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잘 살고 있나요
당신, 잘 살고 있나요
  • 금혜지 기자
  • 승인 2014.05.12
  • 호수 1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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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특집② 주거형태는 만들어가는 것이다>
당신, 잘 살고 있나요

대학생이 되기 전까지만 해도 한순이에게 집이라는 공간은 지극히 ‘당연한’ 공간이었다. 집은 항상 같은 자리에 있었고, 집에서 모든 생활이 시작되고 끝났으며 사생활을 보호해 주었다. 집의 존재에 대해서 의문을 품을 기회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학교를 다니기 위해 서울에서 혼자 살게 된 지금, 다시 한 번 집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혈연과 함께 사는 곳, 사적인 영역이 보장되는 곳이 아닌 주거 공간을 찾기 시작했다. 어디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

대안의 대안 찾기
민달팽이 주택협동조합은 청년주거의 안정화와 보편적 주거권 보장을 위해 탄생했다. 협동조합의 형식을 통해 대안적 주택을 직접 공급하여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다.

민달팽이 주택협동조합은 조합원들이 주거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갈 수 있는 ‘사회적 주택’의 공급 및 관리를 맡으며, 민달팽이 주택협동조합의 조합원들은 조합의 서비스를 공동이용 하고 조합을 함께 소유한다.

민달팽이 주택 공급은 조합원들의 출자금을 기본으로, 공적 자원과 연계하여 사회적 주택을 건설 및 공급한다. 주택의 형태는 쉐어하우징에 알맞은 형태로 설계하여 입주자 간의 공동체 의식을 높인다.  또한 입주한 조합원들의 주거비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건설원가에 기반을 두어 임대료를 산출하고, 수선과 운영비용을 제외한 일체의 비용을 최소화한다. 조합은 일정 구좌이상을 출자한 조합원에게 ‘입주 조합원’의 자격을 부여하며, 입주 조합원은 신청순위에 따라서 주택에 입주한다. 입주한 조합원은 계약기간이 경과하면 무제한으로 계약을 갱신할 수 있다.

민달팽이 중개 서비스는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공인중개 서비스다. 단순히 계약을 성사시켜 복비를 받아내기 위한 중개가 아닌 입주하는 조합원들의 요구에 얼마나 수렴하는지가 기준이 된다. 조합원은 중개 뿐 아니라 조합으로부터 주거 상담도 받을 수 있다.

룸메이트 매칭 프로그램은 쉐어하우스에 살고자 하는 입주 희망자를 모집하여 희망자들의 취미나 성격, 요구에 따라 룸메이트를 주선해 주는 사업이다. 조합은 매칭이 성사되어 주거 공동체를 꾸린 구성원들에게 지속적인 모니터링 및 공동체 교육프로그램과 주거와 생활에 관련된 교육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정부 차원의 공공임대주택이 사후 관리 미비로 인해 문제점이 생겨나는 점을 보완할 수 있다.

▲ 쉐어하우스 우주의 여러 지점 내부 모습이다. 공급뿐만 아니라 주거의 질도 함께 높인 흔적이 보인다.


생활과 관심사를 공유하다, 쉐어하우스 우주(WOOZOO)
쉐어하우스(share house) 주거 문화는 한 집에서 다수의 사람들이 거실, 주방, 식당, 욕실을 공유하며 사는 주거 형태를 의미하며, 1인가구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논문 「공유문화로서의 쉐어하우스」에 따르면 쉐어하우스의 의의는 △금전적 비용의 절감 △부동산 가치 재창조 △커뮤니티 형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즉, 주거비용을 공동 세입자들이 나눠 지불하므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지방에서 거주하는 젊은 세대들의 도심거주를 촉진할 수 있다.

또 새로운 공동 거주지를 만들 때 중고 부동산 시장을 활용하고, 거주자의 선택에 따라 주거지를 중심으로 커니티를 형성할 수 있다.

이런 쉐어하우스 방식을 청년들의 삶에 도입해 집을 단순히 ‘사는 곳’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는 곳’으로 만든 단체가 있다.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년 5명이 만든 소셜 벤처기업 ‘프로젝트 옥’이다. 프로젝트 옥에서는‘WOOZOO(이하 우주)’라는 쉐어하우스를 청년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우주는 방이 아닌 집을 임대하여 실내 리노베이션을 거쳐 대학생에게 재임대한다. 보증금의 부담을 프로젝트 옥 측에서 감수하고, 월세를 저렴하게 낮춤과 동시에 달마다 지불하는 광열비를 입주자들이 나눠 부담하는 방법으로 주거비의 하락을 유도했다.

프로젝트 옥은 현재 서울 시내에 16개 지점의 쉐어하우스 우주를 만들었다. 각 지점들은 모두 특정 컨셉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는데, 이는 주거 공급 자체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대상자들의 특성을 고려하여 공간을 구성하기 때문이다.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 디저트를 좋아하는 사람들, 금융인을 꿈꾸는 사람들 등 비슷한 성향이나 관심사를 가진 입주자들이 한 집에 살게 된다.

우주에 입주하기 위해서는 홈페이지를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홈페이지에 입주 가능 여부가 표시되기 때문이다. 퇴실 예정자가 있거나 공실인 경우 입주 신청서를 작성에 제출하면 우주 측에서 개인의 성향, 관심사 등을 판단해 입주 여부를 결정한다. 입주 후에는 각 지점의 컨셉에 맞게 새로운 주거 커뮤니티가 형성된다. ‘우주인의 밤’과 같은 행사를 통해 지속적인 네트워킹을 시도하고 있다.

잘 살 곳을 찾자
사실 청년 주거문제는 가장 근본적으로 부동산 정책, 청년복지 향상, 지원확대, 1인가구 확대 등의 방법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정책적 차원에서 문제에 접근하기 이전에, 정책을 움직이기 위해 청년들은 이미 스스로 움직이고 있다. 이한솔<민달팽이 유니온>전 위원장은 “집은 사는(buying) 것이 아니라 사는 (living) 곳이 되어야 한다. 이렇게 집에 대한 인식이 변화한다면 청년주거 문제를 비롯하여 대한민국 전반적인 주거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 본다.”라며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주거 방안을 모색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참고 논문 「공유문화로서의 쉐어하우스」
「‘거주’공간이 아닌 ‘성장’의 공간을 제공하는 [woozoo]」
출처 구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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