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구경할 때 미세먼지 조심하세요
벚꽃 구경할 때 미세먼지 조심하세요
  • 전예목 기자
  • 승인 2014.04.06
  • 호수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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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미세먼지가 수명을 단축한다는 말은 과장

예년보다 날씨가 따뜻하더니 3월에 벚꽃이 만개했다. 서울에서 3월에 벚꽃이 핀 건 1922년 기상청이 벚꽃 개화를 관측한 이래로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하지만 벚꽃을 구경하러 갈 때 유의해야 할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미세먼지다. 봄나들이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의 건강도 위협하는 미세먼지. 과연 미세먼지의 정체와 위험성은 무엇이며 우리가 대처할 방법은 없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미세먼지의 정체를 밝혀라!
먼지를 분류할 때는 대부분 먼지 입자의 지름을 기준으로 한다. 지름이 10㎛ 정도 되는 먼지를 미세먼지라 하고 주로 PM(Particulate Matter)이라는 명칭과 지름을 함께 표시한다.

한편 이보다 더 작은 먼지를 지칭하는 말도 있다. 지름이 2.5㎛ 정도의 입자는 초미세먼지라고 하고 아까와 같은 방법으로 PM2.5라 표시한다. 초미세먼지는 보통 50~70㎛인 머리카락 지름의 20분의 1 정도 크기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매우 작다. 김윤신<한양대 환경 및 산업의학연구소> 소장은 “예전에는 먼지의 입자 지름의 중요성을 알지 못해 다른 기준으로 먼지를 분류했으나, 현재는 먼지 지름에 따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라고 먼지의 지름이 먼지를 구분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 경위를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런 미세먼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미세먼지는 대부분 인간 활동으로 형성된다. 자동차 매연이나 화석연료를 태워 발생하는 스모그 등이 주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미세먼지는 대부분 중국에서 형성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 소장은 “최근 수년간 진행된 중국의 빠른 산업화와 더불어 중국인의 70%가 석탄을 난방으로 이용함에 따라 오염물질 및 미세먼지의 배출량이 증가했으며, 이로 인해 국내에 미치는 미세먼지의 영향도 급증했다”라고 말했다.

반면에 봄의 불청객인 황사는 자연 발생적인 원인으로 생성된다. 황사는 미세한 모래 먼지가 대기 중에 퍼져서 하늘을 덮었다가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미세먼지가 인위적인 활동으로 발생되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그러나 김 소장에 의하면 “황사의 아주 작은 먼지가 편서풍을 타고 우리나라로 올 때 중국 산업단지의 매연과 만나면 미세먼지화된다”라고 말해 황사가 미세먼지로 바뀌기도 함을 시사했다.

미세먼지의 유독성은 어느 정도일까?
미세먼지의 해로움은 역사적으로도 검증됐다. 그 중 대표적인 사건이 바로 1952년에 영국에서 발생한 런던 스모그 사건이다. 영국 특유의 습한 기후와 석탄 연기에 섞여 나온 아황산가스가 결합하면서 열흘 사이에 런던 시민의 약 1만 2,000명이 만성 폐 질환이나 호흡장애로 죽거나 장애를 입었다. 이를 계기로 영국은 대기 오염의 심각성을 깨닫고 1956년 대기오염 청정법을 제정했다. 이후 세계 모든 나라에 대기오염이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했다. 이렇듯 미세먼지는 급성 기관지염과 같은 호흡기 질환을 유발해 심하면 사망에 이르게 하기도 한다.

미세먼지가 유독한 이유는 먼지에 산 성분이 달라붙어 있어서다. 염호기<서울백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미세먼지가 호흡기관을 통해 들어오면 미세먼지에 붙어있는 질산염과 황산염들이 기관지나 기도의 수분과 반응한다. 이때 질산이나 황산으로 바뀌는데 이 경우에 산 성분이 섬모를 손상해 염증을 유발한다”라고 설명했다. 또 일반적으로 대기오염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들은 급성이 아닌 만성질환이지만 미세먼지에는 바이러스나 세균이 붙어 있어 급성기관지염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미세먼지가 수명을 단축한다는 언론의 보도는 과장된 측면이 있다. 김 소장에 따르면 “(그런 실험결과는) 통계적 모델링을 통해 나온 결과이기 때문에 반드시 그렇다고 보기 힘들다”라고 했다. 또 호흡기 질환은 미세먼지뿐만 아니라 다른 대기오염에 의해서도 발생해 미세먼지로만 수명이 단축된다고 볼 수 없다. 덧붙여 김 소장은 “건강한 성인은 어느 정도 수준의 대기오염은 다 버틸 수 있다. 다만, 어린이나 노약자 그리고 평소 기관지 질환을 가진 환자가 위험한 것이다”며 “영국 스모그 사건 때도 사망자의 대부분이 그런 부류였다”고 말했다.

미세먼지 이렇게 대처하자
미세먼지를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다. 외출할때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일반 마스크보다는 황사 마스크(식약처 인증)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외출 후에는 옷을 바로 갈아입고 손을 포함한 몸의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

실내의 경우에는 환기를 자주 해야 한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미세먼지가 실내로 유입될 수 있으므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외부의 미세먼지 유입을 차단하겠다고 창문을 계속 닫아두면 안 된다. 김 소장은 “환기를 차단하면 실내 미세먼지의 농도가 더욱 높아질 수 있으므로 창문을 아주 잠깐 열어둔 뒤 공기청정기와 에어워셔 등을 통해 실내 공기를 세척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라고 조언했다.

학교 차원에서도 미세먼지를 대비하고 있다. 송현주<한양보건센터> 직원은 “미세먼지 등으로 인한 알레르기, 인후통, 콧물, 결막염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학생에게 증상 개선을 위한 일반의약품과 마스크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미세먼지 발생 시 대처요령 등에 대해 학생 및 교직원에게 공문, 메일, 채널H 등 각종 매체를 통해 안내하고 있다”라고 했다.

개별 미세먼지 예보 무료 문자서비스를 받아볼 수도 있다. 신청은 환경부 에어코리아 홈페이지 www.airkorea.or.kr, 서울특별시 대기환경정보 www.cleanair.seoul.go.kr에서 하면 된다.


도움: 김윤신<한양대 환경 및 산업의학연구소> 소장
송현주<한양보건센터>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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