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대 동아리방 '강제 이주' 논란
인문대 동아리방 '강제 이주' 논란
  • 금혜지 기자
  • 승인 2013.10.07
  • 호수 139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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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학교 측의 협의체 형성 계기 마련
지난 8월, 서울캠퍼스 인문대 5층에 있던 축구 동아리 「TRASH」는 학교 행정팀으로부터 ‘동아리방을 비우라’는 통보를 받았다. 교수 연구실 공간 마련을 위한 조치였다. 학교 측은 “공간 활용 문제에 대해서 충분한 검토가 있었고, 학생회장들과 대화를 한 후 결정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이우선<인문대 국어국문학과> 학생회장의 “학장과의 대화는 동아리방 정리 통보 후 이뤄진 것일 뿐”이라는 말과 크게 엇갈렸다.
장윤숙<인문대 행정팀> 팀장은 “학생 자치공간에 대한 필요성을 간과한 것이 아니라 공간 활용에서 우선순위를 따진 것이다”라며 “충분한 검토 후 활용도가 낮다고 판단한 공간을 당시 가장 필요했던 교수 연구실로 배정한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기존의 동아리방을 비우라는 통보를 받은 직후 학생회는 학생들에게 이 사태의 부당함을 알리고 학교 측과 대립하려고 했다. 하지만 △방학에 일어난 일이라 공론화가 어려웠던 점 △정작 동아리 구성원들이 학교의 결정에 큰 불만이 없었던 점 때문에 이 사건은 학생회와 행정팀 사이의 논란에 그치게 됐다. 현재는 예산 내역 공개, 새터 지원금 등 다른 문제들로 인해 논란마저 잠잠해진 상태다.

학생회 측은 이 사건의 결과와는 별개로 결정 과정에서 소통이 미비했던 것을 지적했다. 또 4년 전에도 인문대는 건물 지하실의 학생 자치 공간 문제로 학교 측으로부터 사과문과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아 낸 사례가 있었다. 하지만 같은 문제가 반복된 것이다. 학생회장 이 군은 “학교의 공간 활용 필요성도 인정하는 바이고, 이 일을 소모적인 다툼으로 이어가는 것을 원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다만 앞으로는 이런 갈등이 생기지 않도록 학교 측과의 협의체를 형성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에 장 팀장은 “단대마다 예산이 개별적으로 책정되면서 공간 사용 문제가 민감해져 가장 효용성 있는 방향으로 공간을 활용해야만 했다”라며 4년 전과 현재 달라진 상황을 강조했다. 또 “앞으로 이런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학생들과 소통하고 협의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며 학생회 측의 협의체 형성 제안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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