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덕호 총장 축사>
<임덕호 총장 축사>
  • 임덕호 총장
  • 승인 2014.05.12
  • 호수 14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늘 우리는 개교 75주년이라는 자랑스럽고 한편으로는 엄숙한 역사 앞에 서 있습니다. 75년의 역사를 거치며 오늘날 한국 사학의 정상에 서게 된 한양의 모습이 자랑스럽지만 75년의 역사 속에 축적되어 있는 선배들의 고난의 시간을 생각하면 엄숙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오늘 우리는 75주년의 역사를 함께 축하하면서 또한 우리가 누리고 있는 현재는, 한양의 앞서 간 선배들의 노력의 결실이라는 사실을 상기하며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한양 가족 여러분!

개교 75주년을 맞이한 우리는 이제 엄숙한 역사 앞에 서서 한양의 미래를 다시 한 번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흔히 미래를, 우리가 향해가고 있거나 우리를 향해 다가오는 저 머언 시간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미래는 우리가 오늘 만들어가는 시간들의 축적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보자면 오늘 우리가 하는 일이 바로 미래를 만드는 일입니다. 

이러한 미래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역사는 달라지는 법입니다. 오늘을 기준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미래를 기준으로 오늘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설립자 백남 김연준 선생님께서 오늘을 기준으로 미래를 보았다면 아마 한양은 이 세상에 태어나지 못했을 것입니다.

한양이 태동하던 그 시간은 희망이 보이지 않던 일제 강점의 암흑기였습니다. 어두운 현실을 기준으로 미래를 보면 아무런 희망도 보이지 않았지만 백남 선생님께서는 미래를 기준으로 현실을 바꾸려는 열정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미래의 기준, 그것을 우리는 꿈이라 부릅니다. 미래를 기준으로 오늘을 바꾸려고 하셨던 백남 선생님의 꿈이 바로 오늘의 한양을 만들었습니다. 

미래에 대한 확신, 미래를 끌어당기려는 열정, 미래에 대한 꿈이 위대한 역사를 만드는 법입니다. 개교 75주년을 맞이한 오늘, 우리 한양인 모두가 확신과 열정과 꿈으로 한양의 새로운 미래를 만드는 일에 함께 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한양 가족 여러분!

오늘을 기준으로 미래를 보느냐, 미래를 기준으로 오늘을 보느냐에 따라 펼쳐지는 역사가 달라지듯이 나를 기준으로 조직을 보느냐, 조직을 기준으로 나를 보느냐에 따라 우리들이 하는 일의 가치가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미래를 기준으로 오늘을 봐야 하듯, 조직을 기준으로 나를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조직을 기준으로 나를 본다는 것은 모든 가치를 집단의 가치에 매몰시켜버리는 집단우선주의나 집단지상주의를 주장하고자 함이 아닙니다. 백남 김연준 선생님께서 한양을 설립하면서 가지셨던 ‘기술교육을 통해 나라를 구하겠다’는 기술보국의 정신은 국가지상주의나 전체주의를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와 민족에 대한 사랑의 발로였습니다.

개교 75주년을 맞이하여 제가 오늘 우리 한양인께 말씀드리는 ‘조직을 기준으로 나를 보자’는 명제 역시 조직의 가치가 개인적 가치보다 우선해야 한다거나, 개인적 가치를 조직의 가치 속에 매몰시켜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우리가 속한 조직인 한양에 대한 사랑을 통해 나의 행위를 더욱 가치 있는 행위로 만들어가자는 의미입니다.

나의 모든 행위가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벗어날 때 더욱 가치가 많아지는 법입니다. 내가 속한 보다 넓은 조직인 가족, 학교, 국가, 인류로 생각의 기준을 확산할 때 나의 행위는 더욱 가치롭게 됩니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는 나를 기준으로 한양을 볼 것이 아니라 한양을 기준으로 나를 보면서 한양의 새로운 역사를 창조해가게 되기를 간절히 희망해봅니다.

존경하는 한양 가족 여러분!

저는 개교 75주년을 맞이하면서 ‘미래를 기준으로 오늘을 보고, 한양을 기준으로 나를 보자’는 간곡한 부탁을 드렸습니다. 이는 결국 우리의 마음가짐, 태도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마음가짐이나 태도가 바뀌지 않는 한 바뀌는 것은 없습니다. 그래서 존 맥스웰은 ‘태도가 결과를 결정한다’는 말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개교 75주년은 우리에게 새로운 마음가짐과 태도를 요구합니다. 그것은 미래에 대한 ‘꿈’을 가지는 일이고, 내가 속한 한양이라는 조직에 대한 ‘사랑’을 가지는 일입니다.

75년 전 이 땅에 ‘꿈’과 ‘사랑’으로 한양을 태어나게 하셨던 백남 선생님의 고귀한 정신을 오늘 우리는 기억합니다. 그렇듯 또한 머언 미래에도 오늘 우리가 가졌던 ‘꿈’과 ‘사랑’이 후배들에게 기억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한양의 75주년을 다시 한 번 함께 축하합시다. 감사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