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를 미술관으로 만들자, 포스터
캠퍼스를 미술관으로 만들자, 포스터
  • 손다애 기자
  • 승인 2013.08.30
  • 호수 138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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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의 이용부터 제작까지

 


위에 제시된 이미지는 ‘미니멀 무비 포스터’를 이용한 퀴즈이다. 미니멀 무비 포스터란 최소한의 정보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영화 포스터를 뜻한다. 영화들에 대한 간단한 정보만 가지고 있다면 쉽게 문제를 맞힐 수 있었을 것이다. 이와 같이 간단한 이미지, 심지어 점 하나로 포스터가 무엇을 표현하려는지 알 수 있다는 점이 미니멀 무비 포스터의 특징이다.

포스터는 지면 위에 그림·사진·문안·문양 등을 구성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포스터의 가장 큰 기능은 정보를 가장 효과적으로 시각화해 전달하는 것이다. 따라서 강한 상징성과 전달성이 있으며, 설득력이 높은 광고 매체이기도 하다.

SNS 시대에도 주목 받는 아날로그 홍보 수단
포스터(Poster)는 영어에서 기둥을 뜻하는 ‘Post’에서 유래된 말로, 벽에 부착되는 광고 혹은 벽보의 명칭으로 그 의미가 전환된 것이다. 길거리 현수막이나 버스 정류장의 홍보물, 건물 게시판에 더덕더덕 붙어있는 공고문까지 모두 포스터로서의 기능을 한다. 이처럼 포스터는 대표적인 아날로그 홍보 방식 중 하나이며, SNS 시대에 들어선 지금도 포스터는 새로운 활용도로 주목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페이스북 본사 내 부서인 ‘아날로그 랩’을 들 수 있다. 이곳은 웹 디자인이 아닌 아날로그 디자인을 담당하며 사내 직원들에게 문자로 전달해야 할 메시지를 시각화해 포스터를 전달한다. 즉, 회사가 텍스트로 사원들에게 비전, 메시지 등을 전달하는 것보다 눈에 띄는 포스터를 곳곳에 붙여놓음으로써 더욱 두드러진 효과를 이끌어 낸다.

포스터를 기업 문화에 전면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또 다른 회사로 ‘우아한형제들’을 꼽을 수 있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디자이너가 경영하는 이 회사는 ‘배달의민족’이라는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주목받는 신생 벤처기업이다. 회사 곳곳에 붙여진 포스터들의 문구는 보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할 뿐 아니라 회사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표현하기도 한다. ‘정보 기술을 활용해 배달산업을 발전시키자’ 와 같은 서비스 비전부터 ‘밥값은 1/n’, ‘오늘 먹을 치킨을 내일로 미루지 말자’ 와 같은 재치 있는 문구들까지 짧고 재미있는 메시지가 회사 여러 곳에서 시선을 끈다.

안연주<우아한형제들> 커뮤니케이션팀 팀장은 “이런 말랑말랑한 분위기에서 ‘만드는 사람이 즐거우면 제작되는 서비스 역시 즐겁고 재미있을 수밖에 없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포스터를 만들고 있다”라며 “우리에게 포스터는 이미 ‘배달의민족스러운’ 문화 코드로 자리 잡았다”라고 전했다.

포스터로 캠퍼스를 더 아름답게
시각화 작업은 장소를 불문하고 실행된다. 완벽하게 시각화된 이미지는 보는 이로 하여금 한눈에 강한 영향을 주어 오래도록 기억에 남게 한다. 이런 면에서 포스터는 교내에서 열리는 다방면의 행사에서도 필수 요소이다. 특히 학생회나 동아리에서 신입생을 모집할 때, 축제 기간에 행사를 홍보할 때는 온 캠퍼스가 포스터로 뒤덮인다. 다음은 올해 축제에 쓰인 포스터와 전체학생총회에 쓰인 포스터이다.

축제 포스터는 학생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포스터 중 하나다. 총학에서는 축제 포스터의 홍보성과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공모전을 통해 작품을 선정했다. 이 포스터를 본 학생 김명원<경금대 경제금융학과 10>군은 “학교에서 제작한 것이 아니라 클럽 파티 포스터 같은 느낌을 주었다”라며 “색감도 좋고 이미지 활용도 적절한 것 같다”라고 전했다.

전학총회가 열렸던 4월경, 서울 캠퍼스 애지문부터 경금대 건물에 이르기까지 길목마다 붙어 있던 포스터다. 총학에서 해당 포스터를 담당했던 권하은<인문대 국어국문학과 12> 양은 “전학총회의 안건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1천 6백명 이상의 학우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홍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라며 “유행하던 영화 포스터에 총·부학생회장의 얼굴을 합성해 재미를 극대화했다”라고 제작 의도를 밝혔다.

또한 포스터의 파급력과 영향력에 대해 “총학생회 사안에 관심이 있던 주변 사람들은 재미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생각만큼 일반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내지는 못한 것 같아 아쉽다”라고 평가를 내렸다.

한편 학생 정희은<사회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12>양은 이 포스터를 본 당시를 떠올리며 “딱딱한 전학총회 사안을 패러디함으로써 학생들의 관심을 이끌었던 점은 흥미로웠다”라며 “하지만 합성과 글씨체 삽입의 질이 떨어져 완성도가 낮았으며 필요한 정보를 깔끔하게 제시하는 데는 적절치 않았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예술 작품 같은 포스터 제작을 위해
앞서 제시된 포스터의 문제점을 최소화하고,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아트 포스터’의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 ‘아트 포스터’는 작품처럼 수집의 대상이 되는 포스터이다. 아트 포스터가 등장하기 시작한 1960년대부터 포스터는 기능적 특징뿐 아니라 개성적 특징과 가치를 가진 ‘예술작’이 됐다. 아트 포스터는 크게 ‘이미지 포스터’와 ‘타이포 포스터’로 구분할 수 있다. 각각의 포스터 특징에 맞게, 전공자가 아닌 일반 학생이 포스터를 제작할 때 유의해야 할 팁을 준비했다.

1. 이미지 포스터 - 한눈에, 하나의 이미지를 제공하라
이미지 포스터는 이미지만으로 제작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전달한다. 시각적인 요소를 전달하는 것은 포스터의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기능이다. 대표적인 예로 신발 이미지만으로 해당 인물을 표현한 이탈리아 디자이너 ‘페데리코 마우로’ 작품 시리즈를 들 수 있다.

이 작품은 사물의 직관적인 의미를 떠나 새로운 관점을 이미지로 제시했다. 이처럼 하나의 컨셉을 잡은 후 최소한의 정보만을 제공하면 관람자는 작품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해석하게 된다. 실제로 이 작품을 접한 김예진<디자인대 산업디자인학과 12>양은 “글자로 정보를 풀어 쓰기보다 이미지만으로 표현했기 때문에 한번 더 이미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라며 “텍스트로 된 설명보다 더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한편, 디자인 전공이 아닌 신정민<경영대 경영학과 12>양은 “그림 하나만 봤을 때는 무엇을 표현하고자 했는지 의아했지만 밑의 설명을 보니 이해가 쉬웠다” 라며 “포스터가 생소한 사람들 또한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2. 타이포 포스터 - 글자로 그림을 그려라
타이포 포스터는 예쁘게 디자인된 글자가 아니라 활자와 서체의 배열, 이미지의 변형과 조합으로 글자의 의미와 가치를 담아내는 포스터다. 다음 포스터들은 타이포만으로 그것이 말하고자 하는 느낌을 표현한 포스터이다.

오른쪽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재료의 이름과 색을 이용해 햄버거를 표현한 포스터가 있다. 또 소금 결정체를 타이포 재질로 이용해 꽃이 피는 듯이 표현한 것도 있고, ‘텔레파시’의 의미처럼 생각과 생각이 이어지는 것을 표현한 포스터도 있다. 이는 일차원적인 수단으로 대상을 표현한 것에서 탈피, 포스터에 ‘예술성’을 더했다.

이 포스터를 접한 김 양은 “글자를 이미지화시켜 전하고 싶은 단어를 더 잘 설명하고 있다”라며 “단어의 숨은 뜻을 전하고 싶을 때 글자 자체는 그대로 표현하고 이미지로 숨은 뜻을 표현하면 유용할 것 같다”라고 전했다. 신 양은 “글자만 있으면 단어를 독해하려 했을텐데 타이포 포스터처럼 단어를 이미지화시키니 읽는다는 느낌이 아니라 ‘본다’는 느낌이 강하다”라고 평가했다.

일반 회화는 만드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방법을 이용할 수 있고 보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해석을 내놓을 수 있다. 반면 포스터는 제작자의 의도를 온전히 관람객이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며, 때문에 제작 시 포스터별 유의점을 알아두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앞으로 이미지를 이용한 포스터를 제작할 때 이 점을 참고하면 좋은 포스터를 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 논문 「캘리그래피의 공간표현을 통한 시각 커뮤니케이션 연구」,「페이스북 기반의 SNS 통합 채널 구현에 관한 연구」
이미지 출처 구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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