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연애의 시작, 고무신
또 다른 연애의 시작, 고무신
  • 이윤수 기자
  • 승인 2014.03.08
  • 호수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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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신, 꽃신 그리고 군화가 말하는 연애

남자 대학생이라면 꼭 가져야 하는 2년의 공백, 군대. 입대 시즌인 요즘, 많은 커플들이 군 문제로 걱정하고 있을 것이다. 시련과 고난이 가득한 군 복무 중에도 꾸준히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흔히들 말하는 ‘일말상초’(일병 말, 상병 초에  커플들이 헤어진다)는 정말 있는 것일까? 군에 가서도 꾸준한 사랑을 주고 받을 수 있는 방법을 고무신과 꽃신, 그리고 군화들의 이야기를 통해 들어보도록 하자.

인물소개

이곰신(가명) /고무신/ 56일째에 남자친구가 입대 현재 8개월째 기다리는 중

박근희<사회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11> 최혁진<사회대 사회학과 11>/꽃신, 군화/만난지 1년 되기 직전에 입대, 올해 제대,

한대신문(이하 한): 남자친구를 보내면서 주변의 유혹에 흔들릴 수도 있었는데 그런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나요?

이곰신(이하 이): 군대가 아니더라도 그런 유혹에 노출되기는 쉽기 때문에 꼭 군대를 가서 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내가 이 사람을 얼마나 좋아하느냐의 문제인 것 같아요. 요즘은 데이트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가끔 들어요. 근데 그게 다른 남자랑 데이트를 하고 싶다는 게 아니라 빨리 남자친구가 나와서 예전처럼 데이트를 하고 싶다는 그런 감정이에요.

▲ 박양이 군대간 남자친구에게 보내준 편지

박근희(이하 박): 솔직히 말하면 대쉬가 많이 들어왔어요. 그럴 때마다 “남자친구가 군 복무 중인데 불안하게 하고 싶지 않아요” 라고 딱 잘라냈어요. 이렇게 말하면 오히려 더 남자친구를 생각하게 되고 애틋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그런 유혹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아요.

한: 군대에 있을 때, 여자친구가 다른 남자를 좋아하게 될까 봐 걱정되지는 않았는지 궁금해요.

박: 맞아요, 누가 번호를 물어볼 만큼 매력있는 여잔데 나 아직 너 기다리고 있다고 일부러 표현해요. 남자친구에게 기특하고 대견하다는 얘기를 듣고 싶었어요.

한: 일말상초라는 말이 있어요. 실제 군복무기간 중에  위기가 찾아오는지 궁금해요.

박: 군대 가기 전부터 주변에서 정말 말을 많이 해요. 사실 정작 기다려보지도 않았던 사람들이 ‘기다리다 배신 당한다’고 말을 하니까 저도 걱정이 많았어요. 그럴 때일수록 저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내가 어떤 선택을 할 건지에 대한 생각을 했어요. 그렇게 생각해 봐도 저는 남자친구를 기다릴 수 있을 만큼 좋았기 때문에 주변에서 하는 그런 소리를 안 믿었어요.

한: 제대를 하고 나면 쉽게 헤어진다는 말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요.

박: 저는 2년을 기다린다는 생각이라기보다 2년을 그냥 똑같이 사랑한다고 생각했어요. 기다린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더 지치게 되더라고요. 내가 너를 기다렸는데 넌 나한테 뭘 해줄 거야 라는 보상심리도 생기고, 그게 남자친구한테는 오히려 부담이 되고 악순환이 될 것 같아서 기다린다는 생각자체를 접고, 그냥 자주 못 보는 것 뿐이지 계속 사랑은 진행된다고 그렇게 마음을 다잡았어요.

이: 남자친구가 복학할 때쯤 되면 오빠소리도 듣고 새내기들이랑 어울릴 텐데 조금 부담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남자친구한테 너한테 어린 여후배가 있는 것처럼, 나한테는 고학번 선배들이 있다고 남자친구한테 각인을 시켜줘요. 장난으로 세뇌같은걸 시키는 거죠.

한: 진짜 제대를 하고 나면 다른 여자가 눈에 많이들어오나요?

박: 근데 그거는 남자만 그런 게 아니라 여자도 똑같아요. 남자가 제대하면 하나도 안 멋잇어요. 머리도 기른지 얼마 안 돼서 못생겼어요. 근데도 주위에 키 크고 잘생긴 남자들 보면 전혀 그런 감정은 안드는 것 같아요. 그냥 명화를 보는 기분이에요. 와 그림 멋지다. 근데 내 그림은 아니네 이렇게 생각하고 말아요.

사랑한다면 걱정말아요
연인이 군대로 떠난다고 하면 고민하는 여성분들이 많을 것이다. ‘기다릴 수 있을까’라는 의문 보다는 내가 얼마나 이 사람을 사랑하고 있는지를 생각해보라.

“남자는 선택권이 없지만 여자는 기다리는걸 선택했잖아요. 그 선택에 남자가 미안해 하지 마세요. 다만 그것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아 줬으면 좋겠다는게  고무신들의 생각이에요“

고무신, 꽃신 그리고 군화의 공통분모는 바로 믿음과 사랑이었다. 어떻게 보면 시련의 기간이 될 수도 있고 오히려 서로의 마음을 확인 할 수 있는 기간이 바로 군 복무 기간이다. 2년이란 시간을 버텨낸 그들에게 다가온 2014년은 새로운 연애의 시작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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