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우리는 발표를 해야 한다
어쨌든 우리는 발표를 해야 한다
  • 금혜지 기자
  • 승인 2013.03.09
  • 호수 138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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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진정성을 전달하는 소통의 도구

아침 일곱 시부터 자습을 하고, 각 과목별 선생님이 들어와서 수업을 시작한다. 교과서에 선생님이 중요하다고 하는 사항을 필기한다. 그리고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 문제집과 인터넷 강의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충한다. 내신과 수능 성적이 대입에 가장 많이 반영되는고등학생 때 이뤄지는 일반적인 학습 패턴이다. 대학 입학을 결정짓는 가장 큰 요소인 대학수학능력평가시험에서 요구하는 능력은 필기 위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대학 강의에서 요구하는 능력은 다르다. 대부분의 강의에서 수업 참여도를 평가 방법의 10%이상으로 부여하고 있으며, 「사회학의 이해」, 「창의와 소통」, 「유쾌한 이노베이션」 등 많은 전공과 교양 수업에서 학생들의 발표를 수업의 주된 도구 및 평가 방법으로 사용한다.
류웅재<사회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고등학생에서 대학생이 되면서 발표를 요구하는 수업은 많지만 신입생들에게 발표를 잘 할 수 있도록 길잡이가 되는 교양과목은 아직 충분하지 못하다”며 “향후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를 중심으로 프레젠테이션 또는 대중연설과 관련한 교양수업을 개설하는  것과 같은 학교 차원에서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발표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위해
그렇다면 학생 입장에서 발표할 때 겪는 어려움은 무엇일까. 유아람<인문대 중어중문학과 12>양은 “익숙지 않은 것을 사람들 앞에서 하기 때문에 두려움이 앞선다”며 “특히 긴장을 하면 평소 친구에게 말하는 습관이 나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류 교수는 “두려움과 긴장감을 없애기 위해서는 우선 철저한 사전 준비를 통해 자신이 말하는 내용에 대해 누구보다 많이 알고 있어야 한다”면서 “실증적 자료조사와 이에 대한 논리적 분석을 토대로 자신의 해석을 곁들이고, 이를 실제 상황처럼 반복해서 연습해 보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박소영<사회대 행정학과 12>양은 “긴장하면 말이 빨라진다”며  “이 사실을 인식하면 더욱 얼굴이 빨개져 관중들의 눈을 쳐다보기도 어렵고 논리적으로 주장을 전달하는 것도 어렵다”는 어려움을 털어놨다. 류 교수는 “이 같은 문제는 주제에 대한 지식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비언어적 요소를 반복 훈련함으로써 나아질 수 있다”며 “나아가 자신이 이 주제에 대해 관심과 흥미를 가지고 지속적인 동기부여를 해 나간다면 듣는 사람도 이를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류 교수가 학생들의 발표를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청중들과의 소통’이다. 발표를 할 때도 단순히 내용의 핵심이나 개념 위주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청중이 이해하기 쉬운 예화를 들어 설명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했다.

류 교수는“특히 자신의 경험담, 사적 이야기, 실수 등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은 발표의 효과와 설득력을 극대화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자신의 주장을 이어나갈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발표가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는 이유
발표는 자신이 아는 것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이다. 이 능력은 특정 직업이나 전공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류 교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현대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갖추어야 할 매우 중요한 덕목’이라고 표현했다. 아는 것과 이를 소통하는 것은 각기 다른 지식과 경험을 필요로 한다. 발표를 통해 타인에게 자신의 본심 또는 요즘 사회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 ‘진정성’을 전달할 수 있다.
류 교수는 "전문 분야의 세계에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발표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며 “이것이 발표력를 주된 평가 요인으로 삼는 이유”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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