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i’가 세상을 바꾼다
‘돌+i’가 세상을 바꾼다
  • 전예목 기자
  • 승인 2013.10.26
  • 호수 139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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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 돌연변이로 우수한 형질의 유전자 얻기

최근 원자력 발전소 사고처럼 제어 불가능한 방사선은 우리 생활의 위협적인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적절히 이용하면 방사선 기술은 의료, 바이오, 전자 통신 등 여러 분야에서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해준다. 마찬가지로 방사선 피폭도 세포가 손상되거나 유전자가 변형되어 손상을 가져다주지만, 이를 적재적소에 이용하면 우수한 유전 형질의 식물을 얻을 수도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에 의하면 “‘방사능 육종’은 식물에 방사선을 쪼여 유전자나 염색체에 돌연변이를 유발한 뒤 우수한 형질의 유전자를 가진 돌연변이가 나타나면 이를 선발해 이용하는 것”을 일컫는다.
방사능 육종은 기존의 육종 기술인 ‘교배 육종’과 ‘유전자 변형(GM)’보다 우수한 점이 있다. 인공적으로 교배시킴으로써 새로운 유전 형질을 얻는 ‘교배 육종’에 비해 방사능 육종은 빠른 시간에 적은 비용으로 새로운 유전 형질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방사능 육종은 ‘유전자 변형’에 비해 식품 및 환경적 측면의 비판으로부터 자유롭다.

이런 장점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방사능 육종 기술은 널리 쓰이고 있다. FAO와 IAEA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돌연변이 품종 데이터베이스 자료에 따르면 전체 육종 수는 3천여 종에 달하고 중국이 650종이 넘어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다음으로는 인도, 일본, 러시아 순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40여 종에 불과해 20위권에 위치한다.

주로 방사선 육종은 식량 작물과 화훼작물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중국은 세계 1위의 방사능 육종 국가답게 돌연변이 품종의 재배면적이 20%에 달한다. 1981년에 방사능 육종에 의해 개발된 벼 “Zhefu 802”는 1986-1994년 누적 면적으로 1천만 헥타르 이상 재배됐다. 현재 우리가 중국 쌀을 많이 수입해 오고 있으므로 모르는 사이 방사선 육종 벼를 섭취했을 수도 있다.

미국에서는 130여 돌연변이 품종을 개발하고 있으며 텍사스에서 개발된 포도 “리오 스타(Rio Star)”는 텍사스 포도 재배 면적의 75%인 7,300ha가 재배되고 있다. 또 캘리포니아에서 재배되고 있는 대부분의 벼 품종도 방사선 육종으로 만든 벼다. 이들 벼는 방사선 육종으로 인해 만든 벼 “Calrose 76”를 모본으로 한 벼들이다.

튤립의 나라 네덜란드는 화훼 분야에 방사선 육종 기술을 중점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교배 육종에 의해 새로운 품종이 만들어지면 방사선 육종을 통해 다양한 돌연변이를 만드는 식이다. 이로써 한 품종으로부터 다양한 돌연변이 품종을 시리즈로 개발함으로써 품종의 독점권과 시장성을 확보한다.

방사선 이용 분야는 방사선 육종과 같은 바이오 분야를 비롯하여 의료, 전자 정보 통신, 환경, 항공 우주 등 다양하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원자력 전력 분야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실정이다. 이에 원자력 기술은 세계 6위 수준이나 전체적인 방사선 이용 분야 산업의 크기는 세계 30위이라는 기형적인 발전을 이룩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국제적으로 미래 산업으로 잠재력이 큰 방사선 산업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늘려 나중에 후회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참고: 논문 「선진국 RI/방사선 동향 파악을 위한 자료수집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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