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잃은 대학 스포츠, 현위치는…
갈 곳 잃은 대학 스포츠, 현위치는…
  • 김지수 기자, 이윤수 기자
  • 승인 2014.04.01
  • 호수 1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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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스포츠 사이의 연결고리를 만들어야"

올해 2월 개최된 소치 동계올림픽을 보며 온 국민은 같이 울고, 웃으며 열광했다. 한국은 8개의 메달과 함께 13위를 기록했다. 이제 한국은 스포츠 강국을 넘어 스포츠 선진국을 꿈꾼다. 그러나 과거 한국 스포츠의 한 축을 담당했던 대학 스포츠의 상황은 어떨까. 대학 스포츠는 이제 학교와 대학생들의 외면을 받고 있으며, 텅 빈 관중석만이 선수들을 반기고 있다. 

우리 학교에서는 지난 12월, 2015년부터 체조·육상·유도부의 신입생을 뽑지 않겠다고 했지만,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거센 반발로 결국 발표를 철회했다. 우리 학교뿐 아니라 동국대, 동아대, 성균관대 등 여러 대학의 운동부 역시 해체위기에 놓였지만, 겨우 존속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6, 7년 전 반값 등록금에 관한 논의가 시작된 이후로 대학 역시 재정난에 시달려 운동부의 지원 예산을 줄이거나 해체하는 것이 전반적인 추세가 됐다. 

대학 스포츠의 위기의 원인을 운동부 해체로 인한 것이라고 볼 수만은 없다. 아마추어 농구대회 ‘농구대잔치’, 전국 대학축구 ‘U리그’, 한일 대학축구팀 정기전인 ‘덴소컵’, ‘대학 배구리그’ 등 여러 종목의 대학 스포츠 경기가 매년 개최되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은 이러한 경기가 개최된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차소현<인문대 영어영문학과13>양은 “농구대잔치에 대해서는 최근 드라마<응답하라 1994>를 계기로 알게 됐지만 다른 경기들은 들어본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홍보의 미약함
현재 우리 학교 스포츠 경기 홍보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 학교 차원의 홍보는 △LED 전광판에 경기 일정 알림 △각종 자유 게시판에 경기 일정 게재 △경기 관련 포스터와 현수막 제작 등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김기태<예체능대 체육부실> 직원은 “경기에 관련해 많은 홍보가 이뤄졌으나 가시적으로 드러날 수 있는 성과가 없었다”고 전한 바 있다. (본지 1383호 3면) 김연주<예체능대 경기지도전공13>양은 “서울캠퍼스의 홈에서 경기하는 경우엔 현수막이 붙어있지만, ERICA 캠퍼스의 경우 현수막조차 찾아보기 힘들다”고 했다. 이는 여전히 경기일정에 대한 홍보의 미약함을 보여준다.

박재우<예체능대 생활체육전공>교수는 “대학 스포츠에서 홍보는 기본”이라며 “학생들이 경기에 대해 인식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관심이 없다”며 “홈페이지에 경기 일정 등을 알리는 팝업창을 띄우는 것을 제도화하는 방식 등을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프로리그의 활성화
박 교수는 대학 스포츠 침체이유로 ‘프로리그의 활성화’를 뽑았다. 70년대까지만 해도 고교리그나 대학리그가 스포츠 리그의 주축을 담당했지만, 현재는 프로리그가 활성화된 상태다. 관중들은 경기력이 우수하고 더욱 더 흥미진진한 프로리그로 관심을 돌렸다. 이는 미디어의 발달과도 관계가 있다. 일반 시청자들은 이제 굳이 경기장에 가지 않더라도 세계적인 프리미엄 리그 경기를 안방에서 쉽게 볼 수 있게 됐다.

또한, 박 교수는 “최고의 고등학교 선수들로 뽑히는 학생들 역시 대학 진학보다는 바로 프로리그에 진입하는 경우가 많다”며 “과거처럼 대학리그에서는 인기선수들을 배출하기 힘들고 외국 스포츠 리그에서도 우리나라 선수들을 접할 수 있게 되면서 외국 스포츠 리그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졌다”고 대학 스포츠의 침체 이유를 설명했다.

대학 스포츠 부활의 힌트
하지만 이런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프로리그만큼이나 오랫동안 학생들이 열광해 온 대학 스포츠 리그가 있다. 바로 연세대학교와 고려대학교의 정기 스포츠 대항전인 ‘연고전(고연전)’이다. 이는 거의 유일하게 대학생들 사이에서 파급력이 큰 스포츠 이벤트이며 성공적인 대학 스포츠 브랜드화 사례로 뽑힌다. 여기서 우리대학의 스포츠 부활을 위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김유경<연세대 교육학과13>양은 “연고전을 관람하면서 학교에 대한 애교심이 강해졌다”며 “그 날의 열기와 전율, 모두가 열광하는 분위기는 그 안에서만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연고전은 스포츠 경기 그 이상이다. 배재윤 <연세대 스포츠사회학연구실 연구원>은 논문 「연고전의 스포츠 이데올로기」에서 “연고전이 스포츠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이벤트로서의 특징을 바탕으로 운영된다”라며 연고전을 단순히 스포츠 경기가 아닌 문화적 맥락에서 설명했다.

 이처럼 대학 스포츠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일회성 경기가 아닌 일반 학생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이벤트로서의 특징을 가진 경기가 필요하다. 일부에서는 “연고전처럼 우리 학교와 성균관대 사이의 정기전 ‘한성전(성한전)’을 만들자”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의견만이 제시될 뿐, 여러 복합적인 어려움을 이유로 실제 경기 개최는 일부 스포츠 종목에만 한정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다른 학교와 교류전은 학생들로 하여금 자부심과 학교에 대한 애착심을 고취시킨다”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박 교수는 대학 스포츠 활성화 방법에 대해 “우리 학교만의 문화와 스포츠 사이의 연결고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또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와 동기부여를 이끌어 내고 흥미를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우리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에 의한 스포츠 잡지 ‘사자후’ 를  매 분기마다 발간하고 있다. 또한,  ‘농구좋아한양’ 캠페인 등을 통해 대학 스포츠를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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