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야 할 말만 쓰는 신문을 기대해
해야 할 말만 쓰는 신문을 기대해
  • 이우연<사회대 커뮤니케이션학과 11>양
  • 승인 2013.09.28
  • 호수 139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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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누구나 하고 싶은 말이 생긴다면 주저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핸드폰을 꺼내 들어 SNS에 적으면 된다. 대부분은 고민 없이 적어내려 갔기에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다. 종이로 인쇄되는 신문이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1390호 한대신문을 읽다보니 한정된 지면 안에 고심 끝을 거듭해 ‘해야 할 말’만을 추려냈을 기자들의 모습이 선연하게 그려졌다.

이런 점에서 학술면과 문화면의 기사들은 소재의 ‘시의성’과 정보의 ‘고급화’를 두루 갖췄다는 느낌을 받았다. 학술면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에 관한 기사는 최근에 화제가 된 영화 설국열차를 화두로 던져 독자의 호기심을 이끌어냈고 그 상세함이 클래식 교양서의 한 챕터를 읽는 듯하다. 문화면 역시 최근 몇 년 간 한대신문 문화면이 지녔던 틀을 자연스레 벗어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여타 대학신문과는 달리 ‘대학 문화’에 초점을 맞췄던 때를 생각해 보자면 유일함은 존재했지만 ‘대학 문화가 사라진 이 시점에서 과연 무엇을 더 얘기할 수 있을까’ 하는 한계도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조금 더 넓은 의미의 ‘문화’로 확장하고자 하는 문화면의 변화는 응원할만 한 시도다. ‘먹방’과 ‘인기BJ’로 인해 다시금 화제인 ‘아프리카tv’라는 소재를 다뤄 시의성이 적절했다.

한편 섹션 만화경과 보도면은 기사들이 다소 아쉽다. 만화경에서는 서브기사의 소재인 미야자키 하야오에 대한 논란이 현시점에서 독자들이 알고 싶어하는 것에 더 가깝지 않나 싶다. ‘보도면은 바이라인에서부터 인력 부족이라는 이유가 여실히 느껴져 쓴 소리를 하기 전에 미안함부터 느껴진다. 그러나 3면에 걸친 보도면의 기사 중 1면의 ‘수강 신청’ 기사만이 기획 기사라는 점은 정녕 한대신문은 ‘해야 할 말’이 없는가 하는 의문이 느껴진다. ‘수강 신청’ 기사마저도 제목과 부제가 모호해한 점이 아쉽다. 또한 현상에 대한 지적만 있고 해결책이나 타교의 사례와 같은 대안이 부재했다.

신문의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으로서, 누구나 ‘할 수 있는 말’보단 ‘해야 할 말’을 해나가는 한대신문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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