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삼은 볏짚에서 녹는데 홍어는 왜 녹지 않을까
해삼은 볏짚에서 녹는데 홍어는 왜 녹지 않을까
  • 배정은 기자
  • 승인 2014.02.28
  • 호수 139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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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정혜연 양, 휴먼테크 논문대상 금상 수상

올해 우리학교 ERICA캠퍼스에 입학한 정혜연<과기대 분자생명과학과 14> 양은 남들보다 조금 특별한 경험을 갖고 있다. 정 양은 지난달 12일 삼성전자에서 주최하는 「제20회 휴먼테크 논문대상」에 ‘해삼과 홍어의 조직비교’를 제출해 금상을 받았다. 정 양의 수상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정 양이 고교 분과에서 금상을 받은 수상자들 가운데 유일하게 과학고가 아닌 일반고 출신이기 때문이다.

Q. 연구를 시작하게 된 동기에 대해 설명 부탁한다.
A. 고향이 해안가에 위치해 홍어를 볏짚에 삭혀 먹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어느 날 TV를 통해 해삼을 볏짚에 올려놓으면 해삼이 녹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는데 왜 홍어는 녹지 않는지 의문이 들어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

Q. 심사위원들의 평가는 어떠했나.
A. 논문을 발표해야 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내가 준비한 자료가 다른 팀들의 발표 자료들과 굉장히 달랐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PPT에 발표 자료를 준비해왔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자리가 처음이었기 때문에 PDF 파일로 준비했다. 모든 평가위원들이 이런 식의 발표 자료는 처음이라면서 당황스러워했다. 하지만 발표 자료가 미흡했는데도 불구하고 실험 방법과 접근 방식이 참신하며 발표 내용이 훌륭했다고 말씀해 주셨다.

Q. 참신한 실험 방법이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A. 실험 내용 중 해삼의 조직이 얼마만큼 녹아내리는지 양을 재야 하는 부분이 있었다. 조직들을 바닥에 놓고 비교하면 맨눈으로 측정할 수밖에 없어 정확한 양을 재기 어려웠다. 고민 끝에 해삼을 망에 넣어 공중에 매달은 후, 어느 정도의 양이 녹는지 측정했다.

Q. 정 양은 역대 금상을 받은 학생 중 유일하게 과학고 출신이 아니다. 소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A. 대회에 참가하기 전 그동안의 수상 내력을 확인했는데 수상자들이 모두 과학고 출신이었다. 금상 수상이 확정되고 나서 일반고 출신이 금상을 받은 경우는 20회 만에 처음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이 대회가 과학고만의 전유물이라는 편견을 깨고 정정당당하게 평가받았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Q. 본인 주위의 어떤 환경들이 과학 분야에 관심을 갖게 했는지.
A. 처음 과학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루푸스’라는 희귀병의 존재를 알고 난 후부터였다. 병원에 가면 모든 병이 완치될 것 같은데 아직도 원인 혹은 존재조차 밝혀내지 못한 병이 있다는 사실에 상실감과 불쾌한 감정이 들었다. 이때부터 과학, 특히 생물 분야에 특별한 관심이 생겼다.

Q. 본인이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A. 루푸스 병에 대해 대한민국에서 가장 활발한 연구 활동을 하는 분이 우리학교에 교수로 재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루푸스 연구소가 설립됐다. 이 연구소에서 희귀병, 불치병과 관련된 신약 개발을 하는 것이 목표다.

Q. 앞으로 어떤 학생이 되고 싶나.
A. 고등학교에는 제대로 된 실험시설이 없어 대학 시설을 빌려 쓰는 일이 잦았다. 이제는 하고 싶은 공부를 심도 있게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기에 앞으로는 이 분야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들을 차근차근 이뤄나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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