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화약고, ‘시리아 내전’, 그 실체는
중동의 화약고, ‘시리아 내전’, 그 실체는
  • 배정은 기자
  • 승인 2013.09.07
  • 호수 138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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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군은 러시아, 반군은 미국의 지원으로 신냉전체제 방불케 해
‘UN’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세계 평화를 지키는 수호자? 그러나 안타깝게도 국제사회는 생각보다 잔인하다. 최근 미국은 ‘시리아 내전’에 군사적으로 개입할 것이라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우리 나라 정부도 이에 가세해 미국의 개입을 지지하고 나섰다. 다른 나라의 전쟁을 해결하려는 모습이 어찌보면 평화적이지만, 이 행동의 동기마저 평화적일지는 의문이다.

시리아 내전은 2011년 ‘아랍의 봄’ 혁명에 힘입어 ‘알아사드 대통령’ 독재정권 타도를 목적으로 한 민주화 운동이다. 이에 정부군은 반군을 과격하게 탄압하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현재 ‘정부군’은 러시아와 중국, 북한이 지원하고 있으며 ‘반군’에는 이스라엘·요르단·사우디아라비아·영국·터키 등이 지원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미국,영국을 포함한 서양과 페르시아만 연안의 나라들은 모두 시리아 내 반군 세력과 게릴라 부대에 무기를 지원해 정권을 무너뜨리려 한다. 또 러시아·중국·북한은 시리아 정부군에 무기를 팔아 오히려 싸움을 부추기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즉,  지난 5일부터 열린 G20에서 아무리 시리아 사태에 대해 논의한다고 하더라도 이 같은 논의가 탁상공론이 될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를 보여준다. 왜냐하면 G20에 참여하는 국가들조차 검은 속내를 감춘 채 가면을 쓰고 평화를 운운하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탄을 무차별 살포한 것에 대한 유엔의 편가르기를 들 수 있다. 미국으로 대표되는 서방국가들이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는 유엔 결의안을 채택했다지만. 이는 러시아와 중국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이 외에도 시리아에 얽힌 국제관계는 다양하고, 또 그만큼 복잡하다. 그러나 국제사회가 시리아를 바라보는 관점은 ‘자국 이기주의’로 귀결된다. 미국은 눈엣가시같은 ‘악의 축’ 이란을 처리해 세계 패권 국가가 되야하고, 러시아는 시리아에 무기를 팔아 지갑을 불려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몇 천명의 사람이 죽든지 ‘남의 나라 일’이라며 방관하거나 표면적인  안타까움을 표한 뒤, 뒤로는 이간질과 무기판매로 이익을 챙기려 한다.

지난 2년 반동안 시리아를 지원할 자본이 없다거나, 내전 상황을 몰라 방관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그렇다면 국제사회가 서로의 이익을 따져 눈치를 살피는 동안 피해 입은 자들은 결국 누구였는가. 국제사회의 내면적 모순으로 무고하게 희생된 10만 명의 목숨은 어찌 보상할 것인가.

지난 1995년 코소보 사태 당시, 국제사회가 자국의 이익을 따지며 나 몰라라 하는 동안 3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같은 결정, 같은 희생. 국제 사회의 시커먼 속내에 정말 질릴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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