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캠퍼스 제일 명당
한양캠퍼스 제일 명당
  • 김휘출 <서울 백남학술정보관 디지털저널팀 과장>
  • 승인 2013.03.09
  • 호수 138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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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입학하기 전부터 대학생활은 사회생활을 위한 지적 능력을 키우는 단계라는 말을 수없이 들었지만 막상 입학하고 보면 지정된 내 자리가 없어서 어디가서 어떻게 해야할지 당황스럽다. 지적 능력을 키우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다른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서이다.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내가 부족한 것이 무엇이고 부족한 것을 채우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된다. 그러나 동년배의 친구들은 지적 수준이나 사고방식이 비슷하여 지적인 대화를 하기 어렵고, 동아리를 통해서 만난 선배나 후배들은 항상 바쁘기 때문에 자주 만나기가 어렵다. 그러면 아무 조건없이 수준높은 지적인 대화를 하려면 어디로 가야할까? 그곳에는 대학생들의 지적 능력을 키워주고, 궁금증을 해결해주고 고민을 상담해 줄 선배들이 많이 있다. 우선 한국인에게 가장 부족한 대화술을 가르쳐줄 소크라테스가 있고, 인간에 대한 성찰이 필요할 때는 니체와 상담할 수 있으며, 노벨상 받는 방법이 궁금하면 퀴리부인에게 물어볼 수 있고, A학점을 받는 방법을 알고 싶으면 퇴계 이황과 율곡 이이에게 물어볼 수 있다. 바로 도서관이다. 

문제는 내가 무엇을 모르고 무엇이 필요한지 알려는 의지와 그들과의 대화꺼리가 없다는 것이다. 개강 초기에 허전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 친구도 만나고 게임도 하고 술도 마시고 스포츠도 즐기면서 바쁘게 살고자 한다. 이런 것에만 집착하게 되면 습관이 돼 어느덧 타인과 똑같이 행동하면서 그들 속에서 내가 아닌 타인만이 남게 된다. 

본인이 내가 아니고 타인처럼 느낄 때 명상을 할 수 있고 영감을 받을 수 있는 곳을 찾아라. 더군다나 수많은 사상가를 비롯해, 문학가, 영웅, 시인, 과학자들을 만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강과 북한산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곳이면 최적의 장소이다. 바로 백남학술정보관이다.

그러나 혼자서 도서관에 가서 내 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약간의 용기가 필요하다. 그래서 뜻이 맞는 친구와 함께 가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도서관에는 가능하면 혼자 가는 것이 좋다. 그곳에는 이미 다른 학생들이 있다. 젊었을 때는 자기 절제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명상이든 학습이든 혼자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그래서 연암 박지원은 혼자서 공부하면 사악하고 편벽된 기운이 끼어들기 쉽다고 하면서 친구들과 함께 책을 읽으라고 하였다.

백남학술정보관은 혼자가 아니라 여러 명이 함께 명상하고 학습하는 공간이다. 하지만 쓰임새에 따라 명당의 역할이 다양하다. 우선 레포트를 준비하려면 아침햇살을 받을 수 있는 남쪽 창가가 명당이고, 문학을 통해 다양한 삶의 유형을 맛보려면 저녁노을과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서쪽 창가쪽이 명당이다. 철학자들과 대화를 통하여 삶의 지혜를 얻으려면 북한산과 간접햇살이 들어와서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북쪽 창가쪽이 명당이며, 나만의 공간으로 전공지식에 빠지고 싶다면 일반열람실이 명당이다. 도서관으로서 백남학술정보관은 단순히 학습만하는 공간이 아니다.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는 과정을 통하여 성격을 형성하고 철학적인 삶의 방식을 익히는 공간이다. 도서관에서 선현들과 책을 통해 대화를 하고 학문에 몰입한 후 저녁 늦게 도서관 문을 나서는 당신은 영혼이 정화된 느낌을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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