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대라서 서러워요
체대라서 서러워요
  • 이윤수 기자
  • 승인 2014.04.01
  • 호수 1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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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체대 시설과 애매한 소속의 선수 학생들

우리학교 ERICA캠퍼스는 ‘전국 12위의 명문대학’이라며 학교를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ERICA 캠퍼스의 체육 시스템과 시설 또한 전국 12위 수준일까? 선수 출신학생들이 겪고 있는 한 지붕 두 살림 생활과 구멍 나고 녹이 슨 열악한 운동시설등 일반학생들과 체대생들이 겪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서 파헤쳐 보자.

열심히 하고 싶지만, 열악한 환경 때문에
어느덧 찾아온 따뜻한 봄 날씨에 많은 학우가 운동을 하기 위해 체육관을 찾는다. 학생들이 자주 찾는 농구장과 풋살장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또한 운동 동아리들이 새 학기를 맞아 길거리 농구대회나, 정기적인 연습을 위해 농구장을 찾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운동을 하는 학생들이 늘어날수록 열악한 체육시설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 찢어진 풋살장 철조망
우리 학교의 체육시설은 안산시 내에서도 열악하기로 유명하다. 농구 골대만 해도 기둥이 부분적으로 녹이 많이 슬어있고, 그물이 제대로 달린 농구코트 또한 없다. 그뿐만 아니라 아스팔트 위에 농구코트가 있기 때문에 혹시라도 넘어지기라도 한다면, 큰 찰과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학생들이 즐겨 찾는 풋살장 또한 상황은 마찬가지이다. 풋살 정식규격으로 경기장이 세워지지도 않는데다가, 경기장을 둘러싸고 있는 철조망에 큰 구멍이 있어 걸핏하면 공이 경기장 밖으로 나가기 일쑤다.

진상하<공학대 기계공학 09>군은 “야외 농구코트에 있는 골대에 그물도 없고, 바닥이 아스팔트라 위축된 플레이를 할 수밖에 없다”라며 “안산에 있는 다른 대학과 비교했을 때 우레탄 코트나 잔디 구장도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고자 학교 측은 작년 9월부터 야외농구코트 우레탄 공사와 인조잔디 풋살구장 건설을 약속했지만 아직 시행되고 있지 않아 학생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줬다.

이 같은 상황 때문에 일반학생뿐만 아니라 체대학생들 또한 많은 피해를 보고 있다. 한 사례를 보자면 테니스전공인 예체능대 학생은 매일 전공시간에 뜯어진 테니스 코트에서 경기를 진행하기 때문에 수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뜯겨진 테니스 코트에서 운동을 하고 있는 학생


익명을 요구한 학생 A는 “우리 학교만큼 열악한 시설을 갖춘 학교는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학교 측에 시설에 대해 많은 건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큰 변화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는 ‘낙동강 오리알’
우리학교 농구, 배구, 축구등 운동부 선수학생들은 뛰어난 기량으로 매년 한양을 대표하여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하지만 선수 학생들의 애매한 소속 때문에 오는 불편함이 크다. 선수 학생들은 입학할 때 대부분 ERICA캠퍼스 소속으로 입학 하게 된다.  소속은 ERICA캠퍼스 지만 생활반경은 서울캠퍼스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어려움이 발생한다. 선수 학생들의 숙소가 서울캠퍼스에 마련돼 있을 뿐더러 훈련이 서울에서 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시험기간이나 과행사가 있을 시에 학생들은 안산까지 내려와야 하는 불편함을 겪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선수 학생 B는 “1?2학년의 기초필수 수업의 경우 서울에서도 진행되기 때문에 크게 불편한 점은 없지만, 전공핵심이나 심화수업은 ERICA캠퍼스에서만 진행되기 때문에  자주 내려와야 한다”며 “선수들은 훈련이나 시합이 종종 있기 때문에 매일같이 수업에 참여할 수 도 없는 상황이라, 출석율이 낮을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이유로 기초필수 수업이 없는 3?4학년 학생들은 학점을 따기 위해 ERICA 캠퍼스에 자주 들를 수 밖에 없다. 학생들이 안산에 내려왔다가 다시 서울캠퍼스로 돌아가 운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피로가 누적되기도 한다. 또한 시험기간에 시합일정이라도 잡혀버리면 선수 학생들은 시험을 포기하고 경기에 출전하러 나가게 된다.

불편한 소속 때문에 일어나는 문제는 학업적인 면뿐만 아니라 생활적인 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선수 학생들은 운동을 그만두게 되면 본래 소속인 ERICA캠퍼스로 돌아오게 된다. 그런데 선수 학생들은 그동안 서울에서 쭉 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ERICA캠퍼스의 같은 학번 동기가 누군지도 모르는 상태고, 새로운 운동을 통해 학점을 받아야 한다는 문제점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선수학생들은 운동을 그만 두었다는 이유로, 대학생활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면, 애매한 소속 때문에 남들과는 다른 대학생활을 해야 하는 불편함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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