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심위 모르는자, 요구하지 말라
등심위 모르는자, 요구하지 말라
  • 한대신문
  • 승인 2013.10.28
  • 호수 139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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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초 등록금심의위원회(이하 등심위)가 열리는 시기가 되면 학생들은 ‘반값 등록금’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온다. 학교가 반값 등록금을 실행하느냐, 등록금이 인하되느냐는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이러한 성화로 우리학교를 포함한 많은 대학들에서 매년 초 열리는 등심위는 늘 파행되거나 결렬되는 결과를 반복하고 있다. 학생 측은 등록금 인하만을 주장하고 학교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등심위는 학생 대표자 30% 이상이 구성원이 되어 등록금 책정을 심의한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학생 대표자의 참여로 학생들의 의견을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학생들은 등심위의 존재 자체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다. 등심위가 존재하는지조차 모르기 때문에 등심위에서 어떤 일을 담당하는지도 자연스럽게 무시된다. 이에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장은 본지 1393호 1면 「새롭게 다시 태어난 등록금심의위원회」 기사 인터뷰에서 “학생들이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사안 중 하나인 등록금 책정에 무관심해 안타깝다”라고 말한 바 있다.

현재 등심위에 참여할 수 있는 학생 대표자는 △서울캠퍼스·ERICA캠퍼스·대학원 총학생회장 △서울캠퍼스·ERICA캠퍼스 총학생회장이 추천한 1인으로 구성된다. 실질적으로 학생회장단이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등심위에 대한 준비는 순전히 그들의 몫으로 돌아간다. 그렇기 때문에 회장단은 학교 측에 전체 학생들의 의견을 전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을 뿐만 아니라 주장에 대한 명분도 부족하다. 실례로 수업일수 16주 복구 당시에는 전체 학생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어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하지만 현 상황으로는 다시 회의가 휴회되거나 연기되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다.  

회의가 늦어지면 학생들에게는 어떤 피해가 돌아갈까. 학생들이 매 학기 받는 등록금 고지서를 떠올리면 간단하다. 등심위에서 등록금 책정이 이루어지지 않아도 등록금 고지서는 배부된다. 즉, 학생들의 직접적인 참여로 심의를 거치더라도 학생들의 의견이 배제된 등록금 고지서를 받아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결국 이는 등심위의 효력을 더욱 약화시키고 학생들이 설 자리가 점점 사라지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등록금은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사안 중 하나다. 하지만 학생들은 그에 상반되는 자세인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무관심이 계속될수록 그 피해는 결국 학생들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인지. 학생들은 마냥 앉아 회장단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어 그 결과만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따라서 그들이 진정으로 반값 등록금을 원한다면 직접 등록금에 대해 알아보려는 수고쯤은 감내해야 할 것이다. 학교의 독단적인 결정에 맡기지 말고 하루 빨리 스스로의 권리를 되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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