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 예산 집행 감시 기구 없어
총학생회 예산 집행 감시 기구 없어
  • 배정은 기자, 심건후 기자
  • 승인 2014.05.31
  • 호수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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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내역 공개 실효성 있나

총학생회(이하 총학)의 예산은 △교비 △스폰서비 △학생회비 세 가지로 이뤄진다. 교비는 학교로부터, 스폰서비는 총학을 지원하는 개인이나 단체로부터 지급되는 돈을 뜻한다. 반면 학생회비는 학생들의 자율 납부를 통해 조달된다. 학생회비는 등록금과 함께 학기 초 등록금 고지서에 고지된다. 예산 중 일부가 학생이 내는 학생회비로 구성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내에 총학의 예산 집행 내용을 감시할 수 있는 기구가 없다.

총학의 예산안 결재와 지출 내역 보관 방식
서울캠퍼스 총학의 예산과 결산은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에서 예·결산 심의를 거쳐 결정된다. 예·결산 심의는 출석 의원의 2/3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된다. 만일 이 기구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안건을 수정해 전학대회를 다시 개최해야 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성사되지 않는 경우에는 총학생회장 승인 아래 예년에 준하는 수준으로 예산을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예·결산안이 통과되면 총학은 이를 월별로 정리해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대자보 형태로 각 단대 건물이나 교내 곳곳에 부착해 공고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총학차원에서도 주별 현황을 정리해 보관한다.

ERICA캠퍼스 총학의 예산안은 서울캠퍼스 총학의 예산안보다 더 간편한 방식으로 책정된다. 총학의 회장단과 집행위원장 및 사무국장은 학기 초에 진행 중인 사업과 앞으로 진행할 사업을 고려하여 예산안을 책정한다. 그 뒤 예산안을 학생처에 보고하고 통과시킨다. 총학의 모든 예산은 사무국장 명의의 통장으로 관리가 되고 있다.

ERICA캠퍼스 총학 내에서 각각의 사업국이 진행하는 사업은 많다. 하지만 예산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모든 사업에 예산을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에 총학은 한 사업국이 예산을 사용하고자 할 때 정해진 형식의 지출계획서를 작성하는 규칙을 둔다. 하지만 지출계획서를 작성한다고 해서 예산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ERICA캠퍼스 사무국장 신주희<공학대 정보시스템공학과 10> 양은 “작성된 지출계획서는 부총학생회장과 총학생회장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사용한 예산의 모든 지출 내용은 영수증으로 발급받아야 하며, 그 영수증 각각에 지출증빙을 작성해야 한다. 사용 내용을 담은 서류는 학기 내내 보관된다.

총학 “총학생회실 찾아와 확인하라”
현재 서울캠퍼스에는 총학 회계 감시기구가 없는 상황이다. 학생회칙상 감사위원회를 설치하게 돼 있지만, 서울캠퍼스의 경우에는 전학대회가 그 역할을 대신하기 때문이다. 이에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장 김창식<공대 기계공학부 08> 군은 “아직 독립성을 가진 기구를 유치하는 것에 대한 의견이나 요구가 없어서 독립 기구를 두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김 군은 “동국대의 경우 총학과 분리된 기구에서 예·결산과 선거를 담당한다”며 “이러한 형식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RICA캠퍼스 역시 예산 집행에 대한 감시 기구가 따로 없다. 또한, 예산 사용 내용을 게시하는 창구를 따로 마련하고 있지 않다. 이에 대해 신 양은 “예산 집행에 대한 감시 기구나 상시 보고 창구는 없는 것이 사실이다”며 “지출 내용에 대해 궁금한 학생은 총학실에 찾아오거나 연락하면 언제든 사용 내용에 대한 자료를 받아갈 수 있다”고 밝혔다.

회계 감시기구의 부재로 인해 지난달 서울캠퍼스에서는 회계에 대한 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달 페이스북 페이지 대나무숲에서 ‘서울캠퍼스 서포터즈 활동’을 위한 바람막이 구매에 대해 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에 김 군은 “학생들이 총학 측의 회계 공개 부분에 대해서 미진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오는 5일 토론회를 진행하고 설문조사를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받아들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회계 감시기구가 부재할 경우 이런 문제는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현재 예산 내용에 대한 정보는 서울캠퍼스의 경우 한 달에 한 번, ERICA캠퍼스의 경우 한 학기에 한 번 총학 측에서 공지하는 내용을 통해서만 알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A는 “총학 측은 예산 내용에 대해 알고 싶으면 언제든지 총학생회실을 방문하라고 하지만 이런 방식이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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