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 하야오를 둘러싼 논란
미야자키 하야오를 둘러싼 논란
  • 손다애 기자
  • 승인 2013.09.14
  • 호수 198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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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주의자인가 전쟁 옹호자인가
‘일본 애니메이션의 아버지’라 불리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세계 애니메이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발언에는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는데 얼마전 미야자키 감독은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관한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그는 “역사 인식의 부재에 질린다”라며 “과거 일본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분명히 사죄하고 제대로 배상해야 한다”라고 아베정권을 꼬집은 것이다. 한국 국민들은 이를 ‘개념 발언’이라며 칭찬 했지만 최근 개봉한 「바람이 분다」가 유통된 이후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영화는 세계 2차 대전에서 일본 특공부대인 가미카제에 쓰인 비행기를 만든 ‘제로센’에 관한 내용으로, 참전자의 꿈을 이뤄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일본이 주범인 전쟁을 미화했다는 것이다. 일본 위안부 사과 발언과 달리 이 영화에는 ‘그들도 피해자’라는 동정 어린 시선만 보일 뿐, 그들의 잘못을 비추진 않기 때문이다.

이에 이지혜<영화 저널리스트>는 “영화는 전쟁을 흐릿한 뒷배경 정도로 무마한다. 꿈이라는 미명으로 덧칠해도 아름다운 풍경 저 편의 상흔을 감추기엔 역부족”이라고 비판했다.

반전주의자로 알려진 미야자키 감독이 전쟁을 미화해 표현한 이유를 1995년 9월 아사히신문에서 찾아볼 수 있다. 미야자키 감독이 직접 기고한 「아버지의 뒷모습」이라는 글이다. “전쟁에 나가고 싶지 않다고 하면서도 전쟁으로 돈을 번 사나이, 모순 덩어리, 아버지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라고 시작해 “저는 아버지를 많이 닮은 것 같군요. 아버지의 무정부주의적인 기분. 모순 덩어리 생각 같은 것이 저에게 전해 졌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를 보면 미야자키 감독의 반전주의자와 전쟁 옹호자에 대한 애매모호한 태도는 어렸을 적부터 보며 자라온 아버지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짐작 할 수 있다. 흑백 논리로 전쟁을 옹호하거나 반대하는 등의 정치적인 의견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것을 현실로 직면한 사람들의 인생을, 그저 작품을 만들어내는 애니메이션 감독으로서 담아내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참고 : 도서「미야자키 하야오 연보 김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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