의 의견이 노천극장 개발 반대인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다”며 “노천극장 개발에 대해 학생의 의견을 묻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MOU에 대한 계획이 미뤄졌기 때문에 노천극장 개발에 대한 학생 총 투표 계획 역시 불투명해졌다. 지난 학기에 총학 측은 이번 학기 초에 MOU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받아 10월 중으로 노천극장 개발 여부를 공론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MOU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다음 달에 발표되기 때문에, 11월로 예정된 노천극장 개발에 대한 학생 총 투표는 학생 사이의 논의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되거나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사진 한민선 기자 vvhan0920@hanyang.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