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야 면면장(免面牆) 하지
알아야 면면장(免面牆) 하지
  • 윤덕균<공학대학원>교수
  • 승인 2013.05.07
  • 호수 138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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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한 학생이 면담을 신청해 왔다. 그리고 진지하게  “교수님, 공부를 잘 해봤자 뭐합니까? 공부 잘 해봤자 교수밖에 더 됩니까?” 라고 질문을 하였다. 이에 웃으면서 “알아야 면장을 하지.”라고 대답하고는 이 속담에서 면장은 무슨 뜻인지는 아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그거야 면(面)의 최고 책임자가 아닙니까?”라고 학생이 되물었다. 그래서  “그 대답이 바로 네가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다.”라고 말하고 면장의 뜻을 설명하여 주었다.

이 말의 어원을 보면 논어(論語) 제17편(第十七篇) 양화(陽貨)편에 있는 말로, 공자(孔子)가  아들 리(鯉)가 공부를 너무 소홀히 하니까 “알아야 면면장(免面牆) 하지.”라고 말한 데서 유래되었다.

여기서 장(牆)은 담장의 의미를 갖고 있다. 그래서 면면장은 담장을 대하고 있는 것과 같이 답답한 것을 면(免)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면면장에서 겹치는 앞의 면(免)자는 떼어 버리고 뒤의 장(牆)자는 자기들 멋대로 장(長)자로 바꾸어서 면장(面長)으로 생각한 것이다. 이와 같이 아주 잘 아는 것 같은 것도  배우지 않으면 오류를 범하게 되어 있다. 그래서 배워야 한다.

 세계 최고의 대학이라고 하는 하버드의 로고는 ’Veritas(진리)’로 되어 있다. 예일은 여기에 Lux(빛)를 더해서 ‘Veritas et Lux(진리와 빛)’로 되어 있다. 서울대는 이를 변형하여  ‘Veritas lux mea(진리는 나의 빛)’로 정하였다. 고려대는 ‘자유, 정의와 진리’, 연세대는 ‘진리, 자유와 수호’, 이화여대는 ‘진리와 선, 미’ 등의 로고를 갖고 있다.

상기한 여섯 개 대학에 공통적으로 들어있는 것이 바로 ‘진리’이고 두 개 대학에 들어있는 것은 ‘자유’이다.  이러한 진리와 자유의 관계를 가장 잘 설명하고 있는 것이 바로 성경 말씀으로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하신 것이다.

이와 같이 대학에서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는  “진리를 탐구함으로써 자유를 얻는 것”이다. 그러면 대학에서 열심히 공부를 하면 어떤 자유가 얻어지는가? 유학을 갈 수 있는 자유, 대학원에 갈 수 있는 자유, 그리고 자기가 소망하는 직장을 갈 수 있는 자유가 얻어진다.

외국어 공부를 잘 해야 하는 것도 바로 자유를 얻기 위함이다. 중국어를 잘 하면 중국인들과의 소통으로 13억의 자유가 생기고 일본어를 잘하면 1.3억의 자유가 생긴다.  자유는 패트릭 헨리가 말한 바와 같이 죽음과도 바꿀 수 있는 귀중한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인류 최고의 교육자로서 공자는  인간의 평등성과 차별성을 교육으로 구분하였다. “사람은 태어날 때 차이가 없지만(性相近), 학습을 통해서 차이가 난다(習相遠)”라고 주장하셨다.

즉, 이 세상에는 교육을 받는 사람과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의 차별이 있을 뿐이다. 대학에 갓 입학한 신입생은 서로 비슷하지만 졸업을 할 때는 땀을 흘린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이 차이가 난다. 대학 교육이란 태어날 때 차이가 없는 것(性相近)을 학습을 통해 차이를 내(習相遠) 바꾸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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