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내가 모임을 개최한다 홍홍홍~
지금부터 내가 모임을 개최한다 홍홍홍~
  • 금혜지 기자
  • 승인 2013.10.05
  • 호수 139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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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부 기자들의 '집밥' 호스트 체험기
소셜다이닝을 즐겨 이용하는 사람들에게는 집밥이 훌륭한 플랫폼이 될 수 있지만, 이런 개념이 낯선 이들에게는 익숙지 않고 거부감이 드는 문화일 수도 있다.

직접 소셜다이닝 모임을 개최한 경험담은 독자들에게 간접 경험의 기회를 제공해 도전에 대한 거부감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따라서 문화부 소속의 금혜지, 손다애 기자는 집밥 모임을 직접 주최해보기로 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집밥 사이트에 모임을 개설하는 일이었다. 우리는 ‘혼자 사는 대학생’들과 함께 편안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누는 것을 컨셉으로 잡았다. 모임 이름은 기사 제목과 같은 “나 혼자 산다, 밥은 같이 먹는다”로 정했고, 오지은의 노래 「서울살이는」의 가사와 함께 소개를 시작했다.

다음 단계는 모임 장소로 ‘집밥 파트너’인 식당 중 하나를 고르는 단계였다. 아쉬운 점은 생각보다 파트너로 제휴된 식당이 적었다는 점이고, 선 결제 시스템이 적용되는 식당은 그중에서도 소수였다는 것이었다.
사실 6명의 인원 중에 몇 명이나 신청을 할지 걱정을 많이 했다. 다른 모임들과 비교해서 우리가 개최한 모임은 별로 특색이 없었기 때문이다. ‘주최자는 인터뷰와 진행 톤 전문이다’, ‘영혼을 팔아서라도 재밌는 자리로 만들테니 분위기 걱정 말고 신청하라’라는 절박한 소개 글 때문인지 모임을 개최한지 일주일도 안 돼 6명이 모두 예약했다. 사소한 일이었지만 엄청난 성취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 성취감은 오래 가지 못했다. 모임 당일이었던 지난 9월 29일, 약속 2시간 전에 집밥 측에서 신청자들의 연락처를 문자로 전달했고 우리는 채팅방으로 그들을 초대했다. 채팅방이 만들어지기 무섭게, 갑자기 일이 생겼다며 세 명이 퇴장했다. 결국 제 시간에 모여 식사를 한 것은 기자 두 명과 다른 참가자 한 명 뿐이었다. 선 결제 시스템이 적용되지 않는 식당을 고른 탓에 당일 취소자가 많아진 것이다.

대학로의 한식집에서 함께 밥을 먹으며 세 명은 타향살이, 대학 생활, 연애 등 다양한 주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하정훈<중앙대 신문방송학과> 군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식당에서 집밥 대표의 명함을 받아 이런 사이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라며 모임에 참가하게 된 계기를 말했다.

셋은 모두 지방(각각 제천, 대전, 거창)에서 올라와 가족과 떨어져 살고 있었고, 디자인이나 영상·그림 등 창작과 제작에 관심이 많았다. 그리고 현재 모두 다 솔로라는 공통점도 있었다. 익숙한 사람이 아닌 새롭게 만난 사람과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스스로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

이상하게도 처음 만난 사람에게 오히려 개인적인 상황이나 고민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었고, 객관적인 의견을 들을 수 있어 좋았다. 또 소개팅이나 미팅처럼 만남의 목적이 노골적으로 드러나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이었기 때문에 불편하거나 부담스럽지도 않았다.

기사를 위해 모집을 한 모임이긴 했지만, 우리는 그 후에도 연락을 하며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새로운 만남에 필요한 건 조금의 ‘용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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