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산업혁명은 뇌 과학에서
미래의 산업혁명은 뇌 과학에서
  • 한대신문
  • 승인 2006.04.30
  • 호수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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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에게 마지막 남은 미지의 영역이라는 ‘뇌’. 뇌의 작용원리와 의식에 대한 연구를 통해 교육·문화전반에 근본적이고 실제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뇌 연구를 통해 증명해가고 있다. 이에 뇌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학술기획‘뇌 - 인류가 가진 마지막 자산’을 5주 동안 연재한다. 기획의 첫번째로 뇌과학의 중요성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주>


일러스트 송예나

인간의 뇌는 신경세포에 의해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은 신경섬유로 연결되어 많은 정보를 주고 받으며 인간이 살아 활동하고 있는 동안 복잡하고 미묘한 정신활동과 모든 육체활동을 조절하지만 어떤 기전에 의해 그 기능이 유지되는지는 밝혀져 있지 않은 신비에 싸인 장기이다. 인간 뇌세포는 약 200 억개 정도가 있으며 뇌신경세포들은 첨단 전산망보다도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는데, 컴퓨터의 기본원리는 뇌  회로망을 단순화시켜 만든 것이라고 보아도 된다.

은하계 축소판, 뇌

천문학에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은하계외에도 수천만, 수억만 광년보다도 떨어진 곳에 외부 은하계들이 수없이 있고 은하계는 끝없이 팽창하고 있다고 할 때, 우리 태양계는 은하계의 티끌만한 존재이고 더욱이 지구는 태양을 도는 작은 행성중 하나 밖에 되지 않는 존재이다. 그러나 이 작은 지구에는 존엄한 인격체와 스스로 사고를 하며 삶의 의미를 고뇌하며 살아가는 생명체인 서로 다른 수십억의 인간이 살고 있는데, 각 개인들은 누구나가 서로 다른 고귀한 인격과 철학, 행동양식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데 이러한 정신-육체활동을 조절하는 중추가 바로 뇌이다.

인간의 뇌는 1400-1500그람 정도의 작은 장기이지만 큰 은하계와 견줄 정도의 심오한 신비가 숨겨져 있으며, 인간의 노력에 의해 발전시킨 현대 의학에 의해서 알아낸 뇌의 비밀은 아마도 우리가 우주의 신비를 아는 정도에 지나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생명체의 기본단위는 세포이지만 세포 내에서는 끊임없이 작은 분자들이 활동을 하고 있으며 이에 의해 생명체가 반응하고 움직이게 되는데 현미경을 통해서야 볼 수 있는 작은 세포에서 일어나는 일은 마치 은하계에서 일어나는 일을 축소해놓은 것이라고까지 말할 정도로 큰 비밀이 담겨져 있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이 자연히 진화에 의해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며 오히려 우리의 사고와는 차원이 다른 창조주의 지적 작품이 아닐까 하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다.  모든 생명체가 뇌를 가지고 있지만 인간만이 대뇌의 피질이 발달되어 있으며 대뇌피질의 기능에 의해 인간의 고위중추기능 즉 사고, 생각, 판단, 감정, 기억, 인격, 언어, 예술성등이 이루어 지게 되며 뇌는 부위별로 각각의 고유의 기능이 있고 그 기능은 다른 부위와 연결되어 많은 인간고유의 행동과 감성과 지적기능을 갖게 한다. 그러나 어떤 기전에 의해 어떤 물질에 의해 어떤 과정을 통해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는지는 알수가 없는 상황이다.

뇌 연구 국가가 차세대주도

최근 신경과학의 발전에 따라 철학, 심리학, 언어학 등의 인문사회과학분야와 신경회로망, 인공지능, 로봇을 연구하는 공학분야가 밀접하게 연계됨으로써 ‘인지과학’이라는 새로운 학문분야가 태동되어 발전하고 있으며 선진각국에서는 뇌의 신비와 뇌의 기능을 알아내기 위해 범국가적인 차원에서의 지원과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뇌연구 10년(Decade of Brain)’ 법안을 마련하여 막대한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서방 선진 7개국에서는 인간 첨단과학 프로그램(Human Frontier Science Program)을 제정하였고, 일본에서는 21세기를 뇌의 세기(Century of the Brain)로 명명하여 뇌연구 및 신경과학의 연구에 집중투자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뒤늦게나마 뇌연구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BRAINTECH 21’이라는 뇌연구 프로젝트를 새로 제정하였고, 10년간 약 1조원(약 10억불)에 이르는 연구비를 투입하여 본격적으로 뇌연구를 촉진하고자 하는 획기적인 계획을 발표함으로써 뇌연구에 집중 투자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인간은 본래부터 “생명이 어디서 부터 오는가?”,  “나는 누구이며 나의 본체는 무엇일까” 등의 정체성에 대한 의문을 인류역사와 함께 던져 왔으며 아마도 이에 대한 대답은 뇌연구를 통해 조금씩 밝혀질 것이다. 미래의 산업혁명은 뇌 연구를 통하여 노인성 질환과 노화에 대한 정복, 지능로보트, 인간 뇌 이식, 세포치료등이 현실화 될 때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되며 이를 위해 노력하는 국가는 21, 22세기를 주도하는 새로운 국가가 될 것임에 틀림이 없다.

뇌 질환 연구 활발

최근 뇌연구와 신경계 뇌질환에 대한 연구에 선진국가들이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모든 인류가 가장 염원하고 있는 것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오래 살아가는 것이라고 할 때 이를 뒷받침해줄 부분이 첨단미래 생명산업이며 이중 뇌 과학과 뇌질환 연구 분야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뇌질환 연구 중 신경계 퇴행성질환에 대한 연구가 가장 주목을 받게 되는데, 퇴행성질환이란 원인 모르게 뇌의 특정부위의 신경세포가 사멸되어 가는 질환들을 의미한다. 가장 대표적인 병이 치매를 유발하는 알쯔하이머병이며 이 병은 대뇌피질의 신경세포가 점차 죽어가면서 기억력장애를 포함한 인지기능의 장애를 초래하는 질환이다. 그 외에 파킨슨병, 소뇌위축증, 근위축성측삭경화증(루게릭병), 헌팅톤병등이 퇴행성 뇌질환의 대표주자들이다.  많은 신경과학연구소에서는 이러한 질환들의 발병기전, 진단도구 발명, 치료약제의 개발을 위해 사활을 걸고 노력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직도 뇌의 기능이 무엇인지 모르며 뇌질환의 발병기전은 밝혀져 있지 않지만 이를 밝히기 위해 희망을 갖고 부단히 노력을 하는 한양과 한국의 과학자들이 있기에 뇌의 신비와 뇌질환에 대한 비밀이 머지않아 조금씩 밝혀지리라 기대한다.

김승현<의대·신경과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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