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도 갈 곳이 없어요”
“아파도 갈 곳이 없어요”
  • 성명수 수습기자
  • 승인 2006.04.09
  • 호수 12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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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배움터 의료·복지 사각지대
“감기 몸살로 옴짝달싹도 할 수 없는데 종합감기약 하나 사려면 버스를 타고 20분이나 나가야합니다”, 속칭 ‘의료사각지대’인 우리학교 안산배움터 생활관생의 불평이다. 생활관과 신학생회관에 두통약이나 소화제 등만 구비하고 있을 뿐 안산배움터 전체는 의료사각지대나 마찬가지다.

집이 서울인 이소연<언정대·신방 05>은 얼마 전 계단에서 넘어지면서 다리를 삐끗했지만 당장 병원에 찾아갈 수 없었다. 이소연 학생은 “학교 근처에 병원이 없어 집 근처 병원에라도 가려고 했지만 하교 이후엔 병원이 문을 닫아 5일 만에 병원에 갈 수 있었다”며 “학교에서 병원을 가려면 중앙역까지 나가야 하는데 수업이 있을 경우는 이마저도 어렵다”고 말했다.

안산배움터 학생들은 의료혜택은 물론 기타 복지시설까지도 미비해 생활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올해는 제4생활관의 완공으로 학내 상주인원이 2천여 명을 넘어섰지만 학교와 주변상권이 주거지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서울배움터를 몇 번 왕래한 학생들은 같은 학교라도 큰 차이가 있다고 느끼고 있다. 왕십리 지역과 상록구간 상권발달정도의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한양플라자’ 같은 시설이 안산에도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물론 안산배움터에도 복지매장에 서점, 이동통신업체 출장소, 은행 출장소, 이발소, 커피숍 등이 있긴 하지만 그 규모와 접근성, 활동도 면에서 부족함을 느끼고 있다.

복지매장과 인접하고 있는 호수공원이나 민주광장에 학생들의 유동량이 많지 않다는 것도 복지매장 이용에 불편을 나타내는 원인이다. 민주광장이 학생들의 실제 생활공간과 동떨어져있고 식당을 제외하면 만남의 공간이 되지 못하면서 가까운 복지매장의 이용률이 낮은 편이다.

안산배움터 부총학생회장 홍성제<경상대·경제학부 01>는 “학우들에 대한 의료·복지 시설을 강화하기 위해 학생복지관 1층의 녹두꽃을 폐점하고 그 자리에 복지시설을 늘리려 하지만 많은 예산이 드는 문제여서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총학생회는 선거공약으로 내세운 민주광장 리모델링을 통해 문화의 광장으로 재탄생 시키겠다는 계획이지만 역시 예산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조금 더 지켜봐야할 일이다.

안산배움터는 제4생활관과 게스트하우스가 들어섰고, 곧 LG이노텍 등 학내에 유치한 대기업 연구소들이 속속 완공되면 더 많은 사람들도 북적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재, 상주인원의 복지시설이 미비한 상황에서 계속되는 인구유입은 불편을 가중시킬 뿐이다. 지난 5일에 개소식을 가진 창의인재교육원(제4생활관)에도 편의점, 카페, 치킨가게, 책방 등만이 현재 들어와 있거나 입주할 예정일뿐 의료시설은 빠져있는 상태다.

한편 안산배움터의 복지시설이 이토록 부족한 이유는 수익성이 적어 상인들이 상점을 차리기 꺼려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학교 주변에 주택가가 없어 방학 중에는 전혀 수익을 낼 수 없어 ‘반쪽매상’을 기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마지막 내부 공사에 한창인 게스트하우스에 어떤 편의시설이 입점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현재 안산배움터 학생들은 내심 게스트하우스가 서울배움터의 한양플라자와 같은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우리학교 의료시설에 대해 남세현<언정대·신방 05>은 “최소한 약국은 아니더라도 전문 의료 인력을 데려와서 보건실 정도는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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