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창의력을 높이려면
대학에서 창의력을 높이려면
  • 한대신문
  • 승인 2013.03.23
  • 호수 1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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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은 진지한 곳이다. 대학의 학생과 교수는 진리를 탐구하기 위해 학문에 열중하고, 밤을 새워 학습을 하거나 연구를 한다. 때로는 몰입의 정도가 지나쳐 긴장감이 감돌기도 한다. 우리사회 대부분의 직장들도 매우 진지한 곳이다. 심지어 작업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 인간행동을 연구하고, 가장 짧은 시간에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내기도 하였다. 하지만 지금 기업이 변해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인터넷 기업 ‘구글’은 직장 내부를 놀이터로 만들어 꿈의 직장이라는 찬사를 받고있다. 구글 직원들은 업무 중 개인시간을 통해 각종 취미생활을 즐기고, 쾌적하고 재미있는 환경에서 기발한 생각들을 떠올린다. 세계적 불황에도 계속 성장하고 있는 사우스웨스트 항공사 역시 재미있는 직장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한다. 산업사회의 성실함보다 상상력과 창의성이 필요한 시대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대학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연구와 학습은 심각하게 경직된 상태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지속되는 긴장과 진지함 속에서는 충분한 창의력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 뇌 연구가 마커스라이클(1998)은 우리가 쉬고 있는 동안 뇌는 더 많은 활동을 한다고 증명하였다. 독서와 토론 등으로 자극을 주면 뇌는 수동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이기만 하다가, 우리가 쉬게 되면 비로소 뇌는 능동적으로 활동하며, 이것을 ‘디폴트네트워크(default network)’라고 한다. 3M의 ‘포스트잇’ 발명과 같이 우연으로부터 중요한 깨달음을 얻는 세렌디피티(serendipity) 원리도 진지함에서 살짝 비켜나 있을 때 얻을 수 있는 창의성을 의미한다.

창의적 연구를 하는 대학에는 진지함과 더불어 여유와 재미가 있어야 한다. 재미는 긴장과 이완이 교차할 때 생겨난다. 진지하게 몰입하여 학습하고 연구하는 동안 적절한 풀어짐도 있어야 한다. 외국대학에서도 의도적으로 대학을 재미있는 장소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개강을 하면 단과대 차원에서 ‘WELCOME, BACK TO SCHOOL’ 플랜카드를 걸고 학장님이 학생들에게 차와 쿠키를 대접한다. 즐겁게 새 학기를 맞자는 환영의 엔터테인먼트인 것이다. 성 패트릭데이(St. Patrick Day)나 부활절 등 다양한 절기에 따라 식당과 건물 내부 장식을 하는가 하면, 교수님들끼리 연구실 문을 예쁘게 꾸미는 경쟁을 하기도 한다. 금요일 밤과 주말에는 늘 다양한 파티를 통해 이완과 재미를 추구한다.

대학의 경쟁력은 진지한 것에서만 비롯되지 않는다. 내부구성원이 재미를 느끼고, 그 속에서 공동체감을 형성하여 함께 할 수 있을 때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우리 대학을 엔터테이닝시키는 것이 대학의 창의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좋은 방안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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