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프레 - 취향입니다. 존중해 주시죠.
코스프레 - 취향입니다. 존중해 주시죠.
  • 손다애 기자
  • 승인 2013.11.30
  • 호수 139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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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쿠’들이 만드는 문화, 서울코믹월드
“데헷-★”, “oo쨔응 오늘 카와이 하다능~”, “오늘운 본좌랑 놀아주긔-★, 아니라면 브레이크 하트 할 듯”, “오늘 나의 기분은 흐림흐림 하달까..?”

앞에서 이 같은 문장을 보았을 때 어떤 느낌이 들었는가? 거부감이 들었다면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오타쿠’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라능’ 같은 문장은 일명 ‘오덕 말투’로 불리며 일반 대중 사이에서 웃음거리가 돼왔다.

오타쿠의 본래 뜻은 ‘한 분야에 열중하는 사람’ 혹은 ‘그것에 빠진 사람’이다. 이러한 의미에 집중한다면 오타쿠의 범위에는 좋아하는 가수를 따라다니는 ‘팬’ 혹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포스팅하는 ‘파워 블로거’나, 렌즈나  DVD를 모으는 ‘수집가’들까지 포함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니메이션 문화와 관련된 사람들은 ‘오타쿠’라 불리며 사람들 사이에서 꺼림의 대상이 됐다. 익명을 요구한 학생 A는 “오타쿠는 개인의 취향이지만 아직 인정하기는 힘들고 범접할 수 없는 세계 같다”라며 “고등학교 때 친구 중에 코스프레까지 하는 애들이 있었지만 그 주제에 관해서는 서로 말하기를 피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학생 B는 “의무기숙시절 룸메이트가 ‘오타쿠’였다.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것까지는 그냥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평소 생각한 이미지처럼 ‘안여돼(안경 쓰고 여드름 난 돼지)’여서 기분이 더 나빴다”라며 “방에 들어가기가 싫었다”라고 말했다. 이렇듯 아직 사회적으로는 그들에 대한 인식이 좋지만은 않다.

하지만 이런 문화를 통해 발전되는 면도 무시할 수 없다. 한 논문은 “문화산업의 다양한 하위 범주들 중 부가가치가 가장 높은 분야는 애니메이션이다. 애니메이션이 상업적으로 주목을 받는 이유는 애니메이션을 중심으로 연관 산업의 확장과 그에 따른 수익성 등 경제적 효용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전한다. 예를 들어, 일본에서는 각종 라이트 노벨, 만화책, 애니메이션 DVD 블루레이 판매, 음반 판매, 피규어 등으로 매년 평균 2,164억 엔이라는 엄청난 외화벌이를 하는 중이다.

한국에서도 이 같은 큰 잠재성이 있는 문화를 육성하기 위해 아마추어와 프로 만화가들의 활동에 적극적으로 이바지하는 행사가 있다. 애니메이션을 스스로 창작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나아가 만화를 사랑하는 사람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의 장을 만드는 ‘서울코믹월드 행사’이다.

서울코믹월드 행사는 만화 용품 판매회사인 ‘에스이테크노사’ 주최로 만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아마추어 만화 종합 행사이다. 한 해에 4회 씩, 서울과 부산에서 열리며 공식 사이트를 통해 신청하고 참가비를 결제하면 쉽게 참여할 수 있다. 또한, 이 행사는 만화 주제가를 부르는 노래자랑 코너, 프로 만화가와 성우를 만날 수 있는 등의 이벤트도 진행한다. 그저 단순한 판매 행사가 아니라 취미 활동을 공유하고 사회성을 향상시킴으로써 건전한 문화 형성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본업이 게임 일러스트레이터인 판매 부스 참가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만화 상품을 직접 만들어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참여했다. 그는 “내 머릿속 안의 그림들을 오프라인으로 함께 나누는 즐거움이 가장 크다”라며 이어 “준비 과정이 힘들지만, 앞으로도 행사에 참가하면서 좋아하는 일을 계속 하고 싶다”라며 웃었다.

한 행사 방문자는 “오는 데만 1시간이 걸리는 곳에서 왔다. 작년에는 친구한테 끌려왔는데 올해는 스스로 다시 온 것”이라며 “소수, 개인이 즐기는 ‘아는 자’만의 공간이라는 것이 장점인 것 같다. 다만 설치한 행사 부스에 중복되는 캐릭터를 줄이고 다양한 스트랩들을 추가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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