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폐 위기에 놓인 기숙사 식당
존폐 위기에 놓인 기숙사 식당
  • 배정은 기자
  • 승인 2013.09.28
  • 호수 139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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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률 저조로 매달 적자, 운영은 미지수
우리학교 서울캠퍼스 제2 학생생활관에 있는 기숙사 식당이 학생들의 이용률 저조로 존폐 위기에 놓였다. △기숙사 식당 이용이 더 이상 의무가 아니라 자유화된 점 △가격이 오른 점 △식권 이용의 불편함 등의 이유로 이용률이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남학생들이 머물고 있는 제2 학생생활관과 여학생들이 살고 있는 개나리관의 총인원은 약 900명 정도이다. 그러나 기숙사 식당을 이용하는 학생은 약 200명 정도의 수준에 그치고 있다. 현재 기숙사 식당은 학교 직영으로 운영돼 임대료를 내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용률이 저조해 이윤은커녕 매달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학생들의 기숙사 식당 이용률이 저조한 데에는 ‘의무식’이 폐지된 점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의무식은 기숙사에 들어오는 조건 중 하나로, 학생들은 하루에 한 끼를 의무적으로 신청해야 했다. 하지만 학생들이 식당을 이용하지 않았을 경우, 남은 식권이 다음 달로 이월되거나 환급을 받을 수 없는 것이 문제가 됐다.
결국 작년 9월,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의무식 제도를 폐지하라는 방침을 내놓았고, 우리학교는 2012년 10월 1일 자로 학생들의 자유에 맡기는 선택형 구조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영양사실 관계자는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자유롭게 식당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식당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적자가 매우 커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학생들은 기숙사 식당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로 ‘가격’을 꼽았다. 이와 관련해 영양사실 관계자는 “타 대학과 비교해 봤을 때 우리학교 식당 가격이 싼 편에 속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최근 2500원에서 3000원으로 가격을 올린 것은 물가상승률 때문에 어쩔 수 없다”라고 전했다.  

서울캠퍼스 기숙사 식당이 ‘아날로그 방식의 식권 사용 방식’을 취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지난 학기까지는 학생들에게 낱장으로 식권을 배부했지만 △식권을 월별로 배부하여 잃어버리면 쓸 수 없다는 점 △식권에 이름을 써도 본인임을 인증하기 어려워 다른 학생들에게 양도한 점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2학기부터는 식권에 표를 만들어 한 번 이용할 때마다 도장을 찍어 사용하는 방식을 택했다. 하지만 이것 또한 △직접 개수를 세야 하는 아날로그 방식인 점 △신청한 끼니를 채우지 못한 경우 이월되지 않는 점 등으로 앞으로의 운영이 미지수다.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ERICA캠퍼스 기숙사 식당처럼 학생들이 직접 본인의 학생증을 기계에 찍어 이용하는 해결책을 제시했지만, 예산 문제에 부딪혔다. 기숙사 식당의 영양사실 관계자는 “학생증으로 인증하는 방법을 도입하면 식권을 남에게 양도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고 도장을 일일이 찍어 개수를 세야 하는 불편함을 줄일 수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서울캠퍼스 식당의 적자가 계속 되는 상황에서 학생증 인증 기계를 놓는 것 자체가 부담돼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기숙사 식당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서울장학복지회와 총학생회 사이에서 많은 논의가 오갔지만 학생 이용률이 저조한 점은 같을 것이라고 예상돼 한계에 부딪쳤다. 한 예로, 현재 직영으로 운영되는 기숙사 식당을 사설 업체에 맡기자는 대안은 △이미 교내에 학생 식당의 수가 많다는 것 △제2 학생생활관이 캠퍼스로부터 멀어 학생들이 이용하지 않을 것 등의 이유로 무산됐다.

영양사실 관계자는 “학생들의 이용률 저조로 존폐 위기에 놓여 기숙사 식당이 사라진다면 그것대로 또 문제가 될 것”이라며 학생들의 이용을 강조했다. 이어 관계자는 “학생들이 기숙사 식당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기숙사 식당이 활성화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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