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지키는 진짜 영웅은 누구?
학교를 지키는 진짜 영웅은 누구?
  • 이윤수 기자
  • 승인 2014.05.18
  • 호수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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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ICA캠퍼스 박정배 상황실 팀장님

박정배 팀장은 학교의 안전을 담당하는 상황실에서 7년째 근무하고 있다. 상황실은 학교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사고를 한눈에 관찰하는 곳이다. 학교에 설치된 많은 CCTV들이 바로 상황실로 연결되어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박 팀장은 각종 사고에 즉각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일종의 10분 대기조인 셈이다. 실제로 상황팀은 학교에서 문제발생시 가장 먼저 판단을 제시하고 대처한다. 하지만 팀장은 모든것을 본인의 공으로 돌리기 보다는 경비요원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는다.



가장 큰 문제는 화재!
모든 학교가 그렇겠지만, 화재는 교내에서 가장 큰 위험요소이다. 캠퍼스에 공대 건물 비율이 높은 우리 학교는 실험실이 매우 많다. 실험실에서는 취급하기 어려운 화학약품 등이 쓰이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공대 뿐만 아니라 디자인 대학 같은 경우 실험실에서 도시가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간혹 학생들이 도시가스 밸브를 잠그지 않고 그대로 두는 경우가 있는데요. 자칫 큰 폭발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항상 더 신중을 기해 순찰하고 확인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음주’로 인한 화재의 발생 가능성도 있다. 동아리나 학회실에서 음주를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많은 학생이 대수롭지 않게 음주를 하기 때문에 그 문제가 더욱 심각한 편이다. 여름철은 음주에 의한 화재사고가 많지 않지만, 겨울이 되면 난방장비로 인해 쉽게 화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겨울에 좀 더 삼엄하게 경비를 하는 편이다.

“물론 음주도 대학생활의 일환으로 이해합니다. 이런 캠퍼스 추억도 없이 어떻게 대학생활이라고 할 수 있겠어요. 하지만 지나친 음주로 몸을 못 가눌 정도가 된다면, 난방 기구에 의한 화재 혹은 누전사고가 발생하여 자칫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담뱃불에 인한 화재사고도 무시할 수 없다. 과거 기숙사 매립장 화재의 원인 또한 담뱃불로  추정된다. 봄이나 가을에 큰 산불이 나는 것처럼 우리 학교도 충분히 담뱃불로 인해 큰불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우리 학교 ERICA캠퍼스 근처에는 많은 초목과 낙엽들이 있기 때문에 작은 담뱃불이라도 큰 화재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이런 학교 또 없습니다
초등학교 근처에서 교통지도를 하는 ‘녹색 어머니’를 본적이 있을 것이다. 우리 학교 ERICA캠퍼스는 차량의 왕래가 잦은 편에 속한다. 학교 내부 차량 뿐만 아니라 외부 차량의 유입도 많다. 그 뿐만 아니라 교내 30km 서행을 지키지 않는 차량, 과속방지턱이 있어도 그냥 속도를 내는 차량도 더러 있다. 때문에 상황실에서는 학생들이 등교하는 오전 9시와 하교하는 5시를 기점으로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을 설정하여 ‘녹색 어머니’처럼 교통지도를 하고 있다. 학생들이 무단횡단을 하지 않고 횡단보도로 길을 건널 수 있게 지도한다. 또한 교내 과속차량을 대상으로 훈계를 하는 등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교통지도를 시작한 지는 3년이 됐습니다. 교내에 횡단보도가 있었지만 솔직히 말하면 지키는 학생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특히 등교 시간이 되면 차로와 인도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질서가 없었기 때문에 사고가 잦았습니다. 이건 아니다 싶어서 학생들이 많이 이동하는 곳을 선정하여 교통안전구역을 설정하고 안전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몇 년 사이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많은 학생이 휴대전화를 보면서 이동하곤 한다. 심지어 이어폰을 끼고 걷는 학생들도 많기 때문에 아찔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한다. 인도를 이용할 때는 어느 정도 이해가 되지만, 도로를 건널 때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박 팀장은 걱정이 앞선다.

자전거를 이용하는 학생들도 늘었다. 안산시에 폐달로(자전거 대여사업)가 보급이 됐고, 학교가 워낙 넓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용자 수가 늘었다. 자전거는 마음만 먹으면 쉽게 속도를 낼 수 있다. 때문에 자전거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 또한 날로 증가하고 있다. 자동차도 서행을 해야 하지만, 자전거의 서행도 필수적이다. 과거 학교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던 학생이 차에 치이는 사고도 발생한 적이 있다.

남이 아닌 우리
모든 단과대학, 학교건물 그리고 안전지역에는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노력하시는 경비요원들이 있다. 모든 사건·사고의 현장에도 먼저 달려가는 분들이 바로 이분들이다. 하지만 학생들이 이분들의 존재를 경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분들은 학생을 위해서 최전방에서 일 하시는 분들입니다. 하지만 극소수의 학생들이 무례한 행동을 하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모든 책임을 이분들의 탓으로 돌리고, 아버지뻘 되시는 분들에게 욕을 하는 경우도 있죠,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안타깝고, 화가 납니다.”

최근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경비요원 고용률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과거에 비해서 적은 인원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분들이 관리 감찰을 소홀히 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교대근무를 하면서 학교를 순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가끔 학생들이 본인들의 부주의로 인해 발생한 사건들을 경비요원의 탓으로 돌리는 일들이 있다. 이런 경우에 항상 경비요원분들은 ‘을’의 입장이 되기 때문에, 잘못을 하지 않았지만 그 책임을 그대로 질 수밖에 없다.

“경비 아저씨들은 학생들이 인사를 해주는 것만으로도 큰 감사함을 느낍니다. 가끔 학생들이 선물이나 편지를 해주면 바로 자랑을 합니다. 벽에 걸어 놓고 자랑을 하시는 분들도 있고 그분들은 사소한 것으로 보람을 느끼면서 일을 합니다.”

경비요원들도 똑같은 사람이고, 한양이라는 이름 안에서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에게는 항상 학생이 먼저고, 안전이 우선이다. 따뜻한 인사 한마디가 그들에겐 큰 힘이 된다.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줬으면 좋겠습니다. 단순히 돈 받고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닌 학교의 구성원으로서 학생들이 인정하고 존중해 주길 부탁드립니다.”

안전한 학교는 지금도 진행 중
작년과 비교했을 때 우리 학교 ERICA캠퍼스의 사고빈도는 현저히 줄었다. 작년 이맘때 10건이었던 사고가 현재는 1건밖에 발생하지 않았다.

“2008년을 기점으로 학교에서 일어나는 교내 사건·사고의 빈도가 현저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의 경우는 급격히 줄었습니다. 잔사고들은 있지만, 큰 사고들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간혹 학생들이 사고가 발생했을 때, 바로 근처 소방서나 경찰서로 연락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상황실로 신고를 하는 것이 현명한 대처법이다. 학생들 가장 가까이에서 신속하게  대처하는 것이 바로 상황실의 역할이다. 상황실은 항상 학교와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항상 학생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도움이 필요하다.

△첫째, 학생들이 실험실규칙이나 문단속과 같은 기본적인 매뉴얼을 잘 따라야 한다. △둘째, 가급적이면 이동 중에 이어폰이나 휴대전화 사용을 자제한다. △셋째, 경비아저씨를 남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너무나도 당연하고 간단한 것들이다. 안전한 학교는 상황실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사진 송유정 수습기자 dbwjd2256@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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