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정도 결과도 모두 실패!
과정도 결과도 모두 실패!
  • 한대신문
  • 승인 2013.09.10
  • 호수 138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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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충격적인 사학연금 대납으로 인한 분노가 가라앉기도 전에, BK21 플러스 사업으로 학교가 때아닌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의 요지는 ERICA캠퍼스 교수들의 소속 변경이었다.

BK21 플러스 사업을 유치하기 위해 학교가 내세운 정책에 커다란 오점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로 정책의 일부인 ERICA캠퍼스 교수들의 소속 변경이 ERICA캠퍼스 학생들에게 부당한 대우라는 점에서 ‘과정의 실패’다. 그리고 지난 BK 2단계 사업에서는 6위란 평가를 받았는데 7년이 지난 지금, 오히려 13위로 떨어졌다는 점에서 ‘결과의 실패’다.

ERICA캠퍼스 교수들의 소속변경에 대해 학생들의 거센 항의는 이유 없는 반발이 아니다. 학교 또한 일부 ERICA캠퍼스 평가가 불리한 면이 있음을 인정했다. 김연산<총무관리처 기획팀> 팀장은 “BK21 플러스 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ERICA캠퍼스 교수님의 소속을 변경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또 중앙일보 대학평가에 대해 “9월 말에 발표되는 중앙일보 평가에서 영향을 줄 것은 사실”이라 말했다.

학생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학교는 서둘러 ERICA캠퍼스 교수들의 소속변경에 관한 해결책을 내놓았지만, 여전히 허점투성이다. 이영<기획팀 기획처장>교수는 “소속이 변경된 교수는 서울 대학원과 ERICA학부의 일을 둘 다 겸임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대학원으로 소속된 교수가 얼마나 ERICA학부의 일에 전념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또 이 교수가 밝힌 “중앙일보를 포함한 외부 평가에서 불합리적인 평가 방식을 개선”한다는 점도 현실과 거리가 멀다. 대형 언론사의 평가기준이 학교의 압력으로 바뀔 가능성도 희박하기 때문이다. “양 캠퍼스 간의 교육, 연구 영역 균형 발전”이란 항목은 형식적인 답변 이상의 의미를 찾기 힘들다.

더 심각한 문제는 말 많은 정책을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낮은 성적을 받았다는 점이다. 이번 평가로 인해 서울캠퍼스의 지원금이 154억에서 53억으로 대폭 떨어졌다. 결국 저번 BK사업 이후 7년이란 기간 동안 학교가 무엇을 했는지를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교수들의 소속 변경이 사업 평가에 있어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라는 사실은 이번 사건을 통해 입증됐다. 그럼에도 학교는 아직 전체의 평판을 올리기 위한 ‘불가피’한 정책이라며 변호하기 바쁘다. 이 같은 지지부진한 변명보다는 조속히 날카로운 원인 분석을 실시해 탄탄한 준비로 학교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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